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상담 게시판
[초2] 숙제 했다고 거짓말 하는 아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이에 맘을 이해하는게 정말 힘든가 봅니다..아직도 엄마가 윽박지르는 엄마라는 상황을 아이는 계속 계속 그렇게 느끼나 봅니다..
싫다고만 하던 아이...점점 자기 생각을 표출 하기 시작 했지만..그방법이 옳지 못해 고민 많은데..인제..머리가 커져가니 엄마 몰래..머리 쓰는게 보이고..이거 어찌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산너머 산..이라는 생각에..어제 하루는 정말 힘이 다 빠지더라고요...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참으면서 살았는데..울 아이가 변하지 않는것같은 모습에..힘이 빠지고..눈물도 나더랍니다.
이러면 안되는데..그죠? 조금만 더 힘내면 되겠죠?
요며칠 거짓말을 하는것 같아 맘이 많이 속상합니다.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속아 넘어가 주면 이거 계속 거짓말을 하겠구나 싶어서 꼭 짚어 혼을 내 줍니다. 하지만.계속 되는 거짓말에..게다가 엄마가 보고 있다는 두려움과 공포심도 있는것 같아..또 이것도 아닌것 같아 문의 드립니다.
일단..방학 끝날 즈음..친구집에서 자고 놀다 왔습니다. 아이짐에 왠 쪼그만 장난감이 있더라고요..그래서 이상해서 이거 뭐니? 그랬더니 친구집에서 놀다가 그냥 딸려 온것 같다고 하더라고요..딱 보아하니 욕심이 나서 훔쳐온것 같았습니다. 아!! 순간 뒤통수가 아파오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막 오고갈 찰나에..이넘이 내일 친구 에게 가져다 주겠다고 하는데 이건 아니겠다 싶어서 솔직히 말하라고 이거뭐냐고 왜 가지고 왔냐고 솔직히 말하면 용서 하겠다고 했습니다..이녀석 끝까지 아니라고 우기더라고요 급기야 안되겠다고 하면서 그친구집에 물건 돌려주러 다시 가자고 했더니 그떄서야 잘못했다고 하면서 욕심나서 그랬다고 합니다. 허거덩!! 전..적어도 공부는 못해도 남의 물건에 손대는 아이로 가르치진 않았는데...그래서 너무 속상한 맘을 그래도 한켠에 접어 두고 그래 솔직히 얘기 했으니까 그래 꼬옥 안아주면서 다시는 이런짓 하지 말라고 하고 거짓말도 하지 말라고 솔직히 얘기 해줬으니까...다행이다고 하고 넘어 갔습니다.
2~3일 지나서 독서록을 써야만 하는 날짜에 힘들다고 못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담날 꼭 하자 우리 꼭 할수 있지 ?하면서 약속 하고 담날..학교에서 돌아올 시간이 되서 제가 전화를 했습니다. 직장맘이라...지금 뭐하야고 하니까 티비 본다고 하길래 엄마랑 약속한거 잊었냐고 하니까...자긴 기억이 안난다고 시치미를 뚝 뗴더군요..엄마의 직감상..아는데 혼날까봐모르는척 하는 게 눈에 딱 보였습니다. 우연히 외근 나가는 길이라 집으로 당장 달려가 버렸죠...독서록은 안써도 되는데 엄마한테와의 약속을 모른다면서 거짓말했다고 그게 나쁜거라고 한번만 더 그런짓하면 아주 혼날줄 알라고 따끔하게 혼을 낸후...
어제 였습니다..어제 또 머 하다가 방학숙제 다했니? 하니까 다했다고 아주 껄끄럼없이..전 진짜 속았습니다. 정말 다했어? 하는데 목소리가 바뀌면서..잘 몰라...이러는 겁니다. 황당해서..이건 아니다 싶어서 아주 또 호되게 혼냈습니다.
계속 되는 거짓말에..이젠 제 방법이 틀렸다고 생각 됩니다.
오늘은 전화를 또 하니까 아이가 겁에 질렸는지..엄마 어디야? 회사서 나왔어? 집에와? 이러는겁니다...그냥..학교 방과후 수업 잘하고 영어 학원 갔는지 궁금해서 했을 뿐인데...아...아이가 거짓말을 하고..또 제눈치를 사정없이 봐버린다는걸 느꼈을때..이제까지 내가 뭘했나 싶고...다 물거품이 되는것 같아 너무 속상합니다.
게다가 자꾸 더 자신감이 없어지는것 같아서 더 속상해요.저도 모르게 아이를 의심에 눈초리로 보게되고..그러면 그럴수록 더하다는걸 알게 되면서..그냥 아이가 웅 다했어 했을 떄 그말을 그냥 순수히 믿어주면 되는데 저도 모르게 다시 되짚어 물어보는것도..잘못인것 같은데..그렇지 않으면 계속 거짓말을 할것 같아서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가 그러더군요.. 공부잘하는 아이로 키우기 보다..행복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고...저도 정말 그러고 싶은데..그게 잘 안되네요..
