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목숨 걸고 일한다
원 제 : ORE GA TSUKURU!
지은이 : 오카노 마사유키
출판사 : 세종서적 (초판 출간일 2003.11)
최근에 《2막》,《연금술사》를 읽고나서, 내용은 좋은데 좀 덜 와닿는다는 말을 했습니다. 2막이 아닌 바로 지금 이순간 ‘1막’을 보다 충실히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내일’을 얘기하기보다는 ‘오늘’을 부지런하게 사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집어든 책이 바로 《목숨 걸고 일한다》- 죽여주는 제목이지 않습니까!
- 도쿄(東京) 스미다(墨田)구 히가시무카이시마(東向島)에는 한 달에 몇 차례씩 긴 행렬이 선다.
금형공장인 오카노(岡野)공업에 견학 온 학생들이다. 오카노는 직원 6명의 영세기업이지만 금형과 프레스를 합친 독자적인 기술로 평가받는 회사다. 최근에는 직경 200마이크로미터(0.2㎜)의 이른바 아프지 않은 주사기 바늘을 개발했다. 연간 매출액은 7억엔(약 77억원).
오카노 마사유키 사장은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한다”고 말했다. 세계 금형시장은 연간 5조엔(약 55조원) 규모다. 이중 일본이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오카노는 작지만 일본 제조업을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2003.12.11 경향신문)
저자 오카노 마사유키는 일본에서 꽤 유명한가 봅니다. 직원 6명(오카노씨 포함)이 연 매출 7억엔(책에서는 6억엔) 올리고 있습니다. 그것도 구닥다리 막일로 치부해오던 금형과 프레스 일로 말입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
좀 그럴듯한 말로 표현하자면 ‘장인 정신’과 ‘차별화’ 덕분입니다.
학교라고는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않은 저자가 아버지로부터 동네 공업사 사장 자리를 빼앗아(?)
그러나 이 책은 이런 고급스런(^^) 언어로 포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차별화라는 말은 책 속에서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쉬워서 깔보는 일과 어려워서 아무나 못하는 일만 한다’ 또는 ‘싸구려 일도 남과 다르게 하면 고급 노동이 된다’는 말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그만의 ‘차별화’ 전략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책 제목만 언뜻 봐서는 무작정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는 식의 얘기가 나올 것 같지만, 실상 저자 오카노는 ‘변화의 달인’입니다.
- 크건 작건 간에 이런 창조적인 작업을 방해하고, 변화를 막는 것 가운데 가장 무서운 적이 바로 좋았던 과거에 대한 집착이다. 과거의 성공에 집착하면 시야가 좁아진다. 좋았던 과거의 기준을 도덕이나 윤리, 혹은 지켜야 할 규칙으로 포장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과거를 먹고 사는 늙은이가 아니라 미래를 꿈꾸며 사는 젊은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나는 피땀 흘려 얻어낸 노하우를 아낌없이 팔아버린대. 왜냐하면 그런 노하우에 집착하지 않고 싶어서이다. 그랬다간 시야가 좁아지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p.146~147)
그가 말하는 ‘열심히’의 뜻은 이렇습니다.
“성실한 사람들은 대개 그저 자기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사고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열심히 한다는 것은 자기 일에 가치를 더하는 것이다.”(p.136)
또 책 제목만 봐서는 밤새도록 열심히 일만 한다는 내용이 나올 것 같은데, 역시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해서 충분히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p.162)
그렇다면 어째서 ‘목숨 걸고 일한다’인가?
목숨은 건다는 것은 무작정 ‘많이’ 일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속된 말로 ‘징~허게’ 일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직원들은 5시까지 일한다고 해도, 여전히 그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일을 하는, 남들이 보기에는 ‘일 중독자’입니다.)
이 책은 모두 1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제목을 오카노의 ‘어록’이라 칭하고 있습니다.
오카노 어록 중 중요한 18개의 어록을 모아 사례로 구성하고 있는 셈입니다.
18개의 어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어록 01 로테크 없는 하이테크는 사상누각이다
어록 02 거듭되는 실패가 남다른 사람을 키워낸다
어록 03 일 잘하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부자다
어록 04 ‘묻지 마 모범생’이 되지 마라
어록 05 세상 전부가 학교, 어디를 가든 배워라
어록 06 5년 후에 먹을 것은 오늘부터 마련하라
어록 07 ‘변화’도 미리 연습해두면 두렵지 않다
어록 08 ‘쉬워서 깔보는 일’과 ‘어려워서 아무나 못하는 일’만 한다
어록 09 세상을 1센티미터만 넓게 보는 연습을 하라
어록 10 진짜 경영자는 국가나 은행에 투정부리지 않는다
어록 11 성공하고 싶다면 ‘끝장을 보는 사람’이 돼라
어록 12 진짜 장사꾼은 돈이 아니라 사람을 남긴다
어록 13 버는 만큼 나눠야 더 많이 벌 수 있다
어록 14 같은 일은 절대로 3년 이상 하지 않는다
어록 15 매상장부 속에는 세상의 비밀이 숨어있다
어록 16 공룡은 쓰러져도 개미는 쓰러지지 않는다
어록 17 성공하더라도 초심을 잊지 마라
어록 18 팔리는 싸구려보다 대접받는 최고가 돼라
어록이라는 말이 귀에 거슬리나요?
聖人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뛰어난 모범을 보인 사람을 일컫습니다.
오카노 마사유키, 그는 비록 聖人은 아니더라도 成人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를 닮고 싶다면 그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그의 ‘어록’에는 경제/경영 전공자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전문용어는 단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참 쉽습니다.
《총각네 야채 가게》(☞리뷰 참조)를 읽었을 때와 좀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