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기 글을 남기는 것은 첫 번째가 저를 위함입니다. 남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것은 그 다음입니다. 그러나 남에게 도움을 줘서 행복감을 맛보는 것도 결국 저입니다. 이 사이트에 글을 남기는 목적은 첫째도 둘째도 저를 위함입니다.
글을 쓰는 행위 역시 나를 수양하는 과정의 일부이지, 결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그런데 가끔 본말이 전도될 때가 있습니다. 나를 수양하기 위한 글이, 나를 억압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글을 쓰지 말고 잠시 정신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초심으로 돌아가고 평상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 연후에 글을 써야 진실이 묻어납니다.
훌륭한 글은 못되더라도 진실된 글을 쓸 수 있다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수양이라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과정은, 내가 얼마나 무지한지를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너무 부끄러워 글 쓰기를 포기할까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극단적인 조치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읽고 쓰는 행위를 통해 나의 지식을 드러내고, 나의 무지를 알아가는 반복되는 과정이 곧 수양입니다. 글 쓰는 행위의 중지는 곧 앎에 대한 포기이자 수양의 중단을 의미합니다.
모르는 것을 억지로 쓰는 것만큼 힘든 일은 없습니다. 억지로 쓰려해도 쓰여지지 않을 때, 잠시 쓰기를 멈추고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행위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처음으로 돌아가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즐겁지 아니한데 글 읽는 사람이 즐거울리 만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