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참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출근길 버스 안에서 서울대 황농문 교수의 <몰입>이라는 책을 읽다가 불현듯 제가 강렬하게 하고 싶은 일이 생각났습니다. 평생을 두고 꼭 하고 싶은 일, 그것은 다름 아닌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일이며,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까지 미쳤습니다. 순간 가벼운 흥분과 함께 새로운 열정이 솟아나는 걸 느꼈습니다.
저녁에는 참 좋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누구보다 큰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분인데, 생각이 저와 비슷한 지점이 많았습니다. 재활용품을 이용해 수학 교육을 하고 있는 김창현 선생님입니다. 그분의 사이트는 www.imagemath.co.kr 입니다. 실은 설연휴 전에 제가 직접 대전까지 내려가 그분을 만나고 왔었습니다. 39세 때 인생의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그분, 매일매일이 행복하고 열정에 넘칩니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환경운동과 수학교육밖에 없습니다. 인생은 단순하지만 행복은 넘칩니다.
참으로 중요한 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은 그 생활이 단순하다.
그들은 쓸데없는 일에 마음을 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_톨스토이
자신의 일이 참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온몸으로 그것을 생각하며 빠져있는 사람, 그 사람은 지금 ‘몰입’ 상태입니다. 자나깨나 그 생각에 사로잡혀 있고, 그 생각으로 인해 행복합니다.
제 목 : 몰입 THINK HARD!
지은이 : 황농문
펴낸곳 : 랜덤하우스 / 2007.12.10 초판 발행, 2008.2.5일刊 초판 10쇄를 읽음 ₩12,000
몰입에 관한 세계적인 권위자는 미하이칙센트 미하이 교수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여러 권의 책이 출간되었는데 그 중에서 <몰입의 즐거움>이라는 책이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그 책을 읽으면서 무언가 허전함을 느꼈던 부분, 그것을 서울대 황농문 교수의 <몰입>이라는 책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몰입할 수 있는 ‘방법’과 몰입에 대한 보다 과학적인 설명입니다.
천재와 보통 사람의 차이는 질보다는 양의 문제라고 합니다. 천재들의 위대한 업적은 순전히 주어진 문제를 풀기 위한 그들의 노력에 의해 얻어졌다는 뜻입니다. 뉴턴은 “어떻게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느냐”는 질문에 “내내 그 생각만 하고 있었으니까”라고 간단하게 대답했습니다. 별스러울 것 없이 들리는 이 단순한 대답 속에는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가장 핵심적인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뉴턴이 말한 ‘생각’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하는 생각과는 의미가 다른, ‘몰입적인 사고’를 말합니다. 얼마나 몰입을 했으면, 밤잠을 설치고도 자신이 밤을 새웠다는 사실조차 몰랐고, 밥먹는 것도 잊어버려, 접시째 내버려둔 음식 때문에 그의 고양이만 뚱뚱해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뉴턴처럼, 리처드 파인만처럼, 아인슈타인처럼, 비트겐슈타인처럼, 반 고흐처럼, 다윈처럼, 모차르트처럼 그렇게 몰입하며 살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또한 그들은 한결같이 요절하거나 정신분열증을 앓았습니다. 일부 호사가들은 이들이 앓았던 정신분열증이나 조울증이 천재성의 근원이라고 합니다만, 이들이 만약 몰입과 함께 규칙적인 운동을 했더라면 더 건강하고 왕성한 활동을 벌였을 거라고 황농문 교수는 말합니다.
흔히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들은 ‘마라토너스 하이’ 또는 ‘러너스 하이 runer’s high’ 상태를 맛본다고 합니다. 극에 달한 고통 뒤에 오는 쾌락의 느낌인데, 이것으로 인해 마라톤에 중독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몰입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 몰입하기가 어렵지 막상 어떤 일에 몰입하게 되면 거기서 행복함을 맛보게 되어 지속된다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이 주어진 문제를 몇년이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는데, 이것이 매우 어려운 것 같지만 실제로는 다르다고 합니다. 몰입에 들어가기만 하면 열정에 불을 붙이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고, 그 다음은 계속 타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무리하기 쉽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땀을 흘리는 규칙적인 운동을 꼭 병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몰입하다보면 갑자기 해결책이 떠오릅니다. 어느 순간 갑자기 다가오기 때문에 우연이 아닌가 의심합니다만,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것이 황교수의 설명입니다.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장기기억들의 적절한 조합을 찾아내는 활동입니다. 아직 내 머릿속에 들어 있지 않은 지식에서 아이디어가 나오는 일은 없습니다. 아이디어를 얻는다는 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장기기억에서 주어진 문제 해결에 유용한 것을 검색해서 찾는 활동입니다.
장기기억은 수면 상태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수면 상태에서는 우리가 의식적으로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몰입상태라는 것은 자나깨나 그 생각에만 집중하는 것인데, 낮에 선잠을 자다가 깼을 때 문득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이것을 우연이라 하지만 몰입의 결과이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몰입적 사고의 위력은 바로 수면 상태에서 고도로 활성화된 장기기억을 활용한다는 데 있습니다. 수면 상태의 뇌에게 명확한 목표 의식을 주는 것, 이것이 바로 몰입이 아이디어를 발견해 내는 근본 원리입니다.
1분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1분 걸려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밖에 못 풉니다. 60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그보다 60배나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10시간 생각하는 사람은 그보다 600배나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루에 열 시간씩 10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6,000배의 난이도까지, 100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6만배의 난이도까지 해결할 수 있습니다.
보통 사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보다 수십 배 혹은 수백 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을 영재라 하고, 수천 배 혹은 수만 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을 천재라 한다면, 천재와 보통 사람 사이의 지적 능력의 차이는 질보다는 양의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