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 아이의 마음을 알고 싶어요

초1 아들 둔 전업주부입니다.

하교후(14:00)에는 친구들과 거의 18:00까지 놉니다. 아니면 집에서놀기도 하구요.
저녁을 먹고 TV한가지보고 그날 과제를 합니다.(20:00)

– 학습지영어교재. 단어쓰기. 한자. 국어. 수학. 계란판수학. 일기쓰기. 내가만든 구구단표. 속담찾기 중에서 매일 약 3가지를 제가 팻말딱지를 만들어서 수행전에 걸어놓으면 그것을 마치고 과제수행후로 딱지를 옮기는 것으로 마칩니다. 그리고. 컴 1시간 합니다. 21:30시 취침전까지 모든 과제가 수행후로 옮겨집니다.
(거의 제가 하라는 말을 하지않는 상황에서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합니다.)

이상은 아들의 학습상황이구요..
다른 문제는 생활하면서 거의 저의 허락이나. 승낙을 받아서 시도를 하는 편이구요. 가끔 엄마때문에..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그리고 안전하지않으면 시도나, 모험을 꺼리는 것도 같습니다.
남 앞에서 돋보이고 싶지않고, 주목받는 사람이 되기도 싫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책에서 울보얘기가 나오면 ‘그게 나란말이네’ 라는 말을 합니다.
(눈물이 많은 아이가 싫어서 나무라는데도 눈물흘리는 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해낸 과제나 얘기에 대해서 크게 반응해주지않거나 무심하게 말하면 ‘엄마가 기쁘지 않나보네’라는 말도 씁니다.

이런일들이 모두 저(엄마)의 문제일까요? 학습상황때문일까요?
많은 간접경험을 하고도. 매순간 ‘ 너의 기분이 어떤지 말해줄래’ 라는 말이 어쩜 입밖으로 나와지지 않을까요? ” 네가 그렇게 하면…~ 해서 별루야. 좋지않아 ”

그런 말이 자꾸 나와버립니다.. 선생님 어쩌면 좋을까요?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지금 상담하는 아이가 아마 첫 애인가 봅니다. 고민이 많을 겁니다. 그리고 가끔 죄책감도 들구요. 내가 이렇게 키워도 되는 건지…

부모 역할 제대로 하는 방법은 세상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낯설고 힘들 것입니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러한 마음이라면 조금은 위로가 될까요?

이제 찬찬히 하나씩 살펴보죠.

아이의 일과부터 보자면, 하교 후 저녁 때까지 실컷 놉니다. 대도시 지역 아이에 비해 바깥 놀이 시간이 많은데, 좋은 거죠.

그 후 집으로 돌아와 세 가지 과제를 수행하고 나면 8시 30분 정도 되는 것 같네요. 그 사이에 저녁 식사도 할 테고. 이 정도면 공부량이 많은 편이 아닙니다. 보통 아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정도일 겁니다.

그런데 저녁에 매일같이 1시간씩 컴퓨터를 한다는데, 이건 좀 이해가 안 됩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매일 1시간씩 컴퓨터로 무얼 할까 궁금합니다. 일단 ‘학습’에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공부를 목적으로 컴퓨터를 하기 보다, 공부 다 하고 난 다음에 노는 용도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물론 야외 놀이 시간이 충분하여 컴퓨터 중독으로 인한 폐해는 없을지 모르나, 습관적으로 매일 컴퓨터를 한 시간씩 한다는 건 권장할 만한 것이 못됩니다. 가능하면 차차 사용 시간을 줄여나가길 권합니다.

여기까지 보자면 아이의 일상에서 아주 큰 문제는 없습니다.
문제는 엄마의 기대와 아이의 실제 행동 사이의 차이에 있습니다.

아이의 성격은 이러합니다.
잘 울고, 매사에 엄마의 허락을 얻으려 하고, 어떤 행위 후에 엄마의 평가를 받으려 하고, 과장된 칭찬이 없으면 평가 결과가 좋지 않다고 단정합니다.

반면 엄마가 바라는 아이의 모습은 이러합니다.
작은 일에는 쉽게 울지 않고, 엄마의 허락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전적인 모습을 보이며, 과장된 칭찬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어떤 행위를 스스로 해내는 아이가 되길 바랍니다.

무언가를 기대했을 때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으면 누구나 좌절감을 느낍니다. 그 좌절감의 표현이 바로 ‘화’입니다. 따라서 이런 일상이 반복되다가 보면 엄마는 화가 나기도 하고, 죄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엄마는 평소에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울면 ‘그런 일로 왜 울어?’ 하며 야단을 치고, 어떤 일에는 과장된 몸짓으로 칭찬을 하지만 또 어떤 일에는 무덤덤하게 흘려버리고, 늘 평가 결과에 반응을 하다가 가끔 반응하지 않을 때도 있고,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으려는 아이를 볼 때마다 ‘내가 아이를 저렇게 만들었나’하는 자책감이 듭니다. 맞나요?

해결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러나 실천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엄마가 바라는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를 명확하게 글로 정리합니다. 쓰세요! 쓰지 않으면 실천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나는 어떤 아이로 키우겠다, 그걸 써야 합니다. 있나요? 대개 없을 겁니다. 그저 단편적으로 바라기만 할 뿐, 내가 진정으로 어떤 아이를 원하는지 확고한 원칙이나 확신이 없습니다. 그걸 먼저 쓰세요. 그래야 실천할 수 있습니다.

단, 이때 ‘기대’는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즉 ‘잘 울지 않는 아이’였으면 좋겠다는 것은 이루어지기 힘들 수 있습니다. 아이의 심성이 곱고 마음이 여려서인데, 이것을 어떻게 쉽게 바꾸겠습니까. 받아들일 것과 노력해서 바꿔야할 것을 정확하게 구분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나의 교육 철학’을 썼다면, 이제 실천할 방법을 써보세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실천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매일 완벽하게 실천하기는 힘들겠죠. 그렇게 노력하는 과정이 곧 좋은 엄마가 되는 과정입니다. 어차피 자녀교육은 자기수양의 과정이니까요.

원칙만 써도, 반은 해결된 것입니다. 나머지는 매일 실천하는 방법의 문제인데, 도전적인 아이로 키우려면 ‘학습목표성향’의 아이로 키우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보세요. 여기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제가 하는 <한 번 익혀 평생 가는 초등 공부 습관> 강연 때 자세히 다룹니다. 글로 설명하기 어려우니 어렵더라도 강연회에 꼭 참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직접 듣고 실천 방법을 알아내시기 바랍니다.

과장된 칭찬을 하지 않아도 어떤 행위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아이로 키우는 것도 결국은 같은 원리입니다. 자신감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남을 이겨서 생긴 자신감은 남에게 지는 순간 사라집니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은, 자기 스스로 해냈다는 생각이 들 때 비로소 생기는 것입니다. 평상시 부모의 언어습관과 칭찬습관, 학습지도 방법에 따라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자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의 강연 내용을 책으로 엮는 작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언제 완성될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책이 있다면, 어느 부분을 읽어보라고 말씀 드리면 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강연장에서 직접 듣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 원하는 답변을 완성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글로 쓰는 데는 한계가 있네요. 강연장에서 꼭 뵙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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