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선생님
항상 글을 읽고 다운받아서 열심히 읽고 또 읽고 ~
노력한다고 하는데. 어제는 아이가 문제집 풀자고 했더니
대뜸 문제집 풀어주지. 그럼 됐지. 엄마위해서 풀어준다고. 그러는거예요.
엄마가 좋아하니까 공부를 하는거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갑갑함을 느꼈습니다.
저는 직장맘이고 늦깍기 대학교 공부도 하는 중이라 정말 최선을 다해서
집에 오자 마자 문제집도 같이 풀고 직접 오답지도 만들고 아이위해서 노력한다고 했는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몰랐습니다.
저희 아이는 초2학년 여자아이이고 학교 끝나면 피아노 갖다 와서 교회에서 운영하는 공부방을 갔다가 6시에 집에 오거든요..저는 5시에 퇴근을 하고.
8시부터 학교 숙제며 공부를 제가 따로 봐주는데 제가 보기에 저희 아이는 동기부여가 안된것 같아요.
왜 해야되는지도 모르는것 같고..
공부방선생님 말로는 문제 풀때 재촉을 하지 않으면 다섯문제도 풀지를 않고
멍하니 앉아 있다고 하네요.
국어는 문장을 안읽고 풀때도 많아서 실수도 많이 하는편이예요.
왜 그랬냐고 물으면 다 아는 내용을 뭐하러 읽냐고 그러네요.
정작 중요한 학교 시험문제를…
아직은 저학년이고 하니까 점수는 나쁘지 않지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고학년이 됐을때를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엄마를 기쁘게 하는 공부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왜 공부해야하는지 목표를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답답합니다. 도와 주세요..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참 많이 답답하시겠어요. 엄마의 마음은 전혀 몰라주는 아이가 서운하기도 하고 밉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일단 원인부터 파악해야 하는데, 질문 내용만 봐서는 사실 파악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평소 어떤 식으로 가르쳐왔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까요.
아이가 원래부터 공부에 흥미가 없었는지, 아니면 공부를 좋아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싫어지게 되었는지,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어떻게 가르쳐왔는지, 그리고 학교에 입학한 후에는 어떤 식으로 지도했는지, 평소에 어떻게 칭찬을 해왔는지, 어떤 말로써 칭찬을 했는지 등이 아이의 공부 성향에 영향을 끼칩니다.
“문제를 풀어주지, 그럼 됐지?”
이런 말을 듣는다면 어떤 부모가 충격을 받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이런 말을 하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은, 이런 생각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걸 인식한다는 겁니다. 지금 모든 것을 고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겁니다.
엄마를 기쁘게 하는 공부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왜 공부해야하는지 목표를 갖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지 질문을 하셨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어머니의 바람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초등학교 시기, 그것도 저학년, 우리 아이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왜 중요한지를 알기에는 너무 어립니다. 공부에 대한 필요성은 거의 모두가 ‘사회에 나와야’ 느끼는 ‘경험적 깨달음’입니다. 왜 공부해야하는지를 알고 공부하는 아이는 거의 없습니다.
아이들은 누구나 공부를 잘하고 싶어합니다. 무슨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가 부럽기 때문입니다. 또한 누군들 시험문제를 틀리고 싶어하겠습니까, 그러니 많이 맞히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공부가 재미 없어 하질 않습니다. 아이들은 그저 ‘재미’가 있으면 하고, ‘재미’가 없으면 하지 않습니다.
초등학교 시기, 아이에게 스스로 공부하도록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공부의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 가르칠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공부에 재미를 느끼게 할까’를 고민하는 것이 엄마표입니다.
이와 같이 아이가 공부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엄마의 생각을 아이에게 전달하는 방법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면, 아이와의 의사소통은 ‘세대차이’로 인해 소통이 잘되지 않습니다. 이를 배우고 익히는 것이 ‘부모교육’입니다.
“문제집 풀어주지, 그럼 됐지?” (사실 이런 내용의 대화는 초등학생 2학년이 하기 어려운 건데, 우리 아이는 꽤 빠르게 이런 얘기를 하네요.)
“아, ㅇㅇ이는 엄마를 위해 문제를 풀어주려고 생각하고 있구나. 문제를 풀면 ㅇㅇ이는 별로 기쁘지 않는데, 엄마가 좋아하니까 문제를 풀려고 하는구나.” 라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줘야 합니다. 그래야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응, 아냐? 엄마가 풀라고 하니까 풀지… 난 하나도 재미 없어..”
“아, 문제를 푸는 게 재미가 없었구나. 엄마도 조금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재미없어 할 줄 몰랐는데… 그래도 재미가 없어도 엄마를 위해 풀어준다고 하니 고마워. 엄마 마음은 공부는 결국 너를 위해서 하는 거니까, 네가 공부에 재미를 붙였으면 하는데…”
“공부 하기 싫단 말야. 공부가 뭐 재미 있어? 재미가 없단 말이야…”
“아, 재미가 없어서 못하고 있구나. 재미가 있으면 하고 싶겠네. 대부분의 아이들이 공부를 잘하고 싶어하는데, 너도 잘하고 싶은데, 재미가 없어서 못하고 있었구나.”
“응. 잘하고 싶기야 하지. 그런데 재미가 없단 말이야…”
“그래, 잘하고 싶기는 한데 재미가 없어서 못하고 있었구나. 엄마도 예전에 그랬는데, 어쩜 이런 마음도 엄마를 닮았을까?”
“어, 엄마도 공부하기 싫어했어?”
“물론이지…. .. ” 이런식으로 대화를 하면서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야 합니다.
아이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읽어주고, 아이가 말을 할 때마다 ‘그건 아니지..’가 아니라, ‘아, 그랬구나’로 시작하며, 아이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읽어줄 때, 아이는 속마음을 이야기합니다.
엄마는 아이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읽고 들으며, ‘네’가 이러했으면 좋겠다는 식의 어법이 아닌, ‘나’의 생각을 말해야 합니다. ‘그래도 네가 열심히 공부했으면 해’가 아니라 ‘나는 네가 공부를 못해서 자신 있게 살지 못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렵게 살기를 바라지 않아’와 같은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이런 대화를 통해, 아이는 점점 공부가 엄마가 아닌 나를 위한 공부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평상시 칭찬 습관도 점검하셔야 합니다.
결과에 대한 칭찬보다는 과정 그 자체에 칭찬을 하시고 격려하셔야 합니다. 결과는 그저 ‘공감’하기만 하면 됩니다.
시험 결과가 좋으면, 아이보다 더 좋아서 손뼉 치며 뛰지 말기 바랍니다.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아이보다 더 화나거나 아파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이는 이러한 엄마의 모습을 통해 공부는 내가 아니라 엄마를 위해 하는 것이라고 느끼게 됩니다.
칭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자녀 교육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결국은 ‘자기수양’이 전제가 되지 않는 한 참 힘이 드는 일입니다. 때로는 쓸개가 새까맣게 타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엄마밖에 없습니다.
덜 아프고, 행복하게 지도하는 방법은, 아이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읽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이상하게도 아이를 이해하게 되고, 아이를 이해하면 아이 역시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됩니다. 원론적인 이야기 같지만, 가장 현실적인 해결 방법입니다.
아이와 함께 행복한 공부 경험을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