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뉴스의 두 얼굴 – 화려한 유혹과 은밀한 배신

비가 내리고 간선도로에 차들이 막힘없이 달리고 있습니다.
읽은 책에 대해 그 느낌만 대충 쓰는데도 30~40분은 족히 걸립니다. 그 이상이 걸릴 때도 많습니다. 읽고 표현하는 내공이 약한 탓입니다.
이 리뷰를 완성하고 나면 간선도로는, 차로 인해 차가 막히는 출근길 도로 풍경을 연출하게 될 것입니다.


   제   목 : 경제뉴스의 두 얼굴
   부   제 : 화려한 유혹과 은밀한 배신
   지은이 : 제정임
   펴낸곳 : 개마고원 (초판 출간일 2002.12.11 | 2003.7.11일판 초판 2쇄를 읽음) ₩10,000


노동절인 지난 토요일에 집에서 빈둥빈둥 놀면서 읽은 책입니다. 《경제뉴스의 두 얼굴》- 이 책은 경향신문과 국민일보에서 사회부·경제부 기자로 14년 동안 일한 제정임씨가 쓴 ‘한국 언론 비평서’입니다. 경제 뉴스를 주로 다루고 있지만, 결국은 광고주의 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자본주의 하의 왜곡된 언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2년 8월 19일, 이 날은 우리나라의 종합일간지들이 경제신문의 영역까지 넘보면서 파격적인 경제섹션 증면 경쟁을 시작한 날입니다. 하루 20면에서 24면에 이르는 경제섹션을 거의 매일 발행하기 시작한 날입니다. 조선일보가 8월 20일부터 하루 24면의 경제섹션을 발행하겠다고 공언하자 중앙일보가 이보다 하루 앞선 19일부터 경제섹션을 증면하였습니다. 이에 질세라 동아일보도 9월 2일부터 뒤를 따랐습니다.
그러나 늘어난 면만큼 기사 이상으로 광고가 늘어났으며, 기사를 가장한 광고와 ‘인물 띄어주기’성 인터뷰 기사까지 합치면, 경제면은 그야말로 광고지라 할만합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늘어난 지면을 통해 더 유용한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라 광고와 다름없는 홍보기사의 틈새에서 읽은 만한 기사 한 건을 발견하기 위해 헤매야 하는 번거로움이 더 켜졌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독자들은 하루 60~70면이나 되는 일간신문을 보고 있습니다. 약 20면 전인 지난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신문지면의 수는 하루 12면 정도였고 당시 각 신문사의 편집국 기자수는 150명에서 200명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면이 5배 이상 늘어난 현재 주요 신문사의 편집국 기자수는 20년 전의 1.5배에서 2배에 불과한 250~400명 수준이라고 합니다. 미국·일본의 유력 언론의 기자가 1,000~1,200명인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에서 4분의 1 정도밖에 안됩니다. 제작하는 지면의 양은 우리나라가 더 많은데도 말입니다. 결국 늘어난 지면은 기자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가져다 주고, 결국 취재할 시간도 없이, 할당된 원고량을 채우기 위해 책상 위에서 쓰기 쉬운 기사만 쓴다는 것입니다. 심한 말로, 기자가 취재를 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보도자료를 베끼는 ‘필경사’의 신세로까지 떨어졌다고 합니다.

기사로 위장된 광고, 조작된 히트상품, 무책임한 재테크 기사, 인물·기업 띄워주기 기사, 탁상공론 보도, 사회면과 경제면에서 서로 다른 주장을 펴는 한입으로 두말하기 등은 결국 이러한 현실로부터 출발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입니다. 이런 내용을 〈독자를 속이는 경제뉴스〉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나라를 망치는 경제뉴스〉에서는 IMF 때의 언론의 직무 유기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한보사태와 기아사태, 대우사태와 현대사태 때 당시의 실제 기사를 바탕으로 직무를 유기한 언론의 행태를 고발합니다.
〈경제뉴스 왜, 어떻게 왜곡되나〉에서는 사적인 이해관계로 인해 논조가 좌지우지되고, 취재원을 통하지 않고 발표자의 입에만 의존하는 현실을 비판합니다. 우리나라 신문의 기사 한 건당 평균 취재원이 1.78명인데 반해, 같은 기간 조사한 뉴욕타임스와 디트로이트 프리프레서 기사의 평균 취재원은 10.1명이었다는, 저에게는 충격적인 통계치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실제 언론현장에서는 기자 자신의 의견을 쓰면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보의 한 관계자는”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하는 식으로 마치 실제 취재원이 발언하는 것처럼 가장하는 경우도 있다고 폭로합니다.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서는 경제뉴스에 한정하지 않고 우리나라 언론의 전반적 개혁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언론 개혁의 단골 주제인 편집권의 독립, ‘자전거 신문’의 추방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경제뉴스의 가려진 두 얼굴 –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막상 구체적인 기사와 현장에서 발로 뛴 기자의 생생한 목소리로 언론의 실제 모습에 근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그 중에서도 자본의 힘에 의해 왜곡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경제뉴스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를 저자는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정보의 양과 행복은 결코 정비례하지 않습니다. 정보의 양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더욱 많은 판단을 해야합니다. 경제뉴스가 ‘두 얼굴’로 독자를 속이고 있다면 ‘이제는 독자 스스로가 그 속임수를 들춰내고 비판해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정말 야속하지만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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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비오는 월요일 아침 출근길 간선도로는 일찌감치 막히기 시작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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