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기 싫어하고 동생을 미워하는 아이(직장맘/초3)

[질문] 큰아이 상담 부탁합니다.~

아들 둘을 두고 있는 직장맘입니다.
큰아들은 초3이구요. 작은 아들은 6세입니다.
큰아이가 요즘들어 부쩍 작은아이를 미워합니다.해서 큰아이 심리상태가 궁금해서 상담드립니다.

자기는 행복한데 딱 2가지가 자기를 불행하게 한답니다.

첫째는 저녁때 할일인데요,
-숙제하기
-영어듣기(15-30분정도)
-문제집풀기(그날 배운거,배운 과목에 따라 시간이 다릅니다.)
-한자쓰기(2장씩)
-일기쓰기
-책한권읽기(동생책수준의 동화책 읽는 날이 더 많습니다.저학년용 읽기를 권하지만…)

(제가 퇴근하기전 : 수학학원을 매일가서 한시간정도 학습하구요, 미술2일,피아노3일. 이렇게 다닙니다. 수학학원가는걸 빼달라고 하는데,제가 집에서 가르칠 자신이 없어서 그냥 보냅니다. 아이 말로는 자기가 집에서 문제집 풀고, 모르는 부분은 해답지 보면서 해결한다고 하는데,…..제가 틀린문제의 경우 가르치면서 화가 올라와 못가르쳐준다고 아이한테 말을 했엇거든요…아이도 엄마가 화만 안내고 잘 가르쳐주면 학원을 안다니고 싶다고 말을 합니다만,…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라 계속 다닙니다..ㅡㅡ;;..이부분도 확신이 안서 고민중입니다. 아이는 제가 오기전까지 계~속 놉니다.집에와서도 더 놀기를 원하더라구요…)

8시부터 학습을시작합니다. 어떤때는 금방 끝나기도 하고 어떤때는 10시까지 하기도 합니다.
8시가 가까워 오면 어떨땐 한숨도 쉬고, 성질(?)도 내고, 엄마가 잊어버리길 바라기도 하는거 같고….
제가 “8시 되어간다~”말을 해야 방에 들어가서 하기 시작합니다.(제 생각에는 얼릉 끝내고 놀면 더 쉬울거같은데 자꾸 미루더라구요…) 근데 집중해서 빨리 처리했으면 하는 엄마마음과는 달리, 꼭 물을 먹으러 거실로 나오거나, 거실에서 동생이랑 두런거리는 엄마말을 어떻게 그리 잘듣고 다 답변을 해주는지…폭폭할때가 많습니다.

두 번째는 동생이랍니다.
동생만 없으면 가족들 사랑을 모두 받을수있는데 동생 때문에 되는게 없답니다.
올해 들어서 부쩍 동생을 미워라 합니다.작년까지만 해두 이렇게 미워하진 않았었는데요.
(동생도 형꺼 꼭 챙기고 잘 놀고…형이 싫다고 거부하니 이제 동생도 형것도 안챙기고, 싫다는 표현도 합니다.)
동생이 어리광 부리는 모습을 특히 싫어하구요. 심지어는 밥먹을때 쩝쩝 거리는 소리도 듣기 싫다고 동생한테 싫은 소리를 합니다.기분이 안좋을때…더 심하게 동생한테 굴어요..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첨에는 큰아이 감정을 받아주다가 점점 제가 화가 나기 시작합니다. 트집을 잡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결국 큰아이에게 잔소리를 하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저두 지치고 매번 큰아이에게는 잔소리만 하게되니 저두 피곤하고 지치더라구요.

제가 큰아이를 휴직해서 1년정도 봤구요. 그다음 바로 시어머님께 육아를 부탁했습니다.
거의 어머님이 키웠구요. 큰아이 3살되었을때 어머님 집 근처로 이사하면서부터, 출퇴근하면서 집으로 델고왔습니다. 이때도 애한테 다정하게 해줬다기 보다는 힘들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책도 읽어주지 않고,솔직히 귀찮아 했었습니다. 동생이 생겼을때도 아이 마음을 다독이기 보다는 제 감정을 먼저 세워서 아이가 마음이 많이 아파했었을거라고 나름 추측도 해봅니다.7살되던때 입학을 앞두고 교육에 관심을 가지면서 큰아이 마음을 이해하기보다는 교육,학습쪽으로 먼저 접근을 했습니다. 책도 몽땅 들여놓으니 아이가 부담감을 많이 가지게 되었구요…ㅠ,ㅠ..글자를 어린이집에서 배워 혼자 글을 읽다가 몽땅 책을 들여 놓으니, 처음에는 책이 왔을때 좋아했지만 점점 부담스러워 하더라구요…ㅠㅠ..제 권유로 꾸준히 보고는 있지만…자기가 좋아하는 유물유적에 흠뻑 빠져서…좋아하는 분야와 아닌 분야가 너무나 명확합니다.

