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 벌써부터 공부 부담을 느끼는 아이

손병목 선생님 강의를 듣고 난 후부터는 아이에게 화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초등 1학년 엄마입니다.

사립이라 초 1인데도 영어에 목을 매네요… 학교도 엄마들도…
다들 영어유치원을 나와서 그런지 수준들이 높더군요.
하루 아침에 따라갈수 있는 과목이 아니기에 아이의 시험 성적이 나빠도 야단은 치질 않았습니다. 60점 정도 받아오는데 우와~ 반이나 넘게 받았네 하며 칭찬해 주구요. (그런데 이런 칭찬 괜찮은건가요? 아이가 욕심이 없어져서 여기에 만족하면 않될텐데… 이것도 좀 걱정입니다)

다른 아이들은 잘하는데 자기는 못한다고 벌써 영어가 싫은과목이 되어 버리고 있네요. 싫다기 보다는 어려운과목, 자신없는 과목이라고 하면 정확할런지…

아이 아빠는 전학을 시킬까 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건 지금은 몰라도 아이가 조금더 크면 패배감 같은것이 들까봐 제가 반대했고 여기서 버텨보자 했어요. 버티고 혜쳐나가서 극복하고 싶습니다… (이건 제 생각^^;)

제가 아무리 아이에게 너가 지금 못하는 건 괜찮아…이제 하면 나아질꺼야를 계속 부르짖어도 자기의 실력이 점수화되고 수업시간에 하고싶은말이 안나오고 못알아 들으니깐 자신감이 떨어지는 같습니다. 아이에게 어떤말이나 행동을 취해줘야 자신감을 찾을 수 있을까요? 또 영어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을 먹게 할 수 있을까요?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참 안타깝네요. 학교 생활에 적응하며, 새로운 또래 문화를 경험하며, 공부에 대한 흥미를 느껴야 하는 초등학교 1학년 시기인데 벌써부터 공부 부담을 느낀다니 참 안타깝습니다.

제가 강연회 때 말씀 드렸다시피, 아이들이 느끼는 공부 부담은 공부 ‘양’이 아니라, 공부를 대하는 ‘과정’에 있다고 했습니다. 벌써부터 진도를 따라가기 급급한 상황, 마지못해 해야하는 상황에 처했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어머니의 염려처럼 아이는 너무 일찍 공부 무력감과 패배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 때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교육의 원칙이 필요합니다.

우려하시는 것을 우선 하나씩 짚어보죠.

1. 점수가 낮아도 칭찬을 하면, 욕심이 없어서 이 수준에서 만족할까봐 걱정

이런 걸 ‘기우’라고 합니다^^
엄마가 아무리 낮은 점수를 칭찬한다고 해도, 아이는 압니다. 실제로 나는 반 아이들보다 점수가 낮고, 엄마는 나를 위로해주기 위해서 하는 말이라는 것을요. 엄마를 고마워할지언정, 이 수준에 쉽게 만족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만족하지 않고, 오히려 포기하는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포기는 엄마의 과도한 칭찬 때문이 아니라, 다른 아이를 따라잡을 수 없는 무력감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엄마는 꾸준히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다른 아이들은 유치원 때부터 배웠고, 우리는 지금부터 시작하는데, 이렇게 하다보면 몇 년 지나면 충분히 비슷한 실력이 될 수 있다고. 우선 이렇게 아이를 위로하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이것이 최선의 처방이 아닙니다. 영어 공부는 남보다 점수를 잘받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또한 남들을 따라잡기 위해 공부한다는 생각을 들게 해서도 안 됩니다. 우선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그 아이들과 출발지점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함입니다. 출발이 다르니 현재 실력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꾸준히 인식시켜야, 자신의 근본 능력을 의심하지 않게 됩니다.

2. 지금 전학을 시키면 패배감이 들까봐 고민

맞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나중에 사태가 더 커진 후에 전학을 하면 정말 심각해집니다. 물론 전학을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전학을 하더라도 한 학년을 모두 마치고 학년이 올라갈 때 하는 것이 좋지, 학기 중에 옮기는 것은 모험입니다.

이 상황을 극복하고 싶다는 어머니의 바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확고한 원칙으로 무장하고, 아이와의 소통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다른 것은 괜찮은데 단지 영어만의 문제라면, 이것만으로 학교를 옮기는 것은 모험일 수 있습니다. 영어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공부 문제가 발생한다면 전학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엄마가 아무리 격려하고 위로해도 학교 환경 자체를 바꿀 수는 없으니까요.

