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이 너무 많은 아이,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6세,남아)

[질문] 6살 남자아이 요즘 부쩍 쑥쓰러워하네요

맞벌이 부부이고 태어날때부터 친정엄마가 출퇴근하시면서 아이를 봐주셨어요
저녁엔 저희 부부가 퇴근해서 보고 함께 자고요
5살 어린이집 다닐때까지도 안그랬는데
6살 유독더 쑥쓰러움을 많이 타네요
그림그리고, 만들기 하는걸 좋아하고
아기때부터 순간순간 멍하게 있을때도있고 한번 집중하면 대답도 안하고 열중합니다.(수업중에도 많이 멍하게 있어요 뭘 물어보면 그때서야 상황 판단하죠)
6살 (병설)유치원 다니면서 발표할때는 물론이고
항상 뒷쪽에 서있을려고 하고
아는 친구 엄마들이나, 형들 만날때도 심하게 그러네요
물어보면 쑥쓰럽다고 대답하네요
왜 그러냐 해도 그냥 그러곤 딴청이네요

한글공부 학습지를 시키는데
선생님이 어휘력도 좋다고 하고 말도 잘하는데 한글공부를 하고 나서부턴 많이 힘들어한다고 할까요 부담스러워하네요(통문자시작에서요)
공부에 흥미를 못가진는거같아요
지금은 책읽는걸로 다시 변경했어요 (4살때부터 하던 학습지라서 스티커 붙이기등등 좋아하더니 요즘 그러네요)
아이는 남자아이 하나입니다.

좋아하는 담임선생님을 하원길에 만나도 인사도 못하고 할머니 뒤로 숨어버려요
형들이 팽이놀이를 하는걸 보고 같이하고 싶어도 쑥쓰러워서 못하겟다고하네요

성격은 남자아이지만 여자아이처럼 이쁜거 좋아하고 차분합니다.
그렇다고 운동을 싫어하지도 않아요
자전거,공놀이등등 바깥놀이를 많이 좋아하는데
요즘은 놀이에 재미가 붙었는지 학습지,영어학원 모두 안다니고 싶다고하네요

제가 칭찬을 아가때부터 많이 하는 편이었는데
선생님 이야기 듣고 결과 보단 과정을 칭찬하려 요즘 노력중이거든요

10명정도 한반에 있던 어린이집에서 25명이 함께있는 유치원으로 옮겨서 그런건지
새학기때 적응은 잘했어요(엄마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건지요)

3살이후부턴 아이를 키우는데 체력적으로 보다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궁금한거 많고, 엉뚱한 질문도 많고요 핑계를 많이 되요
한가지에 빠지면 몇개월 심지어 1년넘게 몰입합니다.

아이의 성향을 알아야 하실거같아
너무 두서없이 쓴거같아요

아는 사람, 친구들한테 유독 쑥쓰러워하고 엄마뒤로 숨는아이 어떻게 지도해야할까요

또한 6살때부터 학습에 좀더 신경쓸려고하는데 아이가 아는지 학습지한글부터, 50분수업 영어까지 하고 싶지않다고 하네요 숙제도 싫고 놀고만 싶다고 하는아이 우선 모두 다 안하는게 맞는건지요 아니면 설득해서 다니게 하는게 맞는건지요
(유치원에서도 한글을 모르니 질문에 답하기 힘들고 집에서 잘한다고 키운아이라서 창피해서 더욱 숨을려고하는거같아요 막상 한글,영어을 배워서 잘할려니 넘 힘들거같고 동기부여도 안되니 공부는 하기싫고, 창피하긴하고 엄마 입장에서 볼때 그런데 어떻게 지도해야할지 그게 고민이예요)

[답변] 성격은 ‘문제’가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손병목입니다.
답변이 너무 늦었네요. 죄송합니다.

두 가지 질문을 하셨어요. 아는 사람 앞에서도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 때문에 걱정이라는 것과 6살이면 슬슬 공부를 시키고 싶은데 하기 싫어하니 어쩌면 좋을지.

아이를 지도하실 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아이의 성격을 인위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는 대개 실패로 끝난다는 겁니다. 아이가 부끄러움이 많다면 ‘우리 아이는 참 부끄러움이 많구나’하고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지금 부끄러움이 많으니 평생 이렇게 살면 어떡하지, 확대 해석하지는 마시구요. 전혀 부끄러움을 모르는 아이도 있고, 우리 아이처럼 유독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런 여러 아이들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시고 받아들이시는 게 좋습니다.