동생이 점점 크면서 엄마를 독차지 하기 시작했어요. 잘때도 항상 엄마옆은 작은아이 자리였지요.
큰아이도 엄마는 동생을 혼내지 않고,잔소리도 않는다는걸 알더라구요.

이러저러한 것들이 얽혀서인지, 큰아이와는 언제나 일상에서 자잘하게 부딪히게 되고 큰아이 감정을 쉽게 받아들여지지가 않고, 양보만을 요구하게 됩니다.

작은아이가 없는날(할머니집에서 잘때)에는 저와 아이 사이가 너무 조용하고 행복(?)하답니다. 저두 그닥 짜증날일도 없고, 큰아이 옆에서 학습할 때 책도 보고….아이도 안정되게 학습을 하더라구요.

큰아이와 어찌해야 할까요….
잘 지내고 싶은데,…..

큰아이가 힘들어하는 학습부분을 어떻게 조절을 해야할까요?
작은아이와 큰아이와 관계 조정을 어찌해야할까요?

[답변] 아이의 마음의 상처는 엄마의 생각보다 훨씬 큽니다

안녕하세요. 손병목입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두 아이를 키우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몸의 피곤함도 물론이거니와 마음 고생 또한 얼마나 심하겠습니까. 그러나 부모의 상황이 그렇다 한들 아이들이 어찌 이해하겠습니까.

직장에 다니는 어머니들을 상담하다 보면 그 마음 고생의 근원이 ‘비현실적 기대’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직장맘은 전업맘은 아이를 대할 수 있는 시간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를 대하는 전략부터 달라야 합니다. 전략이라는 말을 쓰니 좀 그렇네요. 전략 대신 태도, 자세, 뭐라도 좋습니다. 직장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으면서도, 정작 집에서 24시간 아이를 끼고 있는 엄마와 똑 같은 기대, 똑 같은 행동을 하려 합니다. 그러니 몸도 마음도 지칠 수밖에요. 기대를 갖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당장의 눈앞의 기대, 단기적인 목표는 수정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꽤 오랫동안 알아왔던 사람이 혹 실수를 하더라도 우리는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원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아니까요. 하지만 몇 번 만나보지 못한 사람이 실수를 하면, 원래 그러한 사람이라고 단정을 합니다. 이 원리는 부모-자녀 사이에도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직장맘은 아이를 대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래서 엄마 마음에 그 시간만큼이라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많은 것을 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아이 입장에서 보면, 엄마는 늘 나에게 공부시키는 사람으로만 인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짧은 시간조차 동생 때문에 사랑을 빼앗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큰 아이가 동생을 바라보는 심정은,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남편에게 애인이 생겼을 때의 아내의 마음과도 같습니다. 사랑도 믿음도 모두 빼앗긴 상태입니다. 엄마의 사랑은 동생으로 향하고, 동생에게는 친절한 대신 형인 나에게는 늘 화만 낸다고 생각합니다. 엄마도 억울합니다. 그러나 사랑 받고 있다는 느낌이 없다면, 그 사랑은 실패입니다.

한 아이의 부모가 되면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 받고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생은 고생대로 다하면서 인정받지 못하게 되고, 그것이 엄마의 마음속에 자괴감, 죄책감, 자책감으로 자리잡습니다. 반복되면 우울해지고요.