영어만의 문제인지, 아니면 전반적으로 학습량이 많고 공부를 강조해서, 벌써부터 아이가 공부에 주눅이 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잘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3. 수업시간에 하고 싶은 말을 못해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 같아 고민

그렇죠. 엄마가 아무리 격려하고 위로해도, 아이는 학교에 가서 직접적으로 느낍니다. 자신이 다른 아이들보다 영어 공부를 잘 못한다는 것을. 따라서 아이에게 위 1에서 말씀 드린 것과 같이 꾸준한 격려는 기본이되, 현실적인 학습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학교를 바꾸지 않는 이상 현재의 상황을 반드시 아이 스스로 극복해야 합니다. ‘나도 조금 더 노력하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어.’ ‘역시 공부하니까 조금씩 나아지고 있네.’ ‘영어 배우는 것이 참 재미있는 걸’ 이런 생각이 들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4. 이럴 때일수록 원칙이 무엇인지 스스로 자문해야

이런 상황을 극복하여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자칫 남들을 따라가기 위한 공부가 되고, 그런 공부는 필연적으로 고통이 따릅니다. 나중에 더 돌이키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영어공부에 대한 원칙을 분명히 세우시기 바랍니다. 영어를 배우면 참 편리하다는 것을 아이가 느끼게 하는 것, 학교 공부를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만의 방식대로 공부하다보면 최소한 2년 정도 지나면 영어를 잘 듣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 영어를 알면 참 편리하고, 배우는 것 역시 즐겁다는 것을 느끼게 만드는 것, 이것이 원칙이 되어야 합니다.

5. 즐기며 배우는 영어 공부 방법을 찾아 보세요

학교 영어 공부와는 별개로, 아이가 스스로 영어 자신감과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별도의 영어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방문 영어일 수도 있고, 학원 영어일 수도 있고, 아니면 순수한 엄마표 영어 교육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것이 적절한 방법인지는 저도 추천하기 힘듭니다. 참고로 제 딸은 영어 유치원에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좋아하는 영어학원을 통해 영어 자신감이 매우 높은 아이로 자라고 있습니다. 물론 학원의 영향만은 아닙니다. 학원 교수 방식을 다행히 아이가 좋아하고, 숙제를 할 때 즐겁게 숙제하도록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 외에 방문 영어와 잠수네 등의 엄마표 영어 교육 방법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에게 어떠한 프로그램이 맞을지, 여기서부터는 순전히 부모의 고민입니다. 충분히 비교하시고 일단 ‘선택’하세요. 그리고 그 다음은 아이가 그것을 즐길 수 있도록, 절대로 부담이 되지 않도록 지도하셔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엄마도 영어를 새로 배우는 셈치고 아이가 배우는 것을 함께 배우며 도와주는 것입니다.

6. 종합합니다

영어만의 문제라면 전학까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공부 전반적인 문제라면 전학까지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어의 문제는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출발점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우선입니다. 학교 성적에 대해서는 위로와 격려만 해주시고, 크게 신경을 쓰지 마시기 바랍니다.

대신 아이가 영어 공부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나만의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하시기 바랍니다. 동네 학원도 몇 군데 다녀보고, 주변에 방문 영어 선생님 중에서 괜찮은 사람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잠수네와 솔빛이네 영어 관련 도서도 참고해서, ‘선택’하세요. 그 선택에 확신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남들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느끼고,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가 아니라 자신이 점점 영어 실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초기 영어 교육에 ‘올인’하세요. 엄마도 직접 영어를 배우는 셈치고, 아이와 함께 해보세요.

약 3~6개월의 초기 성과가 좋으면, 이후 공부는 탄력을 붙습니다. 아이도 서서히 자신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느긋하게 2년을 계획하되, 엄마의 노력은 초기에 최대한 집중해 주시기 바랍니다.

힘드시죠. 그러나 질문을 보니 아이를 걱정하고 생각하는 마음이 간절하니, 충분히 해내실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미 잘못 형성된 영어 공부에 대한 초기기억을 새로운 기억으로 덮어씌우는 과정이라 조금 힘이 들 수 있으나, 영어유치원을 졸업한 아이들로 가득한 사립학교를 선택한 이상, 이 과정은 극복하셔야 할 것 같네요.

달리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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