아이가 부끄러움이 많다는 것은, 고쳐야 할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니 문제가 있다는 생각으로, 그런 시선을 아이를 바라보면, 아이 역시 자신의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느낍니다. 부끄러움이 많다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가요? 초등학교 3학년인 제 딸도, 입학하기 전에 누구를 만나면 제 등뒤로 숨어버렸습니다. 입학한 후에는 남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너무나 부끄러워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 딸은 남 앞에 나서서 발표하기를 부끄러워하는구나’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현상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아이들마다 서로 다른 기질을 타고 나고, 여러 환경적 요소에 의해 서로 다른 성격으로 자라게 됩니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이가 부끄러워하면 ‘하하, 우리 딸 쑥스럽나보네’라고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아이는 ‘나는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좀 쑥스러워하는 성격이구나’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아이의 성격적 특성을 바꾸려는 시도가 때로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우를 범할 때가 있습니다.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화할 때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많은 대화를 하다 보면, 아이도 자신의 성격을 조금 고치고 싶어하고, 남들 앞에서 발표도 하고 싶어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조금 도와주시면 됩니다. 지금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되구요.

남자 아이인데 이쁜 거 좋아하고 차분한 거 좋아할 수 있습니다. 아마 20% 정도의 남아들이 그런 성향을 보일 겁니다. 그런 아이들 중 하나이구나라고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아이의 성격을 두고 좋다 나쁘다 할 수 없으니까요.

아이의 학습 지도와 관련해서는, 조금 여유를 가지라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공부에서 ‘초기기억’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가 ‘공부’라는 것을 처음 대할 때의 정서가 향후 공부 지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경우라도 ‘설득’하겠다는 생각은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아이와 대화하면서 설득하려는 생각으로 대화를 하다 보면, 아이는 엄마와 점점 대화를 하려 하지 않을 겁니다. 아이와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공감’에서 시작하여 ‘공감’으로 끝나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는 이해 받고 있다고 느끼게 되고, 이해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제3의 대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공감하고, 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많이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한두 마디 답변으로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대화법을 제대로 터득하지 못하면, 아이의 공부 지도는 물론 소통 자체에 늘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시중에 많은 책들이 나와 있으니,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읽고 응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질문으로, 아이가 하자는 대로 공부를 포기하느냐, 아니면 어떻게든 시키느냐, 이렇게 질문하셨는데, 둘 다 옳은 답이 아닙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발생할 아이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이기고 지는 승패의 관점을 떠나야 합니다. 이번에는 져주자, 이렇게 자꾸 져주면 나중에 힘들어지니 어떻게든 시키자, 이런 생각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마음이 진정으로 이해가 된다면, 아직은 여유가 있으니 아이의 뜻에 따라 어머니께서 ‘선택’을 하시면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어머니께서 진심으로 ‘선택’을 하셔야 한다는 것이지, 아이의 말에 져주거나, 달리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아이 말을 따르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이 말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힘들어하는 공부는 시켜봐야 별 소용이 없으니 시키지 않는 게 낫겠다는 어머니의 ‘선택’을 하시라는 겁니다.

아니면,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제3의 대안을 찾으실 수도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글을 익히기 위해 학습지 한글이 굳이 필요할 것 같지 않고, 영어는 교육 방법이 매우 다양하여 여러 다른 대안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한글을 자연스레 익히려면 누구나 알다시피 최대한 많은 책을 읽어주는 게 좋습니다. 책에 재미를 붙여 자연스레 터득하게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면서 아이 스스로 글자에 관심을 보일 때 학습지나 다른 방법을 보조적으로 쓸 수 있습니다.

만약 현실적으로 이렇게 하기 어렵다면, 그래서 학습지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판단하신다면 학습지를 엄마와 같이 하시는 게 좋습니다. 엄마가 함께 앉아서 재미있게 읽어주고, 재미있게 대화를 하면서 하나하나 실습을 하는 게 좋습니다. 절대 화 내지 않으면서 다정하게 그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굳이 그 시간을 싫어할 이유도 없을 것입니다.

아이 말을 따르느냐, 억지로라도 시키느냐는 생각에서 벗어나 제3의 대안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아이와 대화하는 것이 능통하다면 아이와 함께 제3의 대안을 찾는 것이 쉽습니다. 다만 그럴 때라도 아이에게 무작정 생각해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선택지를 어머니께서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 방법들 중에서 아이가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맞벌이 하면서 아이를 돌보기 참 어려우시겠지만, 엄마와 함께 있는 시간만큼이라도 엄마의 마음이 느껴질 수 있도록 신경을 써주시기 바랍니다. 공부하라, 학습지 하라고 다그치는 엄마가 아니라, 아이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고, 아이의 선택을 존중하는 그런 엄마로 기억되도록 약간만 더 신경을 써주시는 것이 어떨까요.

맞벌이 엄마일수록 아이에게 ‘엄마’로서의 존재를 더욱 느끼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공부를 ‘방치’하라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시작하는 그 과정에서 공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심어지지 않도록 조심해 달라는 것입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