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목요일 새벽에는 한겨레에 연재하는 〈손병목의 독서퍼즐〉 원고를 씁니다. 오늘은 이태준의 《문장강화》를 주제로 만들었는데, 미리 좀 만들어 둔 것이 있어 생각보다 빨리 마쳤습니다. 자투리 시간이 남아, 어제 오며 가며 자투리 시간에 읽었던 가벼운 책 하나를 소개합니다.
《댓글 아닌 답글 쓰기》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공지문 쓰기》를 읽었습니다. 워낙 얇고 내용도 가벼워 읽었다고 하기에도 뭣하고, 그냥 ‘봤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하나는 인터넷에서 질문에 대한 답글을 다는 요령을, 또 하나는 건물이나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지문을 쓰는 요령을 담고 있습니다. 특정 주제에 맞는 매우 실용적 글쓰기 교본인 셈입니다. 이런 식의 실용서를 ‘국어가 힘이다’라는 시리즈로 계속 출간할 모양인가 봅니다.
제 목 : 댓글 아닌 답글 쓰기 /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공지문 쓰기
지은이 : 신선경 / 남미혜·이은경
펴낸곳 : 커뮤니케이션북스 (초판 출간일 2005.11.25) / (2005.12.23) 각 초판 1쇄를 읽음
논술 열풍에 힘입어, 요즘 특히 ‘글 쓰기’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특정 목적에 부합하는 실용적 글쓰기라는 주제는 나름대로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내용 또한 매우 실용적인 주제에 걸맞게 바로 써먹을 수 있는 실무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내용 또는 분량에 비해 가격이 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수요가 한정되어 있다고 판단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문고판 책에 9,500원 또는 10,500원의 가격을 책정한 것이 의아했습니다.
책의 내용은 한마디로, 당연한 말을 반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는 좋은 뜻도 아니고 나쁜 뜻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댓글 아닌 답글 쓰기》에는 주로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답글을 쓸 때, 일반적인 정보를 나열하지 말라, 존대 표현을 사용하라, 반복되는 내용은 지우고 전문 용어는 쉬운 말로 바꾸고, 소제목만 읽어도 내용을 알 수 있게 하라, 질의자가 가장 알고 싶어하는 내용을 먼저 쓰라 등등. 너무나 당연한 말이라, ‘누가 이런 걸 모르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나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실례를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되는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는 답변들이 많습니다. 그 황당한 답변들을 주위에서 아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비단 관공서 등 공무원의 불친절한 답변 뿐만 아니라,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체 홈페이지의 답변에서도 화가 날 정도의 답변을 흔히 봅니다.
생각해보니, 화내기 전에 저부터 스스로 반성을 해야겠습니다. 인터넷 교육이 업이다 보니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질문을 받는데, 우리도 저러하지 않았나 반성하게 됩니다.
책에서도 자주 언급하고 있는 모 해충방제업체, 이미 아는 분들은 모두 알고 있는 세스코의 기발한 답변은 볼 때마다 자극이 됩니다.
진지한 질문에는 진지하게, 황당한 질문에는 유쾌하게 답변하는 그들의 태도는, 답변 요령만 아무리 교육을 한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터득될 것 같지 않습니다. 아침에 한 번 웃어보자는 의미에서 책에소 소개하고 있는 짧은 답변 하나만 인용합니다.
Q :
거미한테 물린다고 정말 스파이더맨이 될 수 있을까요?
A :
기분 좋은 세스코입니다.
수년 전부터 종종 쥐에게 물린 전 왜 미키마우스가 안 될까요? 아직 좀 덜 물린 탓일까요?
아무튼 좀더 기다려 본 후 답변드리겠습니다.
예전에 심심풀이로 세스코 QnA 게시판을 들락거린 적이 있습니다. 유머 게시판보다 훨씬 더 재미있습니다. 그것이 세스코에 대한 이미지를 ‘최고의 방제업체’로 만들었음은 두 말 할 나위가 없습니다.
지금 한 번 확인해 보시겠습니까? ^^ (☞ 세스코 QnA 게시판 바로가기)
게시판의 답변은 고객과의 최접점입니다. 절대 게을리하거나 대충 할 수 없는 업무 영역입니다. 그 기업이 얼굴이자 포용력의 지표입니다.
우리 회사 고객센터 담당자에게 필히 건내주고 참조하라 당부해야겠습니다. 물론 저부터 실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