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책읽기를 싫어하는 우리 아들

울 아덜 책장은요 리틀 베이비 픽쳐북, 마술피리, 푸름이 까꿍, 호기심 아이, 글뿌리 성장동화, 차일드 애플, 자연관찰책, 싱싱영 어, 단행본 40여권 정도 있어요..

한글은 통글자 웬만한건 다 읽고 낱글자도 따박 따박 읽어요.. 아이템플 일일 학습지 혼자 할 정도구요..

말은 엄청 잘해요.. 어디서 들었나 저런 어휘를 어떻게 아나 싶을정도로 말을 잘하는 편이에요..

우리 아덜이 얼마 전부터 책 읽기를 싫어해요.. 평소 좋아하는 책도 읽자고 하면 재미없다 라고 하구요.. 어릴때는 좋아하던 책도 반복해서 잘 읽더니 이제 좀 크니까 책 내용을 다 알아서(한벌 읽은 책은 바로 인지를 해 버리고 담에 그 책 가리키면 내용을 줄줄 말하더라구요) 그런지 한번 읽은 책은 잘 안 읽으려구 재미 없다고 싫다고 하네요..

얘들이 36개월쯤 되면 같은 책은 반복적으로 안 읽는다 길래 단행복 몇권 사서 줬더니 그것도 싫대요.. 그러면서 집에 오면 계속
심심하다고..

정말 요즘 어린이집에서 돌아 오는 아덜 겁납니다. ㅋㅋㅋ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울 아덜 왜 그럴까요?ㅜ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아이가 돌아오기 겁이 난다구요? 너무 뛰어난 아들을 두시니 겁이 날 수밖에요^^
모든 아이는 특별합니다. 전문가의 조언이나 책에 나온 대로 해도 늘 우리 아들만은 예외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결국 100명이면 자녀교육 방법도 100가지가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아이마다 특성이 다르더라도 공통적인 원칙이 있습니다. 독서 지도에서 원칙은 곧 ‘독서지도의 목적’과 관련이 있습니다.

독서지도의 목적은 책읽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도, 글 잘쓰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도, 배경지식과 지혜를 습득하게 하기 위함도 아닙니다. 공부를 잘하게 하기 위함도 아니고 생각을 풍부하게 하기 위함도 아닙니다. 이런 모든 것들은 독서지도의 결과이지 목표가 아닙니다.

엄마의 독서지도 목적은 ‘아이가 책을 읽고 싶어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책을 읽고 싶어하도록 만드는 최선의 방법은, 엄마가 재미있게 책을 읽어주는 것입니다. 이 노력은 읽기능력과 듣기능력의 차이가 지속되는 초등학교 전학년에 걸쳐 해야하는 일입니다. 이렇게만 말씀 드리면 매우 허황되게 들릴지 모르겠으나,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들으시려면 강연회에 꼭 참석하셔서 독서지도와 읽어주기 방법에 대해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아직 아이가 어려서 엄마가 왠만하면 책을 읽어줄 것 같은데, 엄마가 읽어준다고 해도 싫다고 하면, 절대로 억지로 읽게 해서는 안 됩니다. 이 시기의 아이는 오로지 ‘재미’로 모든 것을 판단할 때입니다. 재미가 있다면 하지 말라고 해도 기어이 하고 말지만, 재미가 없으면 아무리 시켜도 안 될 때입니다.

36개월쯤 되면 같은 책은 반복적으로 안 읽는다는 말도 반은 맞는 말이지만 반은 또 틀린 말입니다. 왜냐하면 아이마다 그 시기는 달리 나타나며, 아이에 따라서 좋아하는 책 또는 좋아하는 영역의 책만 반복해서 읽는 아이가 꼭 있기 마련입니다.

질문 내용을 보면, 아이의 언어 구사 능력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기존의 책도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 같구요.
다음 두 가지 방법을 써보시기 바랍니다.

1. 책 읽어주기

– 읽어주기 전에 “내가 이 책을 읽어봤는데 정말 재밌어. 한번 들어봐~” 이런 식으로 분위기를 잡고 읽어줘야 합니다.
– 읽었던 책 또 읽기 싫어한다니까 가급적 아이가 읽어보지 않은 책으로 선택하시고,
– 읽어줄 때 반드시 어머니도 진심으로 즐겁게 읽어주셔야 합니다.
– 또래 아이 수준보다 높은 책을 읽어주세요. 아이의 듣기 능력은 읽기 능력과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기존의 책이 시시하다면 좀 더 수준이 높은, 그러나 더 재미있는 내용의 책을 읽어줌으로써 책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이렇게 하는 이유는, 책이 재미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느끼게’ 하기 위함입니다. 아이가 비록 혼자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매일 일정 시간(15분 이상)은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꼭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 그 어떤 독서지도도 필요 없을 만큼, 아이가 책을 스스로 좋아서 읽을 수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2. 도서관 나들이

– 책을 보게 하기 위해서 도서관에 가는 것이 아니라, 나들이 가듯이 가는 것입니다.
– 아이가 만화책을 보든, 무슨 책을 보든 엄마는 별 상관을 하지 않습니다.
– 도서관에 갈 때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과자 등 특식을 하든가, 그 외 특별한 기억을 만들어 줍니다. 즉 도서관 가는 행사 그 자체를 즐기도록 합니다.
– 도서관에서 돌아올 때 책을 대여하는데, 아이가 보고싶은 책과 엄마가 추천하는 책 한 권을 각각 빌립니다. 엄마가 추천하는 책을 읽지 않으려 하면, 1번에서와 같이 엄마가 읽어주면 됩니다.

그 외에 점검해야 할 요소로는 가정 환경이 있습니다.

1. 책 읽기를 방해하는 요소들 제거

책을 보는 것보다 훨씬 자극적인 것들이 주위에 많다면 책을 보는 재미는 차차 사라질 것입니다. 늘 켜져 있는 TV가 있다면 – 이것이 최대의 장애입니다, 이것은 반드시 어떻게든 자제하셔야 합니다.

2. 책을 늘 읽는 환경

엄마도 아빠도 책을 즐겨 읽는 모습, 신문이나 잡지 등 텍스트를 즐겨 읽는 모습, 그 자체가 교육입니다.

이미 아시는 내용이겠지만 제대로 실천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어떤 아이는 굳이 저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책을 잘만 읽는데,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마다 특성이 모두 달라, 저렇게까지 해도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독서광인 엄마 아빠 밑에서 자란 아이조차 책을 멀리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입니다.

시간을 두고 기다리시는 수밖에 없습니다. 매일 일정한 시간동안 책을 읽어주는 것만큼은 실천하면서 말입니다. 책을 즐겨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되, 강요하지 말 것이며, 대신 아이가 잘하는 것을 아낌없이 칭찬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은 시시때때로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절대로 억지로 바로잡으려만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섣부른 과욕으로 생긴 부정적 독서경험은 참 오래도록 지속됩니다.

책 읽는 그 자체가 아이에게 즐거움이 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시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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