감정은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아이의 말을 공감하다가 결국 화내는 것으로 끝을 냈다면, 엄마는 여전히 공감 능력이 약한 겁니다. 공감을 몇 번 해주면 당연히 아이도 내 마음을 알아줘야 한다는 논리에 사로잡혀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우리 큰 아이의 상처가 너무 큽니다. 엄마의 사랑을 빼앗겼다는 상처가 너무 큽니다. 제대로 공감하는 법을 더 배우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아이가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럴 때라야 엄마가 좀 더 편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질문 글을 읽어보니 어머니께서는 이미 스스로의 문제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 원인도 알고 있습니다. 이미 스스로 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저에게 묻는 이유는 확인하고 싶어서이겠죠. 정말 이 방법밖에 없을까, 좀 더 쉬운 방법이 없을까 하는 일종의 기대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관계’의 문제에서 왕도는 없습니다. 오로지 정도만 있을 뿐입니다. 적극적으로 경청한 만큼 상대를 이해하게 되고, 그런 만큼 상대 역시 나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두 아이를 키우려면 공부는 두 배로 해야 합니다. 한 아이를 공감하기도 힘든데 두 아이의 갈등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문제는 그 어떤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답이 잘 나오지 않습니다. 누구는 학습량을 줄이라고 할 것이고, 누구는 아이에게 좀 더 잘 대해주라고 할 것이고, 누구는 작은 아이 편애하지 말라고 할 것이고, 또 누구는 그러다가 나중에 괜찮아질 거라고 말할 것입니다. 모두 정답이지만 모두 부분적인 답일 뿐입니다.

근본은 자녀를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에 있습니다. 아이를 믿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에 있습니다. 아이가 불행해하는 그 두 가지 지점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아이와 함께 그 해결책을 함께 찾아보면서,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것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엄마의 역할을 바꿔야 합니다. 아이의 선택을 믿지 못하고, 그래서 엄마가 선택한 것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것이 반복되면서 아이는 ‘이해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갖지 못하게 됩니다.

누구로부터 이해 받고 있다는 느낌만큼 아이의 자존감을 키우는 방법도 없습니다. 이해라는 말이 아이의 말을 무조건 받아들이고 동의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공감과 동의는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아이의 말을 공감하되, 엄마의 마음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함께 새로운 대안을 찾는 3단계 대화법을 제대로 익힌다면, 지금의 문제 중 상당부분이 해결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한 도서를 꾸준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읽고 또 읽으시기 바랍니다. 따로 훈련 받을 시간이 없으니, 읽고 또 읽으시면서 내 것으로 만드시기 바랍니다. 한 번 읽고 그대로 실천할 수 있는 부모교육서는, 제가 알기로는 없습니다. 저도 매일 읽고, 또 매일 반성합니다. 그렇게 수양하면서 마음이 따뜻한 부모가 되고, 그러면서 부모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을 알게 됩니다.

우선은 아이의 말에 따라 수학학원을 끊고 아이와 함께 공부 계획을 다시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를 믿으라는 겁니다. 물론 믿는다고 아이가 계획대로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믿으면서 아이가 자신의 계획대로 실천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시라는 겁니다. 많이 힘듭니다. 그래도 이 방법밖에 없습니다. 직장맘일수록 아이를 믿고, 아이 스스로 행동하며,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아이가 그랬죠. 엄마가 화만 내지 않고 가르쳐 준다면 학원 안 다녀도 된다고. 아이가 매우 현명한 판단을 했고, 스스로 대안을 제시한 것입니다. 다니기 싫은 학원 다니면서 공부에 대한 긍정적 생각을 가진 아이를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결국 어머니께서는 돈을 들이면서 아이가 공부로부터 멀어지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그럴 바에는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엄마가 비록 힘들겠지만 화 내지 않고 가르치는 ‘수양’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노력하시면 됩니다. 우리 아이를 우리 아이라 생각하지 말고 과외 받는 아이라 생각하고 틀린 문제만 가르쳐 보세요. 틀려도 화가 덜 납니다. 오히려 친절하게 가르쳐줌으로써 엄마와의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엄마의 마음과 몸이 따로 움직일 겁니다. 마음은 아이에게 잘해주고 싶은데 몸은 그렇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상태를 오래도록 방치하면, 결국 돌아오는 건 죄책감과 아이로부터의 미움뿐입니다.

작은 아이와 큰 아이의 관계 문제는, 게시물 답변으로는 참 힘이 듭니다. 우선 이와 관련된 책을 꼭 읽어보시고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형제를 키우는 법이라는 책은 없습니다. 자녀와의 대화법에 관한 책을 보시고, 그것을 응용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매일 부딪치는 구체적인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책은 없습니다. 그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근본 원리를 가슴 깊이 받아들이시고, 그것을 응용하시는 수밖에 없습니다.

슈퍼맘이 되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런 마음 갖지 말아달라고 당부 드리는 겁니다. 지금 당장 ‘제대로’ 실천할 수 있는 한 가지라도 제대로 실천하자는 겁니다. 아이를 진심으로 믿고 공감하기. 수학학원 끊고 아이와 공부 계획 세우기. 아이에게 힘이 되는 말 해주기. 매일 부모교육서 꾸준히 읽기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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