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궁금했던 것, 고민 거리를 어떻게 그리 쏙쏙 뽑아 강의를 하시든지, 한순간도 한마디도 놓칠 수 없었습니다.
그 어떤 강의보다도 만족스러운 강의였습니다. 3시간 가까운 시간이 너무 짧을 지경이었지요. 다음에 꼭 부산에 2탄 강의 부탁드려요.
전 4,6학년 뚜 딸을 둔 엄마입니다.
6학년 큰 아이는 저학년일 때 수학을 좋아 하고, 1학년일 때 두자리 연산을 암산으로 빨리 정확하게 잘하더라구요.
그래서 안심하고 별로 연산에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변에서 ‘기탄 수학’하는 엄마 들을 이해 할 수 없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숫자만 쭉 나열된 문제를 시간을 재어 가면서 기계적으로 3장 씩 매일 푸는 아이들이 과연 수학을 좋아할 수 있을까? 의구심만 들 뿐이었죠. 전 오히려 그시간에 창의 문제를 하나 더 푸는 게 낫겠다 싶었죠.
그런데 언제 부턴가 혼동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에서 기탄 수학으로 공부한 아이는 이제 척척 연산을 해내고 연산지로 공부하지 않은 우리아이는 6학년인데도 쉬운 연산도 틀리고 암산이 가능한 문제도 올림수를 쓰 가면서 연산을 하는 겁니다. 그것도 틀리는 경우도 있구요. 요즘 많이 속상해하고 있지요.
학교에서 수학경시대회에서 상도 타오던 아이가 고 학년에 올라오면서 조금 어려운 문제는 별표를 치면서 넘어갑니다. 어려운 문제를 보면 짜증을 내지요.수학이 싫대요. 제가 가르치면서 그렇게 만든건 아닌지 마음이 아픕니다 연산 연습을 시키지 않은 게 실수였을까요? 6학년인 아이는 늦었는데 이제라도 연산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지금이라도 연산지를 사서 시간 재어가면서 연산을 시켜야 하는지…. 그리고 수학을 예전처럼 좋아 할 수 있는 방법은 구,주,어,식으로 가능할까요?
그리고, 4학년 딸은 연산지로 시간을 재어 가면서 집중적으로 연산을 시켜야 하는지? 썩 좋아하는 방법은 아니지만 확실히 연산지로 훈련시킨 아이가 연산을 잘 하더라구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제 강연을 들으신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원칙적인 이야기는 생략하고, 본론만 말씀 드리지요.
연산은 결국 ‘숙달’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조급하게 숙달하려다가 오히려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을 수 있습니다.
반면, 연산에 대한 숙달을 무시하면, 결국 문제 푸는 속도의 저하와 더불어 수학 전반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갈 수도 있습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데, 양 극단은 닮은 꼴입니다. 지나치게 알파맘을 추구하거나, 지나치게 방임하는 경우, 모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저학년 때 수학을 좋아하다가 고학년이 되면서 수학을 어려워하고 싫어한다는 건, 저학년 수학에 지나치게 안주해서 생긴 문제입니다. 단순히 연산 공부를 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연산 문제만 신경을 쓰지 않은 게 아니라, 학년이 올라갈수록 새롭게 터득해야 하는 개념을 충실히 익히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익힌다는 것은, 개념을 이해하고, 그것을 암기하고 응용하는 것까지를 말합니다. 알기만 하고 익히지 않으면, 결국 나중에는 모르는 것이 됩니다.
계산은 도외시하고 창의 문제만 풀게 하는 경우, 곧잘 아이들이 학교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수학적 자신감은 결국 학교에서의 성적이 뒷받침되어야 형성이 되는데, 그것이 안 되니 수학적 흥미가 오히려 떨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핀란드처럼 계산기를 가지고 시험을 치는 환경이 아니므로 계산력은 필수입니다. 지금이라도 아이에게 계산력 훈련을 하게 해주세요.
물론 아이가 지루해하고 싫어할 겁니다. 그러나 그것을 설득하는 것은 결국 또 엄마의 몫이 되겠네요.
하루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집중해서’ 10분~15분 정도 매일 연습해보세요. 이미 아이가 연산의 원리나 수 개념을 아는 만큼, 이 경우에는 단순반복연산이 오히려 효과적입니다. <기적의 계산법>과 같은 단순 계산 문제집으로 매일 꾸준히 연습해 보시기 바랍니다.
숙달이란, 두뇌에서 ‘빠른 길’을 찾는 작업입니다. 흔히 ‘고속도로’를 만드는 것에 비유합니다. 처음에는 힘들게 오가는 비포장 길이지만, 반복하는 동안, 길이 매끈해지고 넓어져서 쉽게 오갈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만드는 것이 반복학습의 효과입니다.
어릴 때는 반복 자체가 아이에게 지루하고 부담이 되므로, 단순반복이 아니라 원리를 깨치며 이해하며 익히는 방법, 즉 구체적 조작을 통한 방법을 권하지만, 지금처럼 이미 6학년이 되어버린 상황에서는, 조금 지루하겠지만 단순반복연산이라도 매일 꾸준히 해서 계산력 자체를 향상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연산 외에 나머지 문제 해결력을 위해서는 ‘구-주-어-식’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그러나 구주어식의 핵심은 그 절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단계마다 엄마가 아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기다려준다는 믿음을 주는 데 있습니다. 생각하기도 귀찮고, 풀기도 귀찮은 문제지만, 엄마와 조금씩 하다가 보니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지고, 그래서 과거의 수학적 흥미를 회복하는 데 있습니다.
4학년 아이는 큰 애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연산 연습을 꾸준히 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시간을 재며 하는 것은 아이마다 성향이 다르므로 조심하셔야 합니다.
어떤 아이는 시간을 재며 할 때 약간의 긴장감을 느끼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효과가 있는 반면, 시간을 재면 초조해서 오히려 부담이 되는 아이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물어보고 함께 의논해서 방법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4학년이면 충분히 의논할 수 있습니다. 대신 하루에 10분~15분 정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시간을 서로 합의하여 매일 실천할 수 있도록 격려하시기 바랍니다.
아이와 함께 행복한 공부 경험을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