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1남아] 독서록 지도법

초등 1학년 남자아이입니다…

입학하고 나서 부터 아이에게 꾸준히 토,일요일만 빼고…독서록을 짧게나마 쓰게하고있는데…내용이나 줄거리는 자기가 알아서 잘쓰는데…문제는 자기의 느낌이나 생각을 제대로 못쓰고 있어여ㅠㅠㅠ

위인전을 읽고나면 항상 이 사람은 000때문에 위인전에 나오는 것 같다.나도 이사람처럼 000를 잘해서 위인전에 나오고 싶다…이런식으로 많이 쓰고 동화책같은 경우는 주인공이 되어서 나도 000를 해보고 싶다….이렇게 쓰더라구여…

아무리 태민아~~니가 주인공이면 어떤 식으로 이문제를 풀어나갈것같아??너는 어느 부분이 제일 재미있었니?? 물어보아도 대답만 할 뿐이고 독서록을 쓰면 생각이 너무나도 뻔한것 같아요…그래도 너무나 잘썼다고 칭찬은 해주는데 맘이 많이 상합니다…1년이나 꾸준히 노력해왔는데 성과를 못보는것 같아서…

이런 아이들 어찌 지도해주어야 좋을까요???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강연후기를 보고, 다시 이 글을 보니 태민이라는 이름이 벌써 익숙해지네요^^

태민이가 초등학교 1학년인 것 같은데, 대개 1학년은 짧은 글을 읽고도 줄거리를 요약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아주 많습니다. 태민이가 스스로 줄거리를 제대로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수준입니다. 충분히 칭찬해 주세요. 어머니께서 마음 상할 이유가 없습니다.

세 가지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1.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는 책 읽기도 버거운 시기입니다.

글쓰기는 더더군다나 어려운 시기입니다. 읽기와 말하기가 어느 정도 된 후에라야 글쓰기가 조금씩 나아집니다. 아직은 읽기에 더 열중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읽고, 엄마와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그런 연후에 글쓰기 실력이 조금씩 늡니다. 말로 하는 것과 쓰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말로 해놓고도 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이 정상입니다. 쓰기 위해서는 다시 머릿속에서 정리하고 표현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어린 아이에게는 쉽지 않은 능력입니다.

2. 감상은 ””느껴져야”” 쓸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감동을 해야 제대로 된 감상이 나옵니다. 감동을 하지 않고 줄거리만 읽었을 때는 아무런 느낌도 쓸 수 없습니다.

위인전을 읽고 정말 아이가 감동할까요? 엄마가 보기에 괜찮은 책이라 생각해서 아이에게 읽힌다고, 정말 아이가 감동할까요?

엄마가 과연 책을 읽고 아이와 함께 감동을 한 적이 있나요? 또 그 감정을 아이에게 표현한 적이 있나요? 그래서 아이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배운 적이 있나요?

대개의 경우 위인전과 같은 책은 아이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합니다. 어머니가 읽어주시더라도 그렇게 감동적으로 읽어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가 어떻게 느낀 점을 쓸 수 있을까요?

3. 아이는 스스로의 감정을 읽기 힘들어 합니다.

아이들은 현재의 자기 감정이 어떠한지를 표현할 줄 모릅니다. 자신을 감정을 읽고 표현하는 능력은 부모를 그대로 닮습니다.

엄마가 은근히 요구하는 ””느낀점””은 명백한 경험의 산물입니다. 아이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책을 읽고 먼저 감동하는 것입니다. 그 감동하는 것을 보고, 아이에게 그 감정이 이러이러한 감정이라고 읽어주셔야 합니다.

“와~ 엄마가 좀 흥분했어”
“왜?”
“내가 만약 저 상황이었다면 엄마는 저렇게 하지 못했을 것 같아.”
“나도…”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그런데 못할 것도 없지. 아마 우리 태민이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글쎄… 그럴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래, 태민이는 아직 저런 상황이 실감이 안 나는가 보네.”
“…”

물론 이렇게 대화를 한다고 해서 아이가 독서록을 바로 잘 쓰는 건 아닙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독서록을 제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읽는 것입니다.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아이는 “흥분했다” “나는 저렇게 할 수 없었을 것 같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등과 같은 표현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충분히 거쳐야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요컨데, 아이에게 어떻게 쓰게 할까를 고민하지 마시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책을 읽고 감동을 느끼고, 또 스스로의 감정이 어떠한가를 알 수 있게 할까를 고민하셔야 합니다.

이런 것이 이루어지면 쓰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이가 잘 하고 있는 만큼, 조급해하지 마시고, 아이와 책을 읽고 대화하는 시간을 더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절대로 느낌을 강요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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