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컴퓨터 자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분해하고 조립하고, 새로운 소프트웨어 설치하고 테스트하고. (그러면서도 게임 프로그램은 설치해본 적이 없습니다. PC에서 게임하는 사람을 이해하기 힘들었으니까요. 말 그대로 ‘시간 죽이기’인데, 이상하게도 PC 앞에서 그런 짓(?)을 하는 걸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지금은….? 이해는 합니다. 다만 저는 흥미가 없을 뿐.)
요즘은 컴퓨터 자체에 대한 관심은 없습니다. 한 번 세팅하고 난 다음에 가급적이면 PC가 오래 버텨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PC 자체에 대한 흥미는 사라졌습니다. 하우PC나 PC사랑 같은 월간지를 본 지도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슬슬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시대에 너무 뒤처지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예전에는 OS가 버전업될 때마다 새로운 기능들에 대한 분석을 하고, 파워유저만이 누릴 수 있는 기능들을 습득하기 위해 공부했습니다. 사무용 프로그램도 숙련공으로 거듭나기 위해 속속들이 기능까지 파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윈도 2000이 나올 때쯤부터인가, 슬슬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OS가 버전업될 때마다 MS의 장삿속이라고 욕만 하면서 느리게 느리게 적응해갔습니다. 사무용 프로그램 버전업되는 건, OS가 버전업되는 것보다 더 싫었습니다. 별로 나아진 것도 없는데, 프로그램만 무거워지고, 가격만 올라가고…
그렇게 몇 년을 지내니 ‘파워유저’라는 말이 저절로 무색해져버렸습니다.
뭐, 어떻습니까. 사실 그래도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제가 어떤 일을 하든지, 아직까지 컴퓨터가 불편한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PC가 제 맘과 따로 논 적도 한번도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까지는 파워유저 축에 낀다고 스스로 위로해봅니다.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아니, 자정이 지났으니 어제) 일을 하는데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가 아는 어느 입시학원에, 인터넷 동영상 학습을 위해 PC를 몇 대 들여놓는데, 선생님 왈, 학생들이 특정 사이트만 접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그냥 프로그래머에게 외주 줘서 적당한 프로그램 하나 만들려고 했었나 봅니다. 저도 그게 맞다고 생각했구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어쩌어찌 혼자서 해결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다른 일 제쳐두고 아침부터 그걸 만들어 볼려고, 녹슨 머리를 굴리고 또 굴려보았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만들었습니다.
기능은 이러해야 했습니다.
1. 학생 PC의 바탕화면의 아이콘을 모두 숨깁니다.
2.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제외한 모든 프로그램의 실행을 허가하지 않습니다.
3.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실행하더라도 특정 사이트에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머리를 떼굴떼굴 굴려본 결과, 핵심은 레지스트리 값들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그럴려면, 레지스트리의 어떤 키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를 자세히 알아야 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도 한계가 있어, 가까운 서점으로 뛰어가 급히 책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평소에 예스24를 애용하지만, 급할 때는 동네 서점이 최곱니다. 그 책이 바로 오늘 소개드릴 《윈도우 파워 유저만 알고 있는 레지스트리 활용 노트》입니다.
비베6을 사용해서 위와 같이 기능하도록 레지스트리를 값을 직접 바꾸는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물론 고수들이 미리 만들어놓은 모듈을 가져다 썼지요^^
이 프로그램은, 변경한 레지스트리를 다시 복원하지 못하도록, 레지스트리를 수정하는 프로그램마저 작동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제대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한 다음, 가볍게 레지스트리를 원상 복구하는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혼자 만들면서 키득키득 웃었습니다. 웹서핑도, 다른 게임도 원천적으로 봉쇄해버린 PC 앞에서 학생들이 황당해할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조금 불쌍한듯도 했지만, 비싼 돈 내고 학원 와서 쓸데없이 웹서핑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서론이 지나치게 장황했습니다.
레지스트리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나와있는 책은 아마 이 책 -《윈도우 파워 유저만 알고 있는 레지스트리 활용 노트》- 이 유일한 듯합니다. 인터넷 서점을 검색해보니 다른 책들도 몇 권 있었는데, 이미 품절되었거나, 이 책만큼 활용도가 높지 못한 듯했습니다.
제 목 : 윈도우 파워 유저만 알고 있는 레지스트리 활용 노트
시리즈 : 무작정 따라하기 64
지은이 : 이순원
펴낸곳 : 길벗 (초판 출간일 2002.11.11)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윈도우 파워 유저’를 위한 책입니다. 제 생각에도 레지스트리에 대해 자세히 모르고서는 윈도우 파워 유저라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PC 돌아가는 속도가 느려진다거나, 원하지 않는 사이트에 자꾸 접속된다거나, 치명적인 윈도우 오류가 난다면, 그건 십중팔구 레지스트리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니까요.
이를 해결하고 대비하기 위해, 저자는 레지스트리에 대한 개념부터 속속들이 활용하는 것까지 매우 자세하고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regedit 라는 명령어를 모르는 분, 알기는 알지만 겁나서 바라보기만 하는 분. 그런 분들께 이 책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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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제가 생각하는 파워 유저는, 그냥 프로그램만 잘 사용하는 사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소프트웨어 자체에 대해 파고드는 것은 파워 유저가 아니라 오히려 분석가나 개발자의 몫입니다. 파워 유저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