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5] 공부에 욕심이 없고 수동적인 아이

안녕하세요…

초등 5학년 딸을 둔 주부입니다…제가 직장맘이라 어릴때부터 아이를 학원으로 많이 돌렸습니다. 지금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영어와 수학만 다니고 있는데요..공부에 대한 욕심도 있고 스스로 하려고 하는 생각도 있는데 아이가 행동으로는 굉장히 힘들어합니다…특히 영어공부를 할때는 학원숙제만 겨우겨우 끝내는 수준이구요,

영어단어 외우기를 귀찮아 합니다.. 스토리북을 읽을때도 모르는 단어나 수거나 나와도 찾아보기 보다는 그냥 넘어가는 수준이구요, 모르면 물어봐야 하는데 그냥 넘어갔다가 어느순간에 모르는 것들이 한꺼번에 터지는 스타일 입니다..

수학같은 경우도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대충읽어보고 그냥 대충푸는 습관이 들어서 생각하는 것을 어려워 하구요 개념부분을 이해하고 넘어가라고 알려주워도 대충 보고는 다 이해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험을 보면 4학년부터 70점대를 받고 있어서 걱정됩니다.. 잘못된 습관을 고쳐줄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스스로 찾아서 하기보다는 일러준것만 하려고 하는 아이의 습관을 좀더 긍정적으로 학습하고 배우는 기쁨이 즐거운것이라고 알려줄 방법은 없을까요…

이러다 보니 부모로서 자꾸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참견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아이도 부모가 하는 말들 자체를 그냥 잔소리로 듣고 스트레스를 받더라구요…

좋은 말씀과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죄송한 말씀을 미리 드려야겠네요. 현재의 질문 내용에 대해 글로써 답변을 드리는 데 한계가 있음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만약 가능하다면 <한 번 익혀 평생 가는 초등 공부 습관> 강연회에 꼭 참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질문하신 내용을 거의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위 질문에 나타난 아이의 특징을 다시 정리하겠습니다.

1. 공부에 대한 욕심이 있고 스스로 하려는 생각도 있지만, 하기 힘들어 한다.
2. 영어공부는 학원숙제만 겨우 끝내는 수준이다. 모르는 것이 나와도 그냥 넘어간다.
3. 수학 문제를 풀 때도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대충 풀고 만다.
4. 수학 개념 이해를 하라고 알려줘도 대충 보고 다했다고 한다.
5. 스스로 찾아서 하지 않고 일러준 것만 하려고 한다.
6. 아이에게 학습하고 배우는 기쁨을 알려줄 방법을 알고 싶다.

1~5의 현상이 나타난 근본적인 이유는 ‘공부의 재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공부에 대한 욕심이 있다는 것은, 결국 시험 성적을 잘받고 싶다는 말이지 공부 자체가 즐거워서 하고 싶다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다시 말해, 시험성적은 잘받고 싶은데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말로 바꿀 수 있겠네요.

같은 말이 되풀이되지만, 노력을 하지 않는 이유 역시 공부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공부한 후의 성취감을 반복적으로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성적을 잘받기 위해 공부하고 싶지만 공부가 재미없으니 하기 힘들어 합니다. 성적은 잘받고 싶지만 영어 공부의 즐거움을 모르니 스스로 할 리 만무하고, 수학 문제를 풀 때의 쾌감을 느끼지 못하니까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답을 보고 그냥 빨리 풀고싶은 마음뿐일 것입니다.

원인은 ‘공부의 재미,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며, 이렇게 된 까닭은 아무도 공부의 재미를 느끼게하는 학습 지도를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학원은 당장의 성적에 혈안이 되어있을 테고(그렇지 않으면 학원을 끊으니까요), 엄마는 스스로 공부하지 않는 딸이 못마땅하기만 하고…

수학은 개념이 중요하니까 꼭 이해하고 넘어가라고 해도 그냥 지나치는 이유는 그럴 마음의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는 부모든 누구든 옆에서 도와줘야 합니다. 어떤 식으로 개념을 익히고, 그렇게 익힌 개념으로 문제를 풀면 왠만큼 풀리고, 그렇게 개념을 익혀 응용하는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을 느껴야, 그제서야 스스로 개념을 익힐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렇게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공부가 늘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맞습니다. 공부하는 과정은 늘 재미있는 것은 아닙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산에 오르는 것이 힘들고, 마라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마라톤 하는 동안은 죽을 맛입니다.

그러나 산 정상에 자주 올라가본 사람만이 산을 오르는 동안의 힘듦을 참을 수 있고, 마라톤을 하며 자주 쾌감을 느껴본 사람만이 그 순간의 고통을 참을 수 있습니다. 공부도 그러합니다. 수학 문제를 풀며 느끼는 쾌감, 영어를 공부하며 느끼는 지적 만족감, 그렇게 공부한 후에 성적으로 연결되는 성취감을 반복적으로 느껴야 동기부여가 됩니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들 때까지 부모가 절대적으로 밀어주고 격려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이 없이 말로만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초등학교 시기의 아이들은 오로지 ‘재미’로 모든 것을 판단합니다. 재미있으면 하고, 재미없으면 안합니다. 공부하는 즐거움을 가르쳐줄 방법은, 공부하는 즐거움을 느끼도록 옆에서 봐줘야 한다는 겁니다.

문제집을 풀다가 틀린 문제가 나오면 “이거 왜 틀렸지?”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거야. 이게 약한 부분이구나”라고 말하고, 틀린 문제를 아이가 다시 맞히면 아낌 없이 칭찬하고, 결과가 좋으면 좋은 대로 아이의 마음을 격려하고, 나쁘면 나쁜 대로 위로하여,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더 할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제가 드리는 말씀이 모두 이상적이며 비현실적으로 들릴 수 있으나, 이미 경험하셨다시피, 이러한 방법 외에는 결코 아이를 스스로 공부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상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엄마의 말 몇 마디와 공부 계획을 약간 수정하는 정도로 고학년 아이의 습관을 다시 잡기는 참 힘이 듭니다. 직장맘이라 비록 어려우시겠지만, 꼭 강연회에 오시어, 공부습관을 어떻게 잡아야하는 것인지,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대해야하는지, 그 원칙과 방법을 익혀 가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늦었더라도 지름길로 갈 방법은 없습니다. 그리고 단언컨데, 지금 결코 늦지 않았습니다. 남은 2년의 공부 경험이, 우리 아이가 중고등학교에서 스스로 공부할 때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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