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에도 몇 번 질문 올렸는데 그때마다 좋은 답변 감사 드립니다.
공습시리즈로 공부습관을 다지고자 노력한지 3개월 정도 되었네요.
저희 아이는 초등3학년 남아입니다.
저희 아이 하루 패턴을 보면 이렇습니다.
1. 하교 후 2시 30분 정도 집에도착, 잠시 휴식 . 한자 학습지
2. 3시 20분 피아노 학원
3. 4시 40분 태권도 학원
4. 6시 집에도착 – 독해력, 어휘력, 공습수학b, 공습수학c, 공습수학d, 문장제(40분 정도 소요) : 문제집 권수만 많지 하루 풀어야 할 분량은 많지 않아 아이가 지루해 하거나 힘들어 하지 않습니다.
5. 7시 30분 저녁
6. 8시 – 4번 문항 저와 함께 채점 및 검토, 공습예습복습 – 다음날 공부 분량 적기
하고나면 9시 30분 정도 됩니다.
이렇습니다. 언뜻 보기엔 잘 짜여져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문제집의 단계가 지금 거의 다 지금 학년보단 낮은 단계예요. 독해력, 어휘력은 그렇다 치더라도 수학이 좀 걸려서요.
수학같은 경우 이미지계산법을 체계적으로 하기위해 A부터 진도를 나갔습니다. 지금은 B단계를 나가고 있고요. 받아올림, 받아내림이 있는 두자리수요..
제가 봤을때 공습시리즈는 비교적 잘 하고 있습니다. 재미있어 하구요.
그런데 문제는 교과 학습입니다. 이렇게 하다보니 교과학습의 복습을 잘 못하고 있어 고민입니다.
아이가 교과학습을 잘 못 따라갈때는 수학만이라도 공부방을 보내야 하나 하며 마음이 또 흔들리기도 하구요.. 제가 직장맘이라 집에는 7시 넘어서 오거든요..
그리고 피아노, 태권도 학원을 끊을 수 없는 게 아이가 너무 다니고 싶어합니다. 피아노 학원을 그만 두자고 했더니 울면서 까지 다니고 싶다고 했구요.. 그렇다고 피아노 실력이 뛰어 난건 아닌데 음악을 좋아합니다. 태권도 학원도 그렇구요.
교과 학습을 잘 못 따라가는거 같아 제가 조바심이 나는데 선생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토요일, 일요일에 교과학습을 심도있게 복습해 볼까 생각도 해 봤는데 토, 일요일은 이런 저런 행사도 있고 해서 어렵더라구요..
선생님 한가지 더 문의 드릴게요.
저희 집에 아직 인터넷 설치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장맘이고 아이또한 외동이라 제가 없는 시간에 통제가 안되서 아이와 합의 하에 인터넷을 끊었습니다.
1학년때 제가 직장간 사이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게임하고 그래서요..
게임을 하고 나면 벌써 아이의 눈빛이 틀려지고 행동도 불안하게 보이고 들떠있거든요. 아이 아빠는 자꾸 인터넷을 달아주자고 하는데 어찌 해야 할까요?
전 될 수 있는 한 버틸때까지 버텨보고 싶은데요..
집에서는 티비도 평일엔 거의 안 봅니다. 습관을 그렇게 들이다 보니 아이도 평일엔 티비를 안보는 날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정말 좋아하는 프로가 한 두개 있는데 공부가 늦어지면 녹화해서 주말에 보구요.. 아이랑 얘기된 사항이구요..
인터넷 끊은 것도 아이 스스로도 자기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 걸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제가 아이를 너무 숨이 막히게 하나요?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제목 보고 매우 심각하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심각하지는 않네요^^
현재 재승 어머니께서 고민하는 것은 대부분의 엄마들의 고민입니다. ‘선택’의 문제인 거죠. 시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해야할 것들은 많고…. 여기서 누구든 ‘선택’을 해야 합니다. 선택은 곧 무언가를 버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일단 현재 하루 일과표를 보면 초등 3학년 남자 아이에게 큰 부담이 없는 정도입니다. 순수 공부양으로 따지면 약 2시간 정도 될 것 같네요.
거기에 아이가 좋아해서 배우는 피아노와 태권도가 있어 아이의 공부 부담을 한결 덜어주고 있습니다.
