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2009년 12월호
Q : 이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7살 아이가 있습니다. 주위에서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나 수학 정도는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고 해서 학원에 보내고 있는데 아이가 너무 힘들어 하네요. 그렇다고 직접 가르치기는 힘들고. 꼭 선행 학습을 해야만 하는지 궁금합니다.
A : 선행학습은 학년을 앞질러 공부하는 것을 뜻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무작정 교과 선행학습을 시키고 있습니다. 입학하기 전에 1학년 과정은 미리 알고 있어야 하고, 막상 1학년이 되면 2학년 과정을 미리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상식처럼 굳어졌습니다. 선행이라는 말에는 우리 아이의 학습 흥미나 능력에 대한 고려보다는 남들보다 먼저 나가겠다는 뜻이 강합니다. 수많은 중고등학생 사례를 연구하고 분석한 제가 볼 때 선행이 필요한 아이는 매우 극소수입니다. 오히려 거의 대부분의 아이들이 선행으로 인해 공부에 대한 흥미 그 자체를 잃어버립니다. 가장 큰 문제는 선행에 익숙한 아이는 학교 수업 태도도 좋지 않습니다. 미리 배우면 수업에 잘 참여할 것 같지만 아이들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 판단하여 수업 집중도가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선행의 효과는 길어야 중학교 1,2학년까지 지속됩니다. 그 이후에는 효과도 없을뿐더러 선행 없이 차근차근 기초를 다져온 아이만 못하게 됩니다.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미리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알아가는 것입니다. 뻔한 소리 같지만 예습복습만 한 것이 없음을 사교육 업체 종사자를 제외한 모든 교육학자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공부를 선행학습이라 볼 수는 없습니다. 외국어는 미래의 아이에게 꼭 필요한 기능입니다. 여러 방법을 비교하여 우리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놀이를 통해 수학적 사고력을 키워가는 것은 유아기 때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아이의 흥미를 유발하지 않은 채 초등학교 과정을 미리 배우겠다는 생각에서 수학 문제를 억지로 풀게 한다면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생겨 초등학교 내내 수학을 싫어하게 되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