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면 아직 어둡다. 5시면 이미 밝다. 한 시간을 사이에 두고 어둠과 빛의 세계가 나뉜다. 변화는 더딘 듯하지만 변화의 순간은 잠시다.
5시에 대지산에 올랐다. 동네에 있는 작은 산이지만 새소리 힘차다. 숲에서 뿜어내는 새벽 공기가 산 아래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작아도 산은 산이다.
눈을 떠 숲속 공기를 마시고 새소리 들으며 녹음 속에서 하루를 시작하니 마음이 청결해진다. 대지산 정상 오두막에 누워 새소리 들으니 신선놀음 따로 없다.

눈을 뜨면 으레 책을 펴거나 노트북을 켰다. 오늘은 옷을 갈아입고 집밖으로 나와 산에 올랐다. 변화가 필요한 때, 우선 나의 일상에 작은 변화를 가해본다.
변화의 대상이 되는 것은 괴롭다. 이럴 땐 방향을 틀어야 한다. 반대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전환이 필요하다.
욕망의 노예가 되기보다 내 삶의 주인이고 싶다.
내 하고 싶은 대로 한다고 주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고 싶다는 욕망이 과연 나로부터 비롯된 것인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욕망의 노예라고 느껴질 때, 큰 변화가 필요한 때다.
일상의 거미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느낄 때, 나를 진지하게 되돌아볼 때다.
삶의 무게가 유독 무겁게 느껴질 때, 나를 반성해야 할 때다.
삶의 무게는 내 삶이 방향을 잃거나, 자신감을 잃었을 때 더해진다. 내 변화의 속도가 나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 속도에 뒤쳐질 때 심각하게 다가온다.
6시가 되니 많은 사람들이 찾아든다.
나는 내려간다.
기분이 상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