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 자서전

제   목 : 프랭클린 자서전
원   제 : The Autobiography of Benjamin Franklin
지은이 : 벤저민 프랭클린 / 이계영 옮김
출판사 : 김영사 (초판 출간일 2001.7)


지난번에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Poor Richard’s Almanack)을 읽고 플랭클린의 자서전을 꼭 한번 읽어봐야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 리뷰 보기)

이 책은 프랭클린이 세 차례에 걸쳐 기록한 글을 엮어 놓았습니다. 실제로 당시에도 이 상태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완전한 자서전이라 보기는 힘듭니다.
집안 배경에서 젋은 날 처음 사업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1771년의 일이구요. 그가 1706년에 태어났으니 65세 정도였겠네요.
그 다음 이야기는 1784년 프랑스 파리에서, 나머지는 1788년 집에서 쓴 글입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1790년에 84세의 나이로 사망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참 숙연해집니다. 17자녀 중에서 15번째 막내 아들로 태어나 정규 교육이라고는 2년밖에 받지 못한 채 10살 때부터 온갖 일을 다 해나가며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이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양초와 비누를 만들고 인쇄일을 하면서 끊임없이 책을 읽고 자신을 ‘관리’하여 결국은 ‘가장 지혜로운 미국인’이라고까지 불리게 됩니다. 신문 발행자이자 저술가이자 정치가, 과학자, 외교관으로서 그의 행적은 미국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1770년대의 미국의 자유로움에 대해 부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미국으로 이주한 영국인들이 자치적으로 대표를 뽑고 모여서 중대사를 논의하는 등 아주 민주적으로 식민지를 꾸려나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본토 영국의 처사가 못마땅하여 결국에는 독립 전쟁으로까지 이어지고… (그러나 이 책에는 독립 전쟁과 미국 독립 선언에 관한 내용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이 책의 백미는 역시 ‘완전한 인격체’가 되기 위한 그의 노력을 서술하고 있는 부분입니다.(p.155~171)

    이때쯤 나는 도덕적으로 완벽해지고자 하는 무모하고도 어려운 계획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 한치의 잘못도 없는 완전한 삶을 살고 싶었다. 원래부터 타고난 것뿐만 아니라 친구들의 영향으로 빠져들 수 있는 성향이나 습관 모두를 정복하고 싶었다.
    (…) 마음 속의 신념만으로는 실수를 막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
    우선 그때까지 읽은 책에서 보았던 수많은 덕목들을 열거해 보았다. (…) 나는 명확함을 기하기 위해 더 적은 덕묵에 규율을 길게 붙이는 것보다든 덕목을 조금 더 늘어놓고 각각의 덕목에 수반되는 규율을 자세히 붙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프랭클린의 열 세가지 덕목입니다. (이는 전에 리처드의 달력을 얘기할 때 충분히 말씀을 드렸습니다.)

    나는 자기 반성을 위한 이 계획에 뛰어들었고 중간중간 끊기기도 했지만 얼마 동안 꾸준히 지켜나갔다.
    생각했던 것보다 내게 그렇게 결점이 많은 것에 놀랐지만 그 결점들이 차츰 줄어드는 것을 보면 즐거웠다.
    (…)
    가끔씩은 내가 나 자신에게 강요한 그런 극단적인 완벽함이 도덕적 허영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남들이 알면 비웃을지도 모른다. 또 사람이 너무 완벽하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질투와 증오를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선한 사람은 빈틈도 약간 있어야 친구들을 무안하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순전히 핑계였다.

한 인간이 늙어가면서 참으로 솔직하고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써놓은 글이, 200년이 훨씬 지난 지금의 저에게까지 큰 감동을 줍니다. 미국이라는 편견을 깨고 본다면 프랭클린은 참으로 존경하고 따르고 싶은 역할 모델(Role Model)임이 분명합니다. 좀 더 젊은 나이에 조금 더 일찍 읽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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