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5] 시키는 건 많은데 성적이 신통치 않아요

안녕하세요 오늘 책을 읽다가 알게 되어 가입 했습니다
저는 초 5 아들과, 초 2 딸을 둔 엄마입니다

저희 아들과 딸의 스케줄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아들 월 3시귀가, 한우리독서(1시간 반 수업), 장원한자, 영어학원(1시간 40분 수업)
화 3시 귀가, 수학과외(1시간 반 수업)
수 1시 귀가, 농구(1시간 20분 수업), 구몬수학, 영어학원(1시간 40분 수업)
목 3시 귀가, 수학과외(1시간 반 수업)
금 3시 귀가, 영어학원(1시간 40분 수업)
토 12시 반 귀가, 피아노이론(1시간 수업)

딸 월 1시 귀가, 피아노(1시간 수업), 눈높이국어,영어, 영어학원(1시간 수업)
화 ,금 1시 귀가 , 