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08] 보충 – 태극기의 괘는 왜 4개만 있을까?

사람들은 역시 점에 더 많은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주역>이란 어떤 책인지에 대해 개괄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실제로 점치고 해석하는 방법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당분간 점치는 이야기는 없을 것입니다. 주역의 성립 배경과 철학적인 의미를 파악해보는 시간. 그리고 태극, 음양, 삼재, 사상, 오행, 팔괘, 64괘의 의미와 성립 배경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 이어질 것입니다. <주역>을 이해하기 위한 배경지식인 셈입니다. 그런 다음 64괘중 한두 개의 괘만 골라 온전하게 뜯어보는 시간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원래 동전으로 점치는 것은 괘를 전체적으로 살펴보기 직전, 즉 글 전체로 따지면 거의 후반에 나와야 할 내용입니다. 그러나 초기에 시선을 집중하기 위해 앞에 배치한 것입니다.

동전으로 친 점이 정말 맞을까? 궁금하시면 끝까지 따라오세요(^^). 주역의 점이 왜 그토록 용할 수밖에 없는지 몇 시간 후에 설명드릴 것입니다.

예전에 MBC 드라마 중에 <다모>가 장안의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아직도 많은 폐인들이 있습니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은 ‘사전 제작 드라마’라는 것입니다. 마치 드라마와 같이 미리 다 찍어놓고 방송에 내보낸 것입니다. 매주 급하게 촬영하는 일반 드라마에 비해 완성도가 높겠죠.

지금 보내드리는 이 독서노트 연재는 사전 제작 드라마가 아닙니다. 다시 읽어보니 중간에 빠뜨린 이야기가 있어 마음이 불편합니다. 아무래도 빠뜨린 이야기를 보충하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야겠습니다.

1. 팔괘 외우는 방법

앞에서 <주역>을 공부하기 위해서 팔괘는 꼭 외워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달랑 도표 하나 던져주고 외워야 된다고 했던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쉽게 외울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옛사람이 외던 방식이라도 알려드리는 것이 예의인 것 같습니다.

옛사람들은 주역의 괘를 욀 때 두 가지 단계를 거쳤습니다.

먼저 팔괘의 괘명과 괘상을 순서대로 나열하는 방법입니다.

일건천, 이태택, 삼리화, 사진뢰, 오손풍, 육감수, 칠간산, 팔곤지

풀어 쓰자면, ‘일건천’이란 ‘1은 건|乾|이요 하늘|天|’이라는 뜻입니다. 나머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래 표를 참조하세요.

다음으로는 괘의 모양까지 암기해야 합니다. 괘의 모양을 손가락으로도 표시할 수 있다고 했죠. 그때 엄지 손가락을 붙이면 양, 떼면 음이라고 했습니다. 붙인다는 뜻으로 연|連|, 뗀다는 뜻으로 절|絶|자를 사용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건삼련, 태상절, 이허중, 진하련, 손하절, 감중련, 간상련, 곤삼절

풀어 쓰자면, ‘건삼련’이란 ‘건|乾|은 세 개|三|가 모두 이어져있다|連|’는 뜻입니다. ‘태상절’은 ‘태|泰|는 가장 위쪽|上|이 떨어져있다|絶|’가 됩니다. ‘이허중’은 ‘이|离|는 가운데|中|가 비어있다|虛|’는 뜻이 됩니다. 즉 나머지는 연결되어 있다는 뜻이죠. 이런 식으로 진은 아래쪽만 연결되어 있고, 손은 아래쪽만 떨어져 있고, 감은 가운데만 연결되어 있고, 곤은 모두 떨어져있다는 뜻이 됩니다.

2. 태극기의 4괘

우라나라 태극기에 네 개의 괘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건,곤,감,리일까요? 태,진,손,간 괘는 왜 뺐을까요?

우선 태극기에 그려져 있는 네 개의 괘를 보세요. 그리고 공통점을 찾아보세요.

모르시겠다면 위 그림을 거꾸로 한번 보세요.

바로 보나 거꾸로 보나 모양이 똑같습니다. 태극기에는 이처럼 팔괘 중에서 뒤집어도 같은 모양의 괘만 네 개를 골라 실었습니다. 나머지 괘는 어떤 식으로든 치우친 모양입니다.

뜻으로 보자면, 건곤은 하늘과 땅, 감리는 물과 불이 됩니다. 물론 뜻으로 풀자면 한없이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동서남북의 방위로도, 인의예지 등 4덕으로도 풀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초로 태극기를 만든 사람이 정확하게 이 모든 것을 감안하고 만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치우친 모양이 없는 네 개의 괘를 골라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태극기 얘기가 나왔으니 태극의 모양에 대해서 하나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원래 예부터 전해오는 태극의 모양은 좌우로 나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태극기 속의 태극의 모양은 상하로 나뉘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이 모양이 남북 분단을 상징한다고 풀이합니다. 웃기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식의 해석이라면 원래 모양대로 좌우로 나뉘었다면 동서 분단이 돼야하는 상황입니다. 나중에 태극에 대해 따로 설명드리겠지만, 태극은 회전하는 모양입니다. 시작도 끝도 없는 무극의 세계에 양과 음이 나뉘는 모양을 담고 있습니다. 양과 음은 늘 조화를 이루며 순환하는 모습이 바로 태극입니다.

3. 숫자 9와 6의 비밀

양(一과) 음(- -)을 표시할 때, 양은 九, 음은 六으로 쓴다고 했습니다. 왜 수많은 숫자들 중에서 9와 6일까요.

이것은 하도|河圖|라는 그림에서 유래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천여년 전, 전설 속의 삼황 중의 한 사람인 복희씨 때의 일입니다. 황하 주위에 무슨 구경거리가 난 듯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렸습니다. 복희씨가 나아가 살펴보니 그 물에는 머리는 용이요 몸은 말의 형상을 한 용마|龍馬|가 있었습니다. 그 용마의 등에 1에서 10까지의 숫자를 뜻하는 모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이것을 하도|河圖|라고 합니다. 이를 본 복희씨가 ‘우주 만물이 오직 1에서 10까지 10수 안에 존재하고 있다’고 깨달았다고 합니다.

우주 안의 수는 1에서 10까지인데, 1에서 5까지를 근본이 되는 수, 만드는 수라고 해서 생수|生數|라 합니다. 6에서 10까지는 이루어진 수라는 뜻에서 성수|成數|라고 합니다. 말뜻에서부터 생수가 근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생수 중에서 1,3,5 홀수는 양을 뜻하고, 2,4의 짝수는 음을 뜻합니다. 홀수는 짝이 없으므로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는 숫자입니다. 따라서 움직이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의 성질입니다. 반면 짝수는 안정된 숫자입니다. 짝을 이루고 있으니 움직이려는 성질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음의 성질입니다. 양을 나타내는 1,3,5의 숫자를 합치면 9가 됩니다. 그래서 9는 양을 대표하는 숫자가 됩니다. 음을 나타내는 숫자 2,4를 합치면 6이 됩니다. 그래서 6은 음을 대표하는 숫자가 됩니다.

그런데 양과 음은 끊임없이 변합니다. 양이 극에 달한 숫자가 9, 음이 극에 달한 숫자가 6입니다. 그래서 9를 늙은 양이라는 뜻의 노양|老陽| 또는 태양|太陽|이라 하고, 6은 노음|老陰| 또는 태음|太陰|이라고 합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아라비아 숫자 9를 뒤집으면 6이 됩니다. 양이 극에 달하면 음으로 변하는 모습입니다.

(다음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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