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서와 로써가 헷갈리니?

오늘도 가벼운 책 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내용도 쉽고 판형도 특이하고 예쁩니다. 무엇보다 작지만 우리말을 쏙쏙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우리말바루기팀에서 만든 《로서와 로써가 헷갈리니?》라는 문고판 책입니다. 일반적인 문고판을 생각하시면 안 되고, 가로로 긴 형태이고 책장도 아래서 위로 넘기게 되어 있습니다. 주머니 속에 쏙 들어가는 크기여서, 어제 출퇴근하면서 가볍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 제목이 암시하듯이, 우리말에서 자주 헷갈리는 표현을 쉽게 풀이해 놓은 책입니다.


   제   목 : 로서와 로써가 헷갈리니? – 한국어, 그렇구나 1
   지은이 :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우리말바루기팀
   펴낸곳 : 커뮤니케이션북스 (초판 출간일 2005.12.30) 초판 1쇄를 읽음 / 값 5,000원


책에 나오는 헷갈리는 표현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죽~ 읽어가면서 그 뜻을 비교해보세요.

  •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있다. / 그렇게 안달하지 말고 지긋이 기다려 봐.
  • ‘니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 그 영화 슬프 / 그 영화 슬프 / 그 영화 슬픈데
  • ‘허구한’날 싸움박질 (허구한 ×)
  • ‘…해라’와 ‘…하라’
  • 작열하는 태양 / 작렬하는 수류탄
  • 여섯 개만 ‘맞히면’ 나도…
  • 너머 저쪽엔 별똥이 많겠지 / 산 넘어 산이로구만.
  • 반대되는 증거가 ‘반증’, 간접적으로 증명에 도움되는 증거는 ‘방증’
  •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돋보기의 도수는 돋굴수록 좋다 / 화를 돋우지 말고 마음을 다스려라
  • 김치, 시금치 채소를 많이 먹어야 / 내가 그런 말을 했가 싶다.
  • 학업성적이 우수하므로 표창창을 준다./ 불순물을 제거함으로(써) 비로소 마음 놓고 마시게 됐다.
  • 너무 벌컥벌컥 들이켜지 마세요. / 아가씨, 지나갈 수 있게 발좀 안으로 들이키시면 고맙겠습니다.
  • 첫이냐, 처음이냐
    분리된 샴 쌍둥이 첫 발견(×) / 국어능력인증시험 첫 실시(×) / 마흔 살에 얻은 첫 아들이다.(○) / 이런 일은 생전 처음 겪는다.(○) / 그녀는 나의 첫 사랑이다.(×)

  • 가리키다와 가르치다
  • 어떡해어떻게
  • 가방을 메기전에 신발 끈을 단단히 맨다
  • 당신의 힘을 ‘빌려’ 주세요.(○) / 이 자리를 빌어 …(×)
  • 졸인 간장을 두부 조리는 데 넣었다
  •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 악수했다
  • 넓적한 모니터, 널따란 화면
  • 가운뎃손가락과 약손가락은 띄고, 나머지는 붙여라
  • 이 파일을 정말 삭제하시겠습니까? 예 – 아니오(×) – 물음에 답할 때는 ‘예’ ‘아니요’로 해야 한다. ‘요’는 존대를 나타내는 보조사. 그렇다면 ‘아니오’는? ‘오’는 종결어미.
  • 서람 사이로 옷이 삐져나와 있다 / 김칫국에 무를 삐져 넣다 / 그 남자 한번 삐치면 오래 간다
  • 떨구다는 아직 표준어가 아니다
  • 만화를 읽으면서 한글을 깨치기도 한다
  • 가능한 방법을 모두 썼지만 그녀를 잡을 수 없었다.(○) / 가능한 빨리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휴~ 요거 정리하는 데도 시간이 잘도 가네요.
    나머지는 책 목차만 나열하겠습니다. 목차만 봐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 ‘빨강색’은 겹말이다
  • 저는 이 집에서 ‘상서로운’ 기운을 불러오지요
  • ‘아는 척’하지 말고 ‘알은척’해주세요
  • 잠을 ‘안’ 잔거야, ‘못’잔 거야?
  • 파리를 쫓아라
  • 빨리 퇴소하길 바래? ‘바라’라고 해야지!
  • 인물이 ‘달려서’ 곱슬 파마 좀 해 봤지
  • 조상의 영혼이 깃들어 있을 뿐, ‘깃들여’ 있지는 않아요
  • ‘쌓인’ 책들에 ‘둘러싸인’ 책?
  • 담배가 ‘당겨서’ 불을 ‘댕겼다’
  • 좌판을 ‘벌이고’ 행인이 지갑을 ‘벌리기’를 기다린다
  • ‘긁어모으다’는 ‘그러모으다’보다 강한 말
  • 못질할 때는 치고 박고, 싸울 때는 치고받고
  • 한약은 ‘다리지’말고 ‘달여서’ 드세요
  • 살짝만 ‘그슬려’야 ‘그을음’이 적다
  • 우리는 생사고락을 ‘함께할’ 사이
  • 실을 바늘에 ‘꿰다’
  • 밥을 먹으려면 앉히지 말고 안치세요
  • 부딪쳤으면 내 잘못, 부딪혔으면 네 잘못
  • 미소는 ‘띄우는’ 것이 아니라 ‘띠는’ 것
  • 내가 회장으로’서’ 충고하는데…
  • ‘새침데기’란 말이 좋아요?
  • 경제 불황으로 ‘가엾고’ ‘가여운’ 사람이 늘었어요
  • ‘주접들어’ 잘린 나무
  • 우리는 네가 지난 봄 보리밭에서 한 일을 안다
  • 창밖 추위가 살을 ‘에는’ 듯
  • 야구 ‘한 번’하자고 ‘한번’ 물어보자
  • 눈 감고 1분만 ‘있다가’ 찾는 거야
  • ‘안 하다’와 ‘않다’는 있어도 ‘한하다’는 없다

어떤가요?
헷갈리나요? 좀 더 부연 설명이 필요하나요? 생소한 표현이 보이나요? 그럼 당신은 이 책을 읽어볼 자격(?)이 있습니다.^^

가끔 우리말을 주제로 주위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무턱대고 우리말은 문법이 없다, 규칙도 없다, 예외투성이다라고 말하는데, 정말 우리말에 조금이라도 애착이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이런 데는 학교 시험에서 주로 예외의 표현만 출제하는 경향도 한몫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원칙 없는 예외는 없음에도, 원칙보다는 예외를 강조하는 풍토가 결국 우리말에 대한 애착마저 앗아가버리진 않았는지 걱정스럽습니다.

현실이 이러하다보니, 제대로 된 우리말을 보급하는 대중적인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이 책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하리라 봅니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한 번 읽고 나면 우리말 실력이 쑥쑥 늘어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류의 책들이 많이 좀 나오고, 여러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벌써 금요일입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주말 행복하게 보내세요~~

*
올해 상반기 책 읽기의 두 번째 테마를 ‘우리말=국어’로 잡았습니다. 일전에 말씀 드렸 듯 첫 번째 테마는 ‘서울대 선정 권장 도서 중 동서양 사상서’였습니다. 이 두 테마를 집중적으로 읽으면서 간간이 다른 책들을 읽어나갈 생각입니다.
책 리뷰 뿐만 아니라 조만간 동서양 사상과 우리말 코너를 따로 만들어 지식을 쌓고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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