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학습 중에 “모르겠다”고만 하는 아이

저희 아이에게 이상한 버릇이 있어서요..
학습지 수업을 할때나..
저랑 공부를 할때나..
뻔히 다 아는 숫자와 글자임에도 불구하고..
이게 모얌?? 물으면..
자동적으로.. 모르겠어요…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처음엔 그러다가 바로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모르겠다고 계속 그래요..
그래서 제가 좀 엄하게 이야기를 하면..
그때서야 제대로 이야기를 하구요..
안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그래요..
점점 크면서 반항하는것도 아니고.. 왜그럴까요??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지금 상담하는 아이가 아마 첫 애인가 봅니다. 고민이 많을 겁니다. 그리고 가끔 죄책감도 들구요. 내가 이렇게 키워도 되는 건지…

부모 역할 제대로 하는 방법은 세상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낯설고 힘들 것입니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엄마들이 그러한 마음이라면 조금은 위로가 될까요?

이제 찬찬히 하나씩 살펴보죠.

아이의 일과부터 보자면, 하교 후 저녁 때까지 실컷 놉니다. 대도시 지역 아이에 비해 바깥 놀이 시간이 많은데, 좋은 거죠.

그 후 집으로 돌아와 세 가지 과제를 수행하고 나면 8시 30분 정도 되는 것 같네요. 그 사이에 저녁 식사도 할 테고. 이 정도면 공부량이 많은 편이 아닙니다. 보통 아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정도일 겁니다.

그런데 저녁에 매일같이 1시간씩 컴퓨터를 한다는데, 이건 좀 이해가 안 됩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매일 1시간씩 컴퓨터로 무얼 할까 궁금합니다. 일단 ‘학습’에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공부를 목적으로 컴퓨터를 하기 보다, 공부 다 하고 난 다음에 노는 용도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물론 야외 놀이 시간이 충분하여 컴퓨터 중독으로 인한 폐해는 없을지 모르나, 습관적으로 매일 컴퓨터를 한 시간씩 한다는 건 권장할 만한 것이 못됩니다. 가능하면 차차 사용 시간을 줄여나가길 권합니다.

여기까지 보자면 아이의 일상에서 아주 큰 문제는 없습니다.
문제는 엄마의 기대와 아이의 실제 행동 사이의 차이에 있습니다.

아이의 성격은 이러합니다.
잘 울고, 매사에 엄마의 허락을 얻으려 하고, 어떤 행위 후에 엄마의 평가를 받으려 하고, 과장된 칭찬이 없으면 평가 결과가 좋지 않다고 단정합니다.

반면 엄마가 바라는 아이의 모습은 이러합니다.
작은 일에는 쉽게 울지 않고, 엄마의 허락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전적인 모습을 보이며, 과장된 칭찬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어떤 행위를 스스로 해내는 아이가 되길 바랍니다.

무언가를 기대했을 때 기대만큼 이루어지지 않으면 누구나 좌절감을 느낍니다. 그 좌절감의 표현이 바로 ‘화’입니다. 따라서 이런 일상이 반복되다가 보면 엄마는 화가 나기도 하고, 죄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엄마는 평소에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울면 ‘그런 일로 왜 울어?’ 하며 야단을 치고, 어떤 일에는 과장된 몸짓으로 칭찬을 하지만 또 어떤 일에는 무덤덤하게 흘려버리고, 늘 평가 결과에 반응을 하다가 가끔 반응하지 않을 때도 있고,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으려는 아이를 볼 때마다 ‘내가 아이를 저렇게 만들었나’하는 자책감이 듭니다. 맞나요?

해결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러나 실천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엄마가 바라는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를 명확하게 글로 정리합니다. 쓰세요! 쓰지 않으면 실천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나는 어떤 아이로 키우겠다, 그걸 써야 합니다. 있나요? 대개 없을 겁니다. 그저 단편적으로 바라기만 할 뿐, 내가 진정으로 어떤 아이를 원하는지 확고한 원칙이나 확신이 없습니다. 그걸 먼저 쓰세요. 그래야 실천할 수 있습니다.

단, 이때 ‘기대’는 노력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어야 합니다. 즉 ‘잘 울지 않는 아이’였으면 좋겠다는 것은 이루어지기 힘들 수 있습니다. 아이의 심성이 곱고 마음이 여려서인데, 이것을 어떻게 쉽게 바꾸겠습니까. 받아들일 것과 노력해서 바꿔야할 것을 정확하게 구분하셔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나의 교육 철학’을 썼다면, 이제 실천할 방법을 써보세요.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실천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매일 완벽하게 실천하기는 힘들겠죠. 그렇게 노력하는 과정이 곧 좋은 엄마가 되는 과정입니다. 어차피 자녀교육은 자기수양의 과정이니까요.

