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종이 위에 처음 그린 괘의 모양과 똑같은 것이 <주역>의 어디에 설명되어 있는지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국어사전 찾듯이 몇 번 반복하다보면 이 문제는 금방 해결이 됩니다. 정작 문제는 잘 찾아 읽는다 해도 전혀 뜻이 통하지 않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양의 그림이 되었다고 합시다. 혹시 정말 이런 그림이 나왔다면, 당신은 정말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모양은 태|泰|괘라고 합니다. 태괘는 64괘 중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좋은 괘입니다. <주역> 태괘를 펼치면 이런 말이 나옵니다.
지천태|地天泰|
태|泰|는 작은 것이 가고 큰 것이 온다. 길하고 형통하다. <단전>에서 말하기를, 태괘는 작은 것이 가고 큰 것이 오기 때문에 길하고 형통하다. 이는 천지가 사귀어 만물이 통하는 것이다. 위와 아래가 사귀어 그 뜻이 같은 것이다. 양이 안에 있고 음이 밖에 있다. 안으로는 강건하고 밖으로는 순하다. 군자가 안에 있고 소인이 밖에 있으니 군자의 도는 커나가고 소인의 도는 사라진다. <상전>에서 말하기를, 하늘과 땅이 사귀는 것을 태|泰|라고 한다. 왕이 이를 보고 천지의 도에 천지의 마땅함을 보태어 백성을 도와준다. 초구|初九| 띠풀을 뽑으니 얽혀있다. 무리를 지어 가면 길하다. <상전>에서 말하기를, 띠풀을 뽑듯 무리지어 나가면 길하다는 것은 뜻이 밖에 있음이다. 구이|九二| 거친 것을 포용하고, 홀몸으로 강을 건너는 사람을 쓰며, 멀리하거나 버리지 아니하며, 붕당이 없으면 중도를 행하는 데 짝을 얻는다. <상전>에서 말하기를, 거친 것을 포용하여 중도를 행하는 데 짝을 얻어 광대하게 한다. (이하 생략) |
길하고 형통하다고 하니 좋은 뜻 같은데, 나머지는 무슨 말인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습니다. 첫술에 배부른 법은 없습니다. 내용을 이해하기 전에 우선 레이아웃부터 훑어보겠습니다. ‘지천태’, ‘단전’, ‘상전’, ‘초구’, ‘구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부터 살피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제목부터 보죠. 괘의 이름이 지천태|地天泰|입니다. 그냥 태|泰|괘라 하지 않고 앞에 지천|地天|이라는 말이 붙어 있습니다. 지|地|, 천|天|과 같이 괘의 이름 앞에 붙는 한자는 모두 여덟 개입니다.
아래 표를 보세요.

괘의 이름은 건, 태, 이, 진, 손, 감, 간, 곤이라 일컫습니다. 우리나라 태극기에는 건, 곤, 감, 이(리) 등 4개의 괘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들 괘는 모두 세 개의 작대기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작대기 하나를 효|爻|라고 합니다. 세 개의 효가 모여 하나의 괘를 이루니, 이를 일러 소성괘라고 합니다. 작은 괘라는 뜻입니다. 음양을 나타내는 효가 세 개 겹쳐 있으니 여덟 가지 모양을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것이 팔괘가 됩니다.
<주역>을 공부하시려면 이 팔괘만큼은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그냥 외워야 합니다. 모두 외우기 어렵다면 괘의 이름보다 자연현상을 나타내는 단어부터 외우는 것이 좋습니다.
는 천|天|입니다.
는 지|地|입니다.
(지|地|)가 위에 있고
(천|天|)이 아래에 있는 모양을 일러 지천태|地天泰|라고 합니다. 반대로
(천|天|)이 위에 있고
(지|地|)가 아래에 있는 모양을 천지비|天地否|괘라 합니다. 비|否|는 ‘막힐 비’자입니다. 태괘와는 달리 매우 좋지 않은 괘입니다.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아래에 있어 매우 이상적인 모양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나중에 살펴보기로 하죠.
(내일도 ‘팔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