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우먼 성공 전략 100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읽고 싶었으나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읽다가 잠시 중단하고, 샐리 호그셰드의 <커리어우먼 성공전략 100>을 읽었습니다. 본문 내용이 그리 많지 않아 금방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제   목 : 커리어우먼 성공 전략 100
   원   제 : RADICAL CAREERING
   지은이 : 샐리 호그셰드(Sally Hogshead) / 김은지 옮김
   펴낸곳 : 김영사 / 2007.7.23 초판 인쇄, 초판 1쇄 읽음 / ₩10,000


이 책, 참 예쁩니다. 처음 어떤 이가 이 책이 참 이쁘다고 말했을 때, 저는 그것이 껍데기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장식이 요란한 이유는 내용이 볼품없기 때문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선입견이었습니다. 이 책, 참 예쁩니다. 껍데기도 예쁘지만, 무엇보다 솔직합니다. 미사여구를 동원해 돌려서 얘기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인정할 만한 이야기를 그저 솔직하게, 그러나 강렬하게 말합니다. 그래서 어떤 페이지의 본문은 달랑 한 줄밖에 없습니다.

79장 장애물을 발견했다면 당장 처리하라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이것이 제목과 본문 전문입니다.
달리 대꾸할 말이 필요없을 법한 말들만 합니다. 그래도 대꾸하고 싶다면,

“누가 모르나? 실천이 잘 안 되니까 그러지!”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말을 할 사람이라면 이 책을 굳이 볼 필요가 없습니다. 돈 만원이 아깝습니다. 옳은 말을 해도 실천하지 못하겠다는데, 그런 사람에게 해줄 말이 사실 없습니다. 어린 아이도 아닌, 자신의 인생과, 나아가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가장들이라면 말입니다.

제11장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몸무게가 362킬로그램이나 되는,
세상에서 가장 뚱뚱한 남자가 있었다.
의사는 살을 빼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하다고 그에게 경고했다.
그러나 그는 의사의 말을 듣지 않았다. 얼마 후, 그는 죽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피아노 케이스에 담겨.


어리석음이란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행동을 앞으로도 똑같이 하면서, 그 상태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자기 기만이다.
– 고든 리빙스턴

이 책은 커리어리스트를 위한 책입니다. 커리어(CAREER)는 직업(JOB)입니다. 그러나 그 이상입니다. 우리는 동시에 여러 직업을 가질 수 있고, 원한다면 여러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활동이 모여 자신만의 커리어를 구성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말합니다.

    당신은 언제든지 직장에서 해고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커리어에서 해고될 수는 없다.

말이 짧지만 그 뜻하는 바를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이 책의 최대의 미덕은 ‘단순함’입니다. 이론서가 아니라 ‘매뉴얼’입니다. 보고 이해했으면, 따라하면 됩니다. 그래서 이 책에는 의레 모든 책의 앞머리를 장식하는 ‘머리말’이 없습니다. 그 자리에 ‘이 책의 사용법 – 매뉴얼’이 있습니다.

책 편집도 재미있습니다. 마치 잡지나 웹 페이지를 보는 듯합니다. 내셔널 애드버타이징 어워즈에서 이노베이션 부문을 거머쥔 저자의 광고쟁이 경력이 한몫을 한 것 같습니다. 본문 내용이 마치 광고 카피와 같고, 사용된 그림 또한 예사롭지 않은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멋진 광고 문구라도 삶을 변화시킬 감동이 없다면 한낱 문자의 나열에 불과합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촌철의 지혜를 담은 격언이라도 나와 무관하다 생각되면 낡은 잔소리에 불과합니다. 이론을 담은 책이 아니라 실천을 강조한 책이라면, 저자의 삶을 훔쳐볼 수밖에 없습니다. 행동과 말이 일치할 때 그 말은 진실이 되고 힘이 됩니다.

창업을 한 다음날 9.11 테러가 발생한 불운한 CEO, 비즈니스 시장이 마비되어 죽도록 일했지만 패배감과 절망감만 맛본 고통스런 가장(그녀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갑자기 찾아든 쌍둥이 임신이라는 기쁨도 잠시, 한 아이를 잃게 되는 슬픈 어머니, 그런 그녀가 뱃속의 아기 발길질을 느끼며 필사적으로 써내려간 젊은날의 자서전이 바로 이 책입니다. 짧지만 그 속에 힘이 느껴지는 이유입니다.

이 책의 원제는 RADICAL CAREERING입니다. 남녀를 구분하는 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번역판의 제목은 <커리어우먼 성공전략 100>입니다. 저자가 여자이고, 또 무엇보다 책 모양이 여성잡지를 연상시켜서 붙인 이름 같습니다만 굳이 남녀를 구분하여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본문 중에 ‘여성을 위한’이라는 말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이 책, 천천히 읽어도 세 시간이면 다 읽습니다. 그러나 하루 한 가지씩만, 그 페이지만 찢어 씹어먹든, 아니면 포스트잇에 써서 책상 앞에 붙여놓고 다짐을 한다면 100일이 즐거워집니다. 그리고 100일 후, 강렬함의 시대를 멋지게 살아나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공 본능이 있으나 지쳐있는 분, 오로지 퇴근 시간만 기다려지는 분 또는 다른 사람들 눈을 의식해서 일부러 퇴근 시간 지나도록 자리에 앉아있는 분, 또는 이런 사람을 친구로 두고 있는 분들께 이 책을 권해드립니다. 단, 30cm 곧은 자도 휘게 보이고, 남이 하는 말이라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않는 아수라증후군*의 사람들에게는 효과가 별로 없습니다.

아수라증후군 : 아수라는 싸우기를 좋아하는 귀신입니다. 항상 제석천과 싸웁니다. 그래서 항상 싸움이 그치지 않는 세계, 교만심과 시기심이 많은 사람이 죽어서 간다는 지옥을 아수라계라고 합니다. 그런 아수라와 비슷한 마음가짐으로 점철된 사람을 일컫기 위해, 방금 급조한 단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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