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 자전거 여행 2

한 줄 評 : 감탄과 절망이 교차하다

자전거 여행 2편이 출간되었습니다. 예스24 대문에 책이 소개되지 마자 샀습니다. 책소개나 서평 따윈 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김훈이라는 이름만으로도 제겐 충분했습니다.


   제   목 : 자전거 여행 2
   지은이 : 김훈
   펴낸곳 : 생각의 나무 (초판 출간일 2004.9.13 刊 초판 1쇄를 읽음) ₩10,000


역시 그러했습니다.
한문장 한문장 그냥 쉽게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감탄과 절망이 교차했습니다.
김훈 글만의 맛에 대한 감탄이요, 내 차마 죽을 때까지 저런 문장 쓸 수 없을 것 같은 절망이었습니다.

자기관리 서적이나 경영서, 여타 다른 서적들과는 달리, 이런 글은 요약할 수가 없습니다.
요약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 쓰인 그대로를 읽고 느끼는 것 외에는 달리 느낌을 전할 방도가 없습니다. 글 속에 담긴 지식과 경험, 저자의 사고의 깊이 등도 무시하지 못하겠지만, 이를 표현해 낸 문장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포평야와 거거서 나는 쌀에 대해 김훈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김포평야의 농업은 오직 쌀이다. 논두렁에 콩 심고, 밭두렁에 깨심고, 뒤뜰에 고추 심고, 텃밭에 배추 심고, 장독대에 부추 심고, 산에 가서 더덕 캐고, 소, 닭, 염소, 오리를 모두 기르는 이른바 복합식 영농은 김포평야에서는 성립될 수 없다. 김포평야의 농부들은 김포쌀을 ‘금쌀’이라고 부른다. 금쌀로 밥을 지으면 차지고 윤기가 흐른다. 차지다는 말은 밥알의 응집력이 좋다는 말이다. 그러나 차지다고 해서 밥알이 서로 뒤엉키고 들러붙어서는 금쌀이 아니다. 금쌀로 지은 밥은 차지먼셔도 밥을 씹을 때 임안에서 밥알이 한 알씩 따로 씹힌다. 한 알의 개별성 속에 찰기가 살아 있고, 응집성이 개별성을 훼손하지 않는다. 금쌀은 밥알의 응집성과 개별성의 조화이며 미각과 촉각의 종합이다. 이것은 깊어서 편안한 매혹이며, 발랄한 낱말들의 축제이다. 놀라운 밥인 것이다.”

놀라운 관찰이며 표현입니다. 내 차마 죽을 때까지 저런 문장 쓸 수 없을 것 같은, 이런 문장이 책 전체를 관통합니다.
그의 자전거가 지나간 곳의 풍광과 역사는 그의 식물학, 조류학, 곤충학, 역사학적 식견과 오랜 세월 단련한 그만의 문장력으로 새롭게 살아납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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