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三國遺事

어떤 연유로 《삼국유사》를 읽으려 했는지 분명하지 않다. 한 달 쯤 전에 사놓은 것 같은데, 아마 지금 내가 하는 일이 국어 교육과 관련된 일이어서 한 번쯤 읽어봄직하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샀던 것 같다.


   제   목 : 삼국유사
   지은이 : 일연 / 김원중 옮김
   펴낸곳 : 을유문화사 (초판 출간일 2002.9.5 | 2003.12.30일판 보급판 12쇄를 읽음) ₩9,000


책을 띄엄띄엄 읽으면 감동이 없다. 이 책은 띄엄띄엄 읽었다. 출퇴근 길에 읽기에는 분량도 많고, 그보다는 근본적으로 재미가 좀 없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현재 나에게’ 재미가 없었다. 특히 기이(紀異) 제1,2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불교 얘기인지라 읽기가 괴로웠다. 비록 내가 불교에 관심이 많긴 해도, 그 옛날 선사들의 이야기를 한가로이 읽을만큼의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분량이 570여 페이지에 이르지만, 한자 원문이 전체의 3분의 1쯤 차지한다. 부족한 우리 역사 지식도 좀 쌓고, 삼국유사란 것이 도대체 어떤 책인지에 대해 알고 싶어 가급적 끝까지 정독하고 싶었으나, 그런 나의 의지보다는, 읽을수록 더해지는 ‘책을 읽어야할 이유 없음’이 책을 띄엄띄엄 읽게 만들었다.

그러나 진정으로 재미가 없다거나 무의미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어렴풋이 듣기만 했던 옛 이야기의 원문을 직접 읽는 것은 분명 재미있고 가치있는 일이었다. 국어 언어영역 교육 사이트 – 이걸 만드는 것이 지금 나의 主業이다 – 를 만들면서 접했던 많은 고전 문학의 원문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안타까운 건, 이런 재미가 나의 현실적 욕구와 다소 맞아떨어지지 않아, 관심이 있어 볼 때의 흥미의 100분의 1도 느끼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책을 덮고 나서 채 몇 시간도 되지 않아, 책 속의 많은 이야기들이 생각나지 않는 것은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내가 이 자리에서 가끔 언급하는, 책 좋아하는 어떤 선배가 읽었더라면 아마 나와는 좀 달랐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런 점에서 나는 아직 내공이 약하다.

책 표지를 보니 〈MBC! 느낌표 ‘책을 읽읍시다’ 선정도서〉라고 적혀있다. 이 문구가 우리나라 출판 시장의 흐름을 바꾼다고 알고 있다. 우리나라의 最古의 역사 고전이니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읽으면 분명 좋겠지만, 몇 사람이나 이 책을 읽고 감동을 느꼈을지는 의문이다. 물론 순전히 내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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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현실에 맞는 책 읽기를 시도해야겠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나의 현실이 고려되지 않으면, 삼국유사처럼 띄엄띄엄 읽게 된다.
지금처럼 매일 막차를 타고 퇴근해야하는 상황에서는, 분량과 재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아침에는 집에 묵혀두고 있던 두 권의 책을 집어 들었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과 수잔데이비스의 《마이클 조던이 공중에 오래 떠 있는 까닭은》이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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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가 아무래도 이상하다. 주문한 책을 보내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이트를 개편하고부터 더 느리고 오류가 사라지지 않고, 게다가 배송까지 느려터졌다. 인터파크로 많이들 옮긴다는 얘기가 헛소문은 아닌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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