이제 하나씩 해결해 보죠.
1. 교과 학습에 대한 불안 – ‘선택’의 문제
위 계획표를 보면 확실히 교과학습에 대한 복습이 약합니다. 그러나 어머니께서 기초부터 탄탄하게 해나가자는 취지에서 독해력, 어휘력, 기초 연산 능력, 한자 등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부득이하게 보입니다.
그러나 조금 욕심을 내자면 평일 30분 또는 주말 약 2시간 정도의 교과복습 시간을 가지는 게 어떨까 합니다. 가능하다면 말입니다. 아이가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고, 그건 아이가 부담 없이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부분은 순전히 엄마의 역할이죠.
평일 매일 30분 시간 할당이 어렵다면, 월-수-금 이라도 시간을 할당하는 게 어떨까 합니다. 그것도 안 된다면 주말에 약 2시간 정도 할당하여 복습할 시간을 마련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수학책을 훑어보고, 문제집으로 범위 내의 문제를 풀어보는 정도입니다. 이렇게 해야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대비가 수월해집니다.
제가 보기에 아무리 주말에 행사가 많다고 하더라도, 이틀을 합쳐 2시간 정도의 시간은 낼 수 있을 듯합니다. 위 시간표로 보았을 때 공부방에 보낼 시간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가급적 집에서 해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만약 이렇게 시도해보았는데, 아이가 너무 힘들어하고 공부에 대한 경험이 점차 부정적으로 변한다는 느낌이 들면, 그만둬야죠.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것은 ‘선택’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런 선택을 했을 때는 버린 것을 아까워하지 마시고, 선택한 것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 시기에는 기초가 훨씬 중요해, 그리고 아이에게 공부에 대한 부담을 3학년때까지는 지우고 싶지 않아, 이런 식으로 말이죠.
2. 인터넷에 대해 – 저라도 그러했을 것
아이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스스로 통제하는 능력이 안 될 것 같아 인터넷을 끊었다고 했는데, 그 같은 상황이었다면 아마 저라도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이미 인터넷 게임에 맛을 너무 들여 끊기가 어렵다면, 그때는 서로 협의하여 관리 통제하도록 해나가면 됩니다. 그러나 인터넷을 끊었다고 해서 현재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아, 굳이 지금 인터넷이라는 ‘선물’을 아이에게 줄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어머니께서 굳이 마음의 부담을 느끼실 필요도 없습니다. 이 시기 아이에게 인터넷을 해주게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에 대한 답은 없습니다. 그건 부모의 교육 가치관에 따라 달라집니다. 초등학교 내내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부모도 있습니다. 물론 아이와의 관계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인터넷이나 게임 말고도 아이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재승이는 피아노와 태권도 배우기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스스로 원해서 하는 것으로 아이가 능동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취미활동입니다. 아마 이러한 것이 현재 인터넷 게임을 하지 않아도 아이가 하루를 별 스트레스 없이 보내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 생각합니다.
3. 결론 – 고통은 그것을 ‘느끼는’ 사람의 몫
공부의 양이나 게임 인터넷 사용 여부 등으로 아이를 제대로 지도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아이는 공부양이 많아도 별 어려움을 못 느끼는 반면 어떤 아이는 공부양이 별볼일 없음에도 매우 힘들어 합니다.
어떤 아이는 인터넷 없이도 아무 문제가 없는 반면, 어떤 아이는 그것을 못하면 극도의 반항과 불안함을 표시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엄마와 아이의 ‘관계’입니다. 아이의 마음을 평상시에 잘 읽어주고, 엄마의 마음을 잘 표현할 줄 알 때, 엄마의 염려만큼 아이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제 딸만 하더라도 밤 9시가 넘어 공부하려면 피곤하여 하품을 합니다. 그러나 그 순간, ‘공부가 재밌니?’라고 물으면, ‘응 재미있어’라고 합니다. 하품을 하면서도 말입니다. 지금 비록 하품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때문에 공부 자체가 재미없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고통은 현상 그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어떠게 ‘느끼느냐’의 문제입니다. 이 원리만 잘 이해하신다면 아이와의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나가실 수 있을 겁니다.
힘 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