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서 교수의 이야기 동양 신화


   제   목 : 이야기 동양 신화
   지은이 : 정재서
   펴낸곳 : 황금부엉이 (초판 출간일 2004.7.5 | 2004.7.19刊 초판 3쇄를 읽음) ₩12,800


1.
미국의 저명한 신화학자인 조셉 캠벨은 “인종이나 지역에 상관없이 모든 인류는 정신구조상 동일한 신화적 모티프를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 책을 보면 킴벨의 말이 진리임을 알 수 있다.
제우스의 권능에 필적할 만한 황제(黃帝), 헤라처럼 여신들을 지배했던 여와, 아프로디테와는 또 다른 우아한 매력의 소유자 서왕모(西王母)가 이 책을 통해 생생하게 살아난다. 서양의 소 머리 괴물 미노타우로스와 비견할 수 있는 동양의 소 머리 신 염제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거인 타이탄이 제우스에 의해 세대 교체되듯(맞나???), 거인 반고(盤古)가 죽어 그의 몸 하나 하나가 세상 만물로 변하면서 역사적 전환의 시기를 맞이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서양에 인간을 위해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가 있다면, 동양에는 요임금 시절 인간을 위해 천상의 흙을 훔친 ‘곤’이 있다.
동양 신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이렇듯 서양 신화와 비교해가며 읽으면 더 재미있다. 이렇듯 서로 공통된 이야기를 통해 신화 속에 인류의 ‘역사’가 녹아 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2.
세상에 대 홍수가 나서 일부(남녀 한쌍)만 살아남아 인류의 시조가 되는 이야기가 신화학에서 말하는 ‘홍수남매혼형 신화’라고 한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우레의 신 뇌공(雷公)이 땅 위의 모든 것을 쓸어버리기 위해 대홍수를 일으켰을 때, 조카인 복희와 여와만이 살아남아 인류의 대를 잇게 된다.
이 책에서는 유독 여신들의 이야기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 게다가 앞부분에 많이 할애하고 있다. 저자인 정재서 교수는 “그리스 신화에서 최초의 신을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로 보듯이 여신은 남신보다 더 오래된 신이었다. 이러한 여신들이 가부장제의 도래와 함께 점차 자신의 자리를 남신에게 내주고 지위가 추락되고 만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 교수는 본래 신화의 순서에 따라 여신을 먼저 소개하고 남신을 소개하는 순서를 밟고 있다.

3.
책 제목은 《이야기 동양 신화》이지만, 이 책에서는 신화의 세계를 지나 ‘전설’의 시대까지 다루고 있다. 서양에서는 신화와 전설을 흔히 구분하지만, 동양에서는 신과 인간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를 들어, 신들이 활약을 하던 시대에서 인류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그 최초의 성군들이 통치하는 태평성대가 출현한다. 우리가 잘 아는 요, 순, 우, 탕, 문왕, 무왕, 주공으로 이어지는 일곱 명의 성군의 시대이다. 이들 성군은 비록 완전한 신은 아니지만 반신만인적인 성격을 띠는 비범한 존재였음이 틀림없다.
이 책에서는 성군 요의 태평성대의 시기, 성군 순의 고난과 영광의 일대기, 곤과 우의 치수 이야기, 폭군 걸과 성군 탕의 이야기, 폭군 주와 성군 주문왕의 이야기, 폭군 걸과 주의 합작품인 주지육림(酒池肉林) 이야기, 탕왕을 도와 폭군 걸을 정벌하고 은나라를 세우는 데에 공이 큰 이윤의 이야기, 나이 여든에 등용되어 은나라의 폭군 주를 정벌한 이야기가까지 포함하고 있다.

참 재미있게 읽었다.
속편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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