파놉티콘 – 정보사회의 감옥

파놉티콘은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 제레미 벤담(Jeremy Bentham)이 1791년 고안한 원형 감옥을 말한다. 파놉티콘(Pan+optiocon)은 ‘다 본다’는 뜻이다.
옆의 사진은 파놉티콘에 가장 가깝게 지어졌다는 미국 스테이트빌 교도소의 중앙 감시탑의 모습이다. 그러나 겉 모습만 그러할 뿐 실제 벤담이 생각한 파놉티콘의 핵심을 반영하지 못한 실패한 파놉티콘이다. 벤담이 원형 감옥을 구상한 것은 원형 감옥의 중간에 감시탑을 세워 한눈에 죄수들을 감시하자는 뜻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간수는 죄수를 볼 수 있지만 죄수는 간수를 볼 수 없다는 데에 핵심이 있다. 죄수들의 방은 밝고 간수의 감시탐은 어두워, 죄수는 간수를 볼 수 없지만 간수는 죄수를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시선의 비대칭성이 핵심이다. 그러나 위의 스테이트빌 교도소의 감시탑은 죄수들에게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간수가 죄수를 감시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죄수들도 간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
벤담은 시선의 비대칭성을 통해, 죄수들이 누군가 나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함으로써 스스로 자신을 감시하게 된다고 생각했다. 과거 영화판에서 흔히 말하던 ‘자기 검열’과도 같은 것이다.


   제   목 : 파놉티콘 – 정보사회의 감옥
   시리즈 : 책세상 문고 – 우리시대 063
   지은이 : 홍성욱
   펴낸곳 : 책세상 (초판 출간일 2002.5.30 | 2004.3.30일刊 초판 4쇄를 읽음) ₩3,900


이야기는 벤담이 구상한 파놉티콘으로 시작해, 이를 재해석한 푸코의 견해를 소개하고, 나아가 제3장 〈공장의 파놉티콘〉에서는 감시의 방법이 ‘시선’에서 ‘정보와 기록’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즉 직접적인 감시에서 간접적인 감시로 변해가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4장 〈전자·정보 파놉티콘과 감시〉에서는 현대 사회의 주요 특징인 전자·정보 파놉티콘을, 5장 〈역감시와 시놉티콘, 역파놉티콘〉에서는 파놉티콘의 감시와 감시 기제들이 열어주는 역감시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감시 사회에서 ‘프라이버시’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어떻게 지켜야하는지에 대해 매우 간략하게 짚어보고 있다.

전체적으로 생소하고 무거운 주제인 것 같지만, 뜻밖에도 매우 흥미롭다. 파놉티콘의 역사도 흥미있지만, 이를 통해 역파놉티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저자가 주되게 말하고자 하는 바였던 것 같다.
A가 B를 감시하기 위한 장치·기제들을 통해 결국 B가 A를 감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예는 주위에도 수없이 많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역파놉티콘은, 가능하지만, 자동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p.140)”하다. 기존에 힘을 가진 권력자가 다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감시하는 데 정보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권력에 대한 역감시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용이하다. 따라서 정보 접근의 비대칭성을 근간으로 하는 전자 파놉티콘 사회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권력을 감시하기 위해서는, 파놉티콘의 본질을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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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함께 처음 봤던 영화가 ‘트루먼 쇼’이다. 트루먼 쇼의 비밀이 벗겨질 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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