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이제서야 퇴근했습니다. 지금 시간이 아침 6시 20분… 으~~~ 이 일(회사일)을 계속하다 보면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 아침 퇴근형 인간으로 바뀌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사람을 만나고 오느라 술도 한 잔 걸쳤습니다. 대충 씼고 다시 출근해야 하는데, 그래도 오자마자 출근하면 너무 허무할 것 같아 몇 자 남기고 출근해야겠습니다.

이번 주 내내 지하철에서 고미숙의 열하일기를 읽었습니다.


제   목 :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시리즈 : 리라이팅 클래식 001
지은이 : 고미숙
펴낸곳 : 그린비 (초판 출간일 2003.3)


고전을 다시 쓴다는 뜻의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의 첫번째 작품입니다.
예스24의 책 소개와 저자와의 인터뷰 동영상을 보고 왠지 모를 이끌림에 구입하게 된 것입니다. 이참에 말로만 듣던 연암의 열하일기를 제대로 한번 읽어볼까 하는 욕심도 있었구요.

처음엔 이 책이 열하일기를 쉽게 풀이해놓은 일종의 강독 책인 줄 알았습니다. 열하일기의 저자인 연암 박지원에 대한 예찬론이 펼쳐지는 제1장을 다 읽을 때까지 그런 기대는 계속되었습니다. 다음 장부터는 열하일기를 볼 수 있겠지…
그러나 이 책은 열하일기 강독 책이 아닙니다. 저자 고미숙이 느낀 열하일기에 대한 장편 大독후감입니다. 열하일기 해설서라고 해도 되구요. 연암 박지원과 그 주변인들의 결코 녹녹하지 않은 삶의 모습과 당시 시대상황을 매우 자세하게 그리고 생동감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저자의 글맛이 참 맛깔스럽습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가벼운 언어에 담아 연암 문학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풍자와 해학을 이처럼 잘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자칭 ‘고전평론가 1호’라는 명칭이 참 잘 어울립니다.

이 책은 프롤로그부터 재미있습니다. 독일문학, 한국고전, 맑스주의에 대한 저자의 학문적·정신적 편력 – 책의 표현대로라면 ‘클리나멘'(clinamen)을 있는 그대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앞으로 소개될 내용과 문체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지게 될 것입니다. 정조의 문체반정(文體反正)에 버금가는 고미숙의 문체반정이 곧 시작됨을 의미합니다.

이 책의 리뷰는, 안타깝게도 책 내용 전체를 요약하고 정리하여 보여주기가 참 힘듭니다. 열하일기에 얽힌 시대 상황과 온갖 에피소드를 통해 정작 열하일기가 아닌 박지원과 박지원 그룹의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냥 몇 줄 정리하다보니 저자가 말하는 그것과 너무나도 느낌이 달라 차마 옮겨적기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대신 열하일기 超액기스 알짜 핵심 문제!

열하일기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먹거리는?
열하일기에서 돈보다 더 유용한 교환가치를 지닌 물건은? 청심환
열하일기에서 나타난 가장 큰 해프닝은? 판첸라마 대소동
열하일기에 가장 자주 출현하는 낱말은? 포복절도(抱服絶倒)

※ 각각의 물음표 뒤를 마우스로 살짝 긁어보세요. 답이 보입니다^^

참, 혹시 책을 사서 읽으시려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읽어보세요.

프롤로그(저자의 문학적,정신적 세계에 대해 이해) → 부록(등장인물에 대한 캐리커처를 통한 사전 지식) → 본문(포복절도 여행의 시작)

※ 단, 위에서 포복절도라고 써놓았다고 해서 결코 이 책을 유머 모음집으로 봐서는 안됩니다. 대개 쉽게 읽히지만, 보기보다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간혹 이런 과장되고 장난스런 글쓰기를 혹평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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