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를 보고 난 다음, 내친 김에 어제는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읽었습니다.
이 책이 처음 나온 것은 꽤 오래 전입니다. 초판 발행일이 1988년이니 벌써 16년이나 되었습니다. 이번에 다시 사서 본 것은 2004년 1월판(3판 1쇄)입니다. 편집자의 말에 의하면 40만 부 이상이 팔려나갔으니, 역사 서적 중에선 단연 베스트셀러라 할만합니다.
저자 유시민은 지금은 국회의원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쓸 당시 유시민은 ‘음지’의 사람이었습니다. 유시민은 이 책을, 박종철 고문살해사건에서 6월 항쟁에 이르는 격동기에 군사독재정권 타도 투쟁을 선동하는 유인물을 찍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반지하 자취방에 숨어살면서 썼던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온순한 글’이 나올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자세히 읽어보면 굳이 불온한 글이라고 단정할만한 구석은 보이지 않습니다. 시대가 많이 변했거나, 내가 불온한 사람이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제목이 《거꾸로 읽는 세계사》이지만 굳이 거꾸로 읽을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왜 제목이 ‘거꾸로’인가? 저자의 말마따나 “만약 우리가 진짜 민주주의 사회에 살게 된다면 얼치기 역사학도가 쓴 《거꾸로 읽는 세계사》같은 책이 서점에 나와 앉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이번 대통령 탄핵 사건을 통해 보듯이, 아직도 우리가 사는 현실은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16년 사이 변한 게 전혀 없다고 한다면 그건 또 너무 암울한 발언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이 처음 세상에 나올 당시에는 ‘불온한’ 서적 축에 끼어, 주로 대학생들이 보았으니, 지금은 초등학생과 장년층 사이에서도 널리 읽히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세상은 다소 변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제 목 : 거꾸로 읽는 세계사
부 제 : ‘역사 뒤집기’로 본 현대의 코페르니쿠스적 반전!
지은이 : 유시민
펴낸곳 : 푸른나무 (초판 출간일 1998.7.30 / 2004.1.15일 3판 1쇄 읽음)
그리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휴일이라 단번에 읽을 수 있었습니다. 드레퓌스 사건부터 독일 통일까지 전체 8개의 큰 사건을 주제별로 엮어 놓았는데, 내용이 흥미진진하고 문장의 호흡이 빨라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1,2차 세계대전과 러시아와 중국, 베트남의 혁명, 이스라엘과 팔레이스타인의 분쟁 역사에 대해 재밌게 봤습니다.다음 주제에 대해 지극히 ‘정상적인’ 시각으로 알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가볍게 읽어보기를 권해드립니다.
드레퓌스 사건 / 러시아 피의 일요일 / 사라예보 사건 / 러시아 10월 혁명 / 대공황 / 중국의 대장정 / 아돌프 히틀러 / 피와 눈물이 흐르는 수난의 땅 팔레스타인 / 미완의 혁명 419 / 베트남 전쟁 / 말콤 X / 일본의 역사 왜곡 / 핵과 인간 / 20세기의 종언, 독일 통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