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2] 공부 못해도 천하태평인 아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7,9세 남자형제를 둔 맘입니다.
제가 책은 많이 읽었지만 직접 가서
강의 듣긴 아마도 처음인듯 싶습니다..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온날은 아이들에게
화냈던 제 모습이 너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을 짜서 흔히 엄마들이 하는 학교갔다와서
휴식시간도 없이 학원갔다가 오면 보통 5시나 7시가 됩니다
그럼 숙제하고 식사하고 샤워하면 어느덧 취침시간이 됩니다
매일 반복되는 빡빡한 일정에 엄마인 저도 데리고 다니는것도 넘 힘들고,
계속 이런식으로 해야되나 아님 과감히 떨쳐내야하나 갈등이 됩니다.
또 저희 첫째아이경우는 미술에 남다른 소질이 있어서 일주일에
미슬수업을 3번하다보니 다른아이들보다 더 바쁜건 어쩔수 없더라구요…
첫째아이는 시험을 못봐와도 너무 천하태평이어서 제가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엄마 다음엔 잘 볼께요.. 말로만 엄마 이제부터 문제집좀
풀어야겠어요..항상 이런식이고 같이 문제집을 풀면 2장정도만 해도
힘들어서 못하겠다하고 합니다.게다가 요즘들어서 엄마한테 명령조로 얘기하고
말버릇도 굉장히 안좋아졌는데 이 시기에 버릇없는 아이를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선생님의 명쾌한 해결책이 궁금합니다…
지인의 소개로 부모2.0을 알게되고 선생님의 강의 까지 듣게 됐습니다.
늦게 알았지만 지금부터라도 부모2.0을 통해 차츰 배우면서 좀 더
현명하고 지혜로운 엄마로 다시 시작하고 싶습니다…
선생님 그날 3시간동안 강의 해주신거에 보답은 아이 잘키우는걸로
보답한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해피하게 키우겠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또 만나뵙길 희망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제가 명쾌하게 답변을 드리기는 힘들 것 같네요^^ 왜냐하면 선택은 어차피 어머니께서 하셔야 하니까요. 저는 그저 몇 마디 조언을 드릴 뿐, 결국 선택은 어머니께서 하셔야 하는데, 그게 그리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이와 같이 학원 순례를 하느라 진이 빠진다면, 안 하면 됩니다. 그런데 계속 하는 이유는 그렇게라도 해야 남들만큼 공부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겠죠. 이 쳇바퀴를 벗어나려 마음을 먹었다면, 정말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대신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한 다음, 과감하게 버려야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길게 보고 차근차근 엄마와 함께 해나가면 됩니다.

만약 선택을 하셨다면, 이제부터는 엄마가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아이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행복한 마음으로 지도를 하면 됩니다. 그런데 제가 이렇게 말씀 드려도 대부분의 어머니들이 선택을 잘 하지 않습니다. 지금의 행동을 그대로 다 유지하면서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생각을 찾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없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이것 뿐입니다.

미술에 소질이 있어 미술수업을 하다보니 그만큼 학교 공부할 시간 부족한 건 당연합니다. 그것이 ‘선택’인 겁니다. 하나를 선택했으면 그 선택으로 인한 나머지 하나는 감수를 해야 합니다. 공부도 잘하게 하고 싶다면 미술만큼이나 공부가 재미있음을 느끼게 해줘야 하는데, 그건 마음처럼 쉽지 않습니다. 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그 시간을 즐기고, 제가 강연회 때 말씀 드린 것처럼, 책 읽어주기, 구-주-어-식, 예복습을 꾸준히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아이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읽어주며 화내지 않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러니 쉽지 않죠. 미술은 아이가 좋아해서 다니는데, 공부는 아이가 좋아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시험을 못 봤는데 아무렇지도 않다면, 그건 이 아이에게 시험에 대한 욕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좋게 말하면 그만큼 낙천적이라는 것인데, 그건 매우 좋은 것입니다. 최소한 공부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테니 말입니다. 아이가 공부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 온 집안이 살벌합니다. 중학생이든 고등학생이든 언제든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그때부터 무섭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 없다면 어렵습니다.

공부로 인해 성취감을 경험하지 못하고, 공부로 인한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했으니 공부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건 당연합니다. 이건 제가 강연회 때 강조했었습니다. 물론 공부로 인한 성취감이 없다고 모든 아이가 공부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여기엔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 문제가 있습니다. 비록 공부가 그리 재미있지 않더라도 엄마가 옆에 있어 꾸준히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지속되면서 차차 공부의 맛을 알아가기도 하구요.

부모는 자녀와 친구이기도 하지만, 결코 친구로만 남을 수 없는 사이입니다. 부모는 말 그대로 부모입니다. 아이보다 어른이고, 수직적 관계로 말하면 높은 사람입니다. 이것을 아이가 인식을 해야 합니다. 그걸 인식하지 못하고 함부로 대든다면, 이는 ‘사회성’의 문제입니다. 사회성이 떨어지면 여러모로 생활상의 불편과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부도 공부이지만 이 문제부터 차근차근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강연회 때 말씀 드린 것처럼, 행동을 고쳐주기 전에 반드시 감정을 읽어주라고 했습니다. 아이가 엄마에게 대들 때도 역시 아이의 감정을 읽어줘야 합니다. “화가 났구나” “공부하기 싫은데 엄마가 계속 시키니까 짜증이 났구나”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리고 아이의 말을 경청하시고, 절대로 화를 내지 마시되, 이런 행동이 옳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게 전달하셔야 합니다. “그렇지만 엄마에게 이렇게 말하면 엄마 역시 기분이 매우 나빠” “엄마에게 명령하듯 얘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라구요. 화나 짜증을 내지 마시고 평온하게 말씀 하셔야 해요. 어렵겠지만요.

이렇게 해도 다시 반복되면, “엄마가 지난번에 한 말을 잊었나 보네” 먼저 이렇게 말하세요. 아이를 믿는다는 걸 먼저 알려줘야 합니다. “엄마에게 이렇게 말하면 엄마가 기분이 매우 나빠져. 엄마도 기분이 나쁘면 너에게 화를 낼지도 몰라. 조심해줬으면 좋겠어” 라구요.

그래도 반복된다면, “엄마가 이제 고민이야. 네가 엄마에게 자주 이렇게 대들듯이 말하는데, 엄마가 참기 어려울 것 같아. 그리고 다른 건 몰라도 그 행동만큼은 옳지 않은 것 같아. 너를 때려서라도 습관을 고쳐야할지 아니면 계속 말로만 이렇게 해야할지 고민이야.” 이렇게 말해보세요.

저는 결코 체벌은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이가 버릇없이 엄마에게 대드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모르기 때문일 뿐입니다. 그 표현하는 법을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감정을 충분히 읽어줄 때라야 가능합니다.

이래저래 엄마가 해야할 일이 많아지네요. 그러나 우리가 원해서 세상에 나온 아이들입니다. 행복하기 위해 태어난 아이들입니다. 아이로 인해 불행해하기보다는, 아이와 함께 인생을 배우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엄마에게는 조금 가혹할지 몰라도, ‘아이는 잘못이 없다. 오로지 부모의 잘못된 양육이 있을 뿐’, 이게 저의 지론입니다. 자녀교육은 결국 자기수양입니다. 오늘도 하루도 스스로를 수양하며 아이와 함께 행복한 경험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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