거짓말하면서 엄마눈만 봐도 애가 겁먹는것 같고...솔직한것이 맘편한것이라는것을 가르쳐야 하는데..
참 많이 힘드시죠? 난 결코 이렇게 가르친 적이 없는데, 아이는 자꾸 부모의 기대에서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일전에 상담 때 말씀 드린 것처럼, 현재 아이의 행동은 하루 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닙니다.
엄마를 보면 항상 주눅이 들고, 엄마가 무서워서 공부하는 아이였죠. 그러던 아이가 엄마의 노력으로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하고는 있지만, 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고, 화를 참지 못하는 등 여전히 자신을 제대로 표현할 줄 몰랐습니다. 벌써 2학년인데도 아직 혼자 있는 걸 무서워하고 불안해 하죠. 친구들과 있을 때 맘처럼 되지 않으면 분을 삭히지 못하고 표출하는 등, 여전히 엄마 눈에는 불안정한 모습이 너무 많습니다. 게다가 이젠 거짓말까지 밥 먹듯 하니...
이러한 행동을 하나 하나 보면 어느 것 하나 용납하기 힘든 행동처럼 보이지만, 함께 보면, 무언가 공통점이 보입니다. 우리 아이는 여전히 자신을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자신의 행동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를 상상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순간적으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아주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구요.
2학년인데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 하는 것, 매우 정상입니다. 그런 아이들 참 많습니다.
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것, 화를 참지 못하는 것, 모두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씀 드린 적이 있습니다. 감정을 제대로 읽어주고, 아이의 표현을 도와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것 역시 아직은 큰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화가 나시죠. 최소한 거짓말이나 도둑질만큼은 하지 않았으면 했는데, 그렇게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아이의 행동에 자괴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2학년입니다. 초등 저학년 때 거짓말을 하거나 일시적으로 훔치는 행위는 거의 모든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특히 거짓말은 유아기부터 사춘기까지 모든 부모의 고민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죠.
유아기 때는 현실과 상상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합니다. "하늘을 날 수 있다." "어제 별나라에 가봤다" 등. 가끔은 밥을 먹지 않고도 밥 먹었다고 시치미를 떼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른을 일부러 속이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인지 능력이 발달됨에 따라 있지도 않은 현실을 불쑥 말하게 되는 현상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거짓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하기 싫은 일이나 미루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것을 다 했냐고 물어보면 자기도 모르게 스스로 환상을 만들어 "응, 다했어!"라고, 아주 능청스럽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그 상황을 피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딥니다. 양심의 문제나 도덕성의 문제까지 지나치게 확대 해석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직 저학년 아이들은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나면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지에 대한 생각이 희박합니다. 그냥 현재의 심리 상태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일 뿐입니다.
부모에게 혼이 나고 창피를 당하면서 서서히 거짓말의 결과가 어떠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조금씩 자신의 욕망을 조절하는 법을 터득해 가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하루하루 성숙해가는 겁니다.
아이의 버릇을 완전히 고쳐놓겠다고 아이를 잡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거짓말을 하는 아이는 나쁜 아이라는 식으로 몰아가지도 마시기 바랍니다. 나쁜 아이라는 인식은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미묘한 차이가 있지만, 거짓말을 하는 행위는 남을 속이는 행위이므로 나쁜 행위라는 뜻이 전달되도록 지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숙제를 정말 하기 싫었나 보구나. 그래서 거짓말도 하고. 그런데 이렇게 거짓말을 하면 엄마는 마음이 많이 아프다. 지금과 같은 거짓말을 자주 하면 엄마는 네 말을 점점 믿지 못하게 돼. 양치기 소년처럼 말이다."
아무리 속이 타더라도 이렇게 말하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탐문하듯이, 추궁하듯이, 취조하듯이 끝까지 알아내려 하지 마시고, 이렇게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이 상황을 모면하고 싶어하는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엄마의 이야기를 화내지 않고 말씀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는 별 생각 없이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합니다. 아까 말했듯이 그냥 이 상황을 모면하고 싶어서. 그런데 엄마가 취조하듯이 정말이냐고 따지듯 들어가면, 아이의 행동은 혼란이 생기고,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게 됩니다.
내가 이런 아이로 키우지 않았는데... 지금까지 내가 도대체 뭘 한 것인지...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가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런 감정들.... 너무 확대 해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아이를 키우면, 매 시기마다 부모가 예상치 못한 문제에 빠져들게 되는데, 그때마다 자책하다보면, 아이와 함께 엄마도 불행해집니다.
거짓말이 발각되면,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되,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 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여러 경우에, 수 차례 반복되면서 아이는 그런 행동이 올바르지 않다는 것을 배워가는 것입니다.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가정에서 겪는 과정입니다.
— 손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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