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기억력을 키우다

최근 들어 두뇌 과학 관련 서적의 리뷰가 잦아졌습니다.
책읽기가 단순히 개인적인 호기심 차원일 때도 있겠지만 업무상 필요에 의한 경우도 많은데, 두뇌 과학 서적은 두 가지 경우 모두를 충족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업무에 필요해서 읽었지만 읽다보니 참 흥미롭고 관심이 가는 주제였습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이번에도 이케가야유우지가 쓴 책입니다. 이미 이 자리를 빌어 두 번이나 소개한 적이 있어, 너무 한 사람의 지식에 편향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두뇌 과학 관련 책을 고르기 위해 인터넷 서점에서 관련 검색어로 검색하여 여러 권을 주문했는데, 나중에 받고 보니 이케가야유우지의 책이 세 권이나 되었습니다.


제   목 : 뇌 기억력을 키우다
지은이 : 이케가야 유우지
출판사 : 지상사 (초판 출간일 2003.9)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의 상당 부분은 이미 《뇌 학습혁명》과 《해마》에서 다루었던 내용입니다. 《뇌 학습혁명》이 학생들을 위한 효과적인 학습 방법에 초점을 두었고, 《해마》는 기억의 제조 공장이라 일컬어지는 해마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면, 이 책은 그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뇌 학습혁명》 리뷰 바로가기 / 《해마》 리뷰 바로가기

제1장 뇌과학으로 본 기억에서는 오랜동안 택시 운전을 한 택시 기사 뇌의 특정 부분이 더 발달되어 있다는 사례를 통해 ‘뇌를 사용하면 할수록 신경세포가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신경세포가 늘어나는 부위가 바로 ‘해마’입니다. 이 곳을 제외하면 뇌의 신경세포는 증식하지 않고 오히려 1초에 하나씩 죽어간다는 것입니다. 이 외에도 쥐를 이용한 수중미로시험(水中迷路試驗)을 통해서 훈련을 통해 쥐의 기억력이 향상된 사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이 쇠퇴되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통해 기억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는 장입니다.

제2장 기억의 사령탑 ‘해마’에서는 기억을 제조하고 요리하는 ‘해마’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외부의 정보는 측두엽에서 들어와 ‘인지’되고, 이 정보가 다시 해마로 들어가 여라 가지 형태로 처리되거나 통합 소거된 후에 다시 측두엽으로 돌아갑니다. 이렇듯 ‘기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해마라는 것과 그러한 기억의 종류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분류한 기억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이러한 기억의 분류법은 미국의 심리학자 스콰이어가 제창하여 현재는 스콰이어 기억분류라 불립니다.)

  1. 단기기억
    30초에서 수분 이내에 사라져 버리는 기억. 7개 정도만 기억할 수 있다. 암산은 단기기억의 전형.

  2. 장기기억
    • 일화기억 : 개인의 추억. 자신의 경험과 함께 떠오르는 ‘현재기억’의 전형적인 예.
    • 의미기억 : 지식. 추상적인 기억. 워싱턴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이다는 식으로 자신의 경험과 관련이 없는 ‘잠재기억’의 일종. 의미기억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대부분 어떤 ‘계기’가 필요하다. 최초에는 어떠한 상황에 기초하여 뇌에 저장되지만 나중에는 그러한 상황이 사라져 버리고 지식만 남아 의미기억이 된다. 어디서 본 적이 있는 듯한 사람을 만났을 때, 어디서 본 적이 있다는 것은 의미기억이다. 그러나 그 때의 상황이 떠올라 그 사람을 바로 기억해낼 수 있다면 이는 일화기억이 된 경우다. 일화기억과 의미기억은 경험과 시간에 따라 서로 바뀔 수 있다. 시험 도중 답이 생각나지 않는 것은 그 기억이 이미 의미기억이 되었기 때문이다.
    • 절차기억 : 몸으로 기억하는 일의 순서(How to)
    • 프라이밍기억 : 주입된 지혜. 책을 읽을 때 반복되는 단어를 보면 그 단어의 몇글자만 보고 그 단어를 이해하는 경우에 해당됨. 뽀빠이와 시금치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중간에 시금취라고 씌여있더라도 무의식중에 시금치라고 읽고 지나치는 경우에 해당됨. 이는 자신이 직접 읽고 의식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 먼저 문장을 인식해버린 경우에 해당됨.

단기기억과 일화기억은 각 개인의 의식 영역에 기억되는 ‘현재기억’이므로 의식적으로 생각해낼 수 있다. 그러나 의미기억과 절차기억, 프라이밍기억은 자시의 의지와 상관이 없는 ‘잠재기억’이다.

캐나다의 심리학자 탤빙은 다음과 같은 ‘기억의 계층 시스템’을 그렸습니다.
아래로 갈수록 원시적인, 즉 생명을 유지하는 데 보다 중요한 기억이며 위로 갈수록 복잡하 내용을 가진 기억입니다.
어렸을 때의 일을 기억 못하는 유아 건망증은 일화 기억이 늦게 발달하기 때문이며, 실제로 10세 정도까지는 의미기억이 발달하고 그 이후에는 일화기억이 우세해진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나이가 들어 건망증이 생기면 상위계층의 기억부터 소실된다고 합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처음 어떤 장소에 갔을 때 해마에서 θ파가 나옵니다. 반대로 싫증이 나거나 산만한 경우에는 θ파가 전혀 나오지 않습니다. 따라서 어떤 것을 기억하려면 흥미를 갖고 θ파를 발생시켜 해마가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제3장 뇌와 컴퓨터 어느 쪽이 우수할까에서는 ‘시냅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시냅스는 신경세포와 신경세포가 촘촘하게 이어져있는 신경회로에서 각 신경세포 간의 연결부위를 말합니다. 그러나 이 연결부위는 바로 맞닿아있는 것이 아니라 신경세포 사이에는 빈 공간이 있습니다. 이 간극을 시냅스 간극이라고 하며, 신경회로의 전기신호가 이 간극에서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화학신호로 바뀌었다가 다시 신경세포로 전해지면서 전기신호로 바뀌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장에서는 신경전달물질과 전기신호-화학신호-전기신호로 바뀌는 과정에서 ‘수용체’의 역할과 중요성 등을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신경전달물질, 수용체, 활동전위, 나트륨채널,축색,수상돌기 등 전문용어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제4장 ‘가소성’ – 뇌가 기억할 수 있는 이유에서는 뇌가 기억하는 원리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기억은 신경회로와 관련이 있으며 이 신경회로는 서로 다른 정보를 중복하여 저장하고 있는데, 이는 한정된 신경세포로 최대의 기억을 하기 위한 이치이며, 이로 인해 기억의 애매함이 생긴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기억의 애매함으로 인해 인간은 단순한 ‘기억’ 뿐만 아니라 ‘연상’ 또는 ‘창조’라는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즉 기억의 ‘애매함(fuzzy)’으로 인해 인간은 고도의 사고와 창조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그렇지만 제5장 뇌의 메모리 소자 ‘LPT’, 제6장 과학적으로 기억력을 단련시키자, 제7장 기억력을 강화시키는 마법의 약, 제8장 뇌 과학의 미래에서는 일전에 소개드린 《뇌 학습혁명》의 내용과 매우 많이 중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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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자세하게 리뷰할 수도 있으나 출근을 앞두고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할 수 없어 이쯤해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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