원칙만 써도, 반은 해결된 것입니다. 나머지는 매일 실천하는 방법의 문제인데, 도전적인 아이로 키우려면 ‘학습목표성향’의 아이로 키우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보세요. 여기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제가 하는 <한 번 익혀 평생 가는 초등 공부 습관> 강연 때 자세히 다룹니다. 글로 설명하기 어려우니 어렵더라도 강연회에 꼭 참석해 보시기 바랍니다. 직접 듣고 실천 방법을 알아내시기 바랍니다.

과장된 칭찬을 하지 않아도 어떤 행위 그 자체에 의미를 두는 아이로 키우는 것도 결국은 같은 원리입니다. 자신감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남을 이겨서 생긴 자신감은 남에게 지는 순간 사라집니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은, 자기 스스로 해냈다는 생각이 들 때 비로소 생기는 것입니다. 평상시 부모의 언어습관과 칭찬습관, 학습지도 방법에 따라 자존감이 높은 아이로 자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현재의 강연 내용을 책으로 엮는 작업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언제 완성될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책이 있다면, 어느 부분을 읽어보라고 말씀 드리면 되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강연장에서 직접 듣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 원하는 답변을 완성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글로 쓰는 데는 한계가 있네요. 강연장에서 꼭 뵙기를 바랍니다.
아이의 나이를 밝히지 않아서 정확하게 말씀 드릴 수 없으나, 대략 6세 전후로 짐작됩니다.

위 글에 나타난 정황만 봐서는 정말 알면서 모른다고 습관적으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없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러나 아이가 자동적으로 모른다고 말한다면 통상적으로 다음 세 가지 표현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1. 공부하기 싫다는 표현

일단 대답하기 싫은 겁니다. 그 공부가 싫은 겁니다. 그런데 대놓고 하기 싫다는 말은 못하고, 모르겠다는 말로 둘러서 표현하는 겁니다.

2. 엄마의 관심을 좀 더 받으려는 의도

일단 엄마가 반응을 하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모른다고 하면 한 번 더 물어봐주고, 모른다고 계속하면 엄마가 화까지 내는 모습이 오히려 재미있습니다. 대화의 중심에 자기가 있다고 확신을 하는 거죠.

3. 헷갈리니까, 자신이 없으니까 일단 모른다고 한다

이런 경우도 있지만 질문 내용으로 보자면 이럴 가능성은 없어 보이네요.

아이가 습관적으로 모른다고 해도 야단은 치지 마세요. “너 일부러 그러면 안 돼” 또는 “진짜 모르는 거야, 알면서 거짓말 하는 거야?” “그걸 왜 몰라?” 이렇게 말하지 마세요. 엄마가 아이를 못 믿는다는 말이나 같은 거니까요.

대신 이렇게 말해보세요.
“아, 잘 생각이 나지 않는 모양이구나” – 현재 아이의 마음을 읽고 표현하기
“엄마는 네가 조금 더 고민하면 알 수도 있을 것 같은데” – 엄마의 생각을 그대로 표현
“좀 더 고민해 볼까?” – 그래도 약 1분간 대답이 없으면
“아, 생각이 안 나나 보구나.” 하면서 엄마가 말을 하면 됩니다.

하기 싫다는 아이에게 억지로 대답을 강요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공부하기 싫다는 표현이라면 더더욱 이런 식으로 부담스럽지 않게, 강요하지 않으며 해결해야 합니다.

만약 아이가 엄마의 관심을 받기 위해 일부러 그런 것이라면, 아이와 대화를 해야 합니다. “엄마는 네가 알고 있는 거라면 빨리 대답해 주기를 바래. 그래야 이거 끝나고 엄마랑 재밌게 더 놀 수 있지 않겠어?”

물론 이 약속은 지켜야 합니다. 엄마가 학습지 공부를 할 때만 유독 가까이 있어서 그런 거라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늘려야 합니다.

아이의 나이, 평상시 엄마와 아이의 유대관계 정도 등 다른 정보가 없어서 답변을 드리는 데 한계가 있네요.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가급적 자녀와 부모의 평상시 생활이나 학습 지도 방식 등을 미리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더욱 상세하게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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