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조카 돌 잔치에 다녀왔습니다. 동주가 제법 커서 지방까지 장거리 여행하는데 한결 수월했습니다. 왕복으로 고속열차인 KTX를 탔습니다. 동대구역까지 1시간 48분이면 갑니다. 세상 참 좋아졌습니다. KTX 표만 있으면, 전 비행기를 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좌석이 좀 좁았다는 것이 문제였지만.
어제는 우리 부부 결혼 5주년 기념일이기도 했습니다.고향 다녀오느라 결혼기념일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습니다. 아내에게 참 미안합니다. 저녁에 동주와 함께 집 근처 식당에서 아구찜을 먹었습니다. 요즘 들어 이래저래 아내에게 미안한 점이 많습니다. 둘 다 조금만 덜 바빴으면 좋겠는데, 한편으로는 이 나이 때는 다들 바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아내도 동의합니다. 그래도… 조금만 더 여유로왔으면 합니다.
이런저런 일들로, 여기에 3일만에 왔습니다. 질문이 몇 개 올라왔고, 두리뭉실님이 자상하게 답변해주시고, 비베 질문 몇 개 남았네요. 북리뷰 얼릉 쓰고, 밀린 답변부터해야겠습니다.
제 목 : TV를 켜면 서울대가 보인다
부 제 : 영신고 이동석 선생님의 기적의 방송공부 비법
지은이 : 이동석
펴낸곳 : 밀리언하우스 (초판 출간일 2004.4.6 | 초판 1쇄를 읽었음)
지난 2월17일, EBS 방송 강좌를 핵심으로 하는 사교육 경감 대책이 발표되었습니다. 사교육의 부담과 폐해에 대해 익히 알고 있던 터라 전국민적 지지를 받은 건 매우 당연한 일이었구요. 기대와 우려, 당부의 글들이 연일 신문 지상에 오르내렸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약방의 감초처럼 나오는 얘기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대구 영신고의 성공 사례입니다.
이 책은 대구 영신고 이동석 선생님이 EBS 방송 수업을 활용해 학생 성적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사례를 담고 있습니다.
제가 대구 사람이어서 압니다. 영신고 – 그리 공부 잘하는 학교가 아니었습니다. 책을 보니 거의 꼴찌 수준의 학교였다고 적혀있네요. 사실 전 그 정도인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다닌 학교도, 당시에는 거의 그 정도 수준이었으니^^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매우 단순하고 명쾌합니다.
EBS 방송 수업을 ‘의무적으로’ 틀어주면 성적이 오른다. 바로 이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의무적으로’라는 말입니다.
학생이 이런 말을 합니다.
“샘요, 드릴 말씀이 있어요.”
“뭐꼬?”
“지는 방송 수업 빼 주이소.”
“저한테는 방송 수업이 너무 쉬워요. 시간도 아깝고…. 차라리 그 시간에 혼자 공부 할랍니더.”
이에 대한 선생님의 말씀이 명언입니다.
“니는 수능 공부 안하고 혼자 사법고시 하나? 아니면 방송에서 공부 말고 가수되는 법 가르친다 카드나? 다 수능 시험에 필요한 강으를 하는데 뭐가 불만이고?” (p.119~120)
방송 수업이 갖는 근원적인 한계, 즉 학생 개개인의 수준에 맞춘 수준별 지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 책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만큼은 선생님의 소신이 매우 뚜렷합니다. 수준별 학습은 ‘단지 불안한 심리를 위안하려는 방책일 뿐이다’라는 게 선생님의 소신입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그대로, 못하는 학생은 더 못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수준별 학습이라는 것이 선생님의 경험입니다. 이 모든 대안 – 물론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 – 이 바로 EBS 방송 수업이라는 것입니다.
방송 수업의 특성상, 개개의 학생에 대한 지도가 불가능하여, 대부분의 학생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수업,이라는 것이 선생님이 말하는 방송 수업의 장점입니다. 선생님의 표현을 빌자면 이렇습니다. 공부 잘하는 학생은 복습의 기회로, 중상위권 학생에게는 눈높이에 맞는 수업으로, 하위권 학생에게는 중위권 도약을 위한 최적의 수업이라는 것입니다.
초기에는 엄청난!!! 반발이 있었다고 합니다.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주위 선생님으로부터도 심한 반발과 비아냥 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냥 뚝심으로 밀어부친 결과, 3년만에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났으니, 그것이 바로 전국 모의고사 1등이라는 성적표였습니다.
이런 결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론에 밀려 EBS 방송 과외가 축소 폐지된다고 했을 때, 직접 EBS에 편지를 쓰고 전화를 걸어 교육방송의 효과에 대해 설명했으니, EBS 측에서 오히려 더 당황했다고 합니다. 그 후 영신고의 모범사례는 EBS에 <꼴찌 탈출기>라는 프로그램으로 소개되었습니다.
책에는 영신고의 EBS 활용 성공기와 효과적인 EBS 교육 방송 활용법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이 모든 것을 결국은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의무적으로 틀어주라’는 것입니다. 의무적으로 틀되, 수업 분위기를 철저하게 지도감독하라는 것입니다. 이 책을 보면, EBS 방송을 보는 것은, 결코 ‘자율’ 학습이 아닙니다. 정규 수업과 동일한 ‘의무’ 수업이며, 심하게 말하면 매우 강압적인 수업입니다.
이에 대한 선생님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우선 방송 수업 출연교사는 학생 개개인에 대해 모른다. 아무리 공부를 못하는 아이라도, 모두 열심히 배우려고 하는 학생으로 가정하고 가르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미있는 수업, 최고의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무진 애를 쓴다.
그 때 일선 학교에서 제대로 된 학습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애초 교육방송에서 전제한 필요조건, 즉 ‘모두 열심히 배우려고 애쓰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선생님들의 철저한 지도 감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p.74)”
다시 말해 “전교 1등이라도, 전교 꼴찌라도 방송 수업을 들어야 한다.(p.153)”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선행 학습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비록 강제적인 방식이지만, 복습의 효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정규 수업과 방송 수업, 무엇이 정규 수업이고 무엇이 복습을 위한 수업인지 구분이 모호해질 정도로 방송 수업의 비중을 높임으로써, 자연스레 반복 학습을 유도한 것이 결정적인 성공 요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수능은 딱 그 정도 수준에서 출제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