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05] 더욱 그럴 듯하게

손가락으로 괘 모양을 만들고, “지천이니 태괘로구나.”하고 읊을 수 있다면 돌팔이 역술가 흉내는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좀 더 그럴 듯하게 보이게 해보겠습니다. 괘를 그릴 때 양효(一)와 음효(–)를 숫자 9와 6으로 바꿔 쓰면 됩니다. 물론 한자로 써야겠지요. 양효(一) 대신에 九를, 음효(–) 대신에 六을 쓰면 됩니다. 역술가들이 종이 위에다 숫자 九와 六을 어지럽게 쓰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지천태|地天泰|괘 설명 중에 “초구|初九| 띠풀을 뽑으니 얽혀있다. 무리를 지어 가면 길하다.”에서 초구|初九|의 九가 바로 양효(一)라는 뜻입니다. 처음 동전으로 괘를 그릴 때, 아래에서 위로 효를 차례대로 그린다고 했죠. 맨 아래, 즉 맨 처음 효가 양이라는 뜻으로 ‘초구|初九|’라고 쓴 것입니다. “구이|九二| 거친 것을 포용하고, 홀몸으로 강을 건너는 사람을 쓰며, 멀리하거나 버리지 아니하며, 붕당이 없으면 중도를 행하는 데 짝을 얻는다.”에서 구이|九二|의 九도 양효(一)를 나타냅니다. 양효가 두 번째에 있다는 뜻입니다.

왼쪽 그림을 보면서 종합하겠습니다.
64괘 중에서 태|泰|괘의 위쪽(상괘)은 지|地|를 뜻하는 곤|坤|괘가 있습니다. 아래쪽(하괘)은 천|天|을 뜻하는 건|乾|괘가 있습니다. 이를 일러 지천태|地天泰|괘라고 합니다.

이 괘를 다시 밑에서 차례대로 보면, 양 → 양 → 양 → 음 → 음 → 음의 순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한자로 쓰면 九 → 九 → 九 → 六 → 六 → 六 순입니다. 처음의 효는 맨 처음이라는 뜻으로 초|初|를 앞에 쓰고, 맨 뒤의 효는 가장 위에 있다는 의미에서 상|上|자를 앞에 씁니다. 나머지 2~5효의 차례를 나타내는 숫자는 뒤에 씁니다. 그래서 초구 → 구이 → 구삼 → 육사 → 육오 → 상육과 같이 표현하는 것입니다.

<주역>에서 각각의 효에 대해 순서 대로 하나하나 설명한 것을 효사|爻辭|라고 합니다. 어제 괘를 전반적으로 설명한 것을 괘사|卦辭|라고 한다고 했습니다. 괘사와 효사가 <주역>의 핵심입니다. 8괘, 64괘, 괘사, 효사를 아울러 경|經|이라고 합니다.

(내일 이야기는 전|傳|(십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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