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 친구와 함께 공부하기

저희 아들이 7세인데…
한 2년정도 엄마표로 공부를 했습니다.,..
작년까지만해도 친구들이 많지 않아서 공부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는데…
요즘들어 친구들과 놀려고만 하고 공부를 하려고 하지 않네요….
책도 잘 읽었던 아이인데 다른 공부와 시간상…친구들과 놀기 시작하면서 책 읽는 시간도 줄어들구요,,,,

그러다보니 저도 공부를 가르치면서 아이한테 자꾸 화를내게 되네요….
못했던 아이라면 기대도 않하는데….잘했던 아이가 자꾸 않하려고 하고…노는데만 관심을 보이니 넘 화도 나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어찌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공부 친구를 하나 만들어주고 싶어…
친구와 함께 공부를 하면 어떨까?하고 생각이 들더라구요…
저도 저희 아이와 1:1로 있는것 보단 친구가 있으면 화도 덜 낼거 같구,,,,
저희 아이도 친구와 함께 하면 재밌게 할 수 있을거 같아서요…

그래서 월요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는데….어떠한 방법으로 공부를 시작해야 할 지 고민이 되네요~

좋은 조언 부탁드릴게요~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공부하는 시간과 노는 시간의 최적의 비율, 아이의 생각과 엄마의 생각은 늘 다릅니다. 엄마표 지도의 영원한 숙제이자, 아이가 입시 시험을 치르는 그날까지 그 둘은 갈등관계를 유지할 것입니다.

답변을 자세히 드리고 싶어도 일단 질문 내용만 봐서는 정확하게 현재 상황을 인지할 수 없습니다.

과거에 비해서 공부를 덜하려 하고 자꾸 놀고 싶어한다는데, 그것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미취학 7세 아이의 경우, 하루 공부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많다면, 아이는 초등학교 입학 전에 공부에 대한 선입견이 생겨 학습지도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제가 강연회 때 강조했듯, 아이들은 공부의 양 때문에 부담스러워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에 대한 인지적 재미를 유지하면서 공부 양을 늘려주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공부는 이제 지겨운 일과로 기억될 뿐입니다.

아이를 지도하다보면 늘 ‘선택’의 순간이 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다른 하나의 포기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친구들과 더 놀고 싶어할 때, 친구와 더 놀게 만들면, 필연적으로 공부 시간은 줄어들 것입니다. 반면 공부 시간을 과거 그대로 고집한다면, 아이가 이 시기에 반드시 거쳐야 할 ‘놀이와 조작을 통한 사회성과 정서, 두뇌 발달’을 일부 포기해야 합니다.

여기서 엄마의 교육 가치관이 영향을 미칩니다. 미취학 또는 초등 저학년 때 최대한 아이들과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는 부모와 그렇지 않은 부모가 있습니다. 어느 것이 옳다는 말은, 저는 드릴 수 없습니다. 극단보다는 그 둘 사이의 균형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다만 어머니께서 질문하신, 공부 친구를 만들어주는 문제에 대해서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결론은, 일단 해보시라는 겁니다. 지금 안 해보시면, 초등학교 때도 똑같은 고민이 생길 겁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아이는 지금보다 더 놀고 싶어할 겁니다. 아이는 학교에 다니기 때문에 스스로 마땅히 공부해야 함을 알지만, 그럴수록 놀고 싶은 욕망은 더 강해집니다.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급적 즐길 수 있도록, 친구와 함께 공부하는 것을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미리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미리 알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생각보다 가르치기가 매우 힘이 들 수 있습니다.

아이 지도에 능숙하지 않을 경우, 학생이 하나라도 늘면 가르치기가 매우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둘 중 한 아이는 알고, 한 아이는 모를 때, 그 때 그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거나 비효율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의 공부를 위해 다른 아이를 들러리로 데려왔다는 생각이 있다면, 이 고민은 항상 들 것입니다. 이런 고민을 하지 않으려면, 우리 아이 친구 역시 친자식과 같은 마음으로 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늘 갈등하게 됩니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우리 아이만 가르치고 말지, 하는 생각 말입니다.

2. 생각보다 공부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두 아이가 함께 있으면, 서로 얘기하고 싶어합니다. 공부 그 자체보다 함께 있다는 것이 즐겁기 때문에, 공부보다는 친구의 행동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경우, 가르치는 사람은 잔소리를 많이 하게 됩니다. 그만 떠들고 공부해라, 집중해라, 문제 풀어라, 등등, 잔소리가 이어지게 됩니다.

3. 한 아이를 가르칠 때보다, 육체적으로 두 배 정도 힘이 듭니다.

내 아이가 아니니 ‘욱’하는 마음이 들더라도 화를 잘 못 냅니다. 이건 수양이죠. 따라서 처음에는 참 힘이 듭니다. 우리 아이라면 엄마 눈빛만 봐도 대충 알아서 처신할 텐데, 남의 집 아이라 눈치가 없습니다. 친구 엄마는 언제나 자상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어렵지 않게 느끼게 되고, 그래서 친구와 공부하는 것이 즐거운 겁니다. 만약 친구 엄마가 좀 엄하게 느껴진다면, 자기 엄마와 비슷하다고 느껴진다면, 굳이 친구네 집에 가서 공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 이상 친구네 집에서 공부하기 싫다고 엄마한테 말하겠죠.

그러니, 아이 친구를 가르치는 엄마는 부단히 수양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화 내지 않고 아이를 가르치는 법을 익혀 나가는 거죠. 결과적으로 좋은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매우 힘이 드는 과정이라는 것은 미리 알아야 할 것입니다.

4. 물론 정반대의 결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즐거운 경험일 수 있습니다.

최상의 공부 방법은 가르치는 것입니다. 부모에게도 자녀에게도, 이것이 가장 훌륭한 방법입니다.

엄마는 내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까지 고려하여, 아이의 입장에서 가장 이해하기 쉬운 방법을 찾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이 역시, 자신이 아는 것을 옆 친구에게 가르쳐주면서 완전히 익힐 수 있습니다. 또한 친구의 설명을 통해 모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친구 간의 우애 뿐만 아니라, 학습 효과 역시 매우 큽니다.

이러한 것을 즐길 수만 있다면, 아이 친구를 함께 가르치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됩니다.

단순한 우려로 말씀 드린 것이 아니라, 제가 경험한 바를 말씀 드린 것입니다. 우선은 마음 자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친구를 우리 아이의 들러리가 아니라 친자식처럼 대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부담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이런 마음이 있을 때라야 함께 고부하는 것이 효과가 있습니다.

오늘부터 공부를 시작하신다니, 일단 응원의 박수부터 보내드려야겠네요.

제 경험을 하나 더 말씀 드리자면, 초기에는 공부보다는 친해지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한 주 내내 공부를 거의 안 해도 상관 없습니다. 친구네 집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그저 즐겁다는 느낌을 줘야 합니다. 그 ‘초기기억’을 제대로 만든 후에, 공부하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야 합니다. 그 반대로 하면 절대 안 됩니다. 처음 며칠 또는 몇 주를 제대로 놀아주면, 아이 머릿속에 이 집에 오는 것 자체가 즐거운 기억으로 남습니다. 그런 다음 요령껏 공부 시간을 차차 늘려가시길 바랍니다.

일단 부딪쳐 보세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언제든지 또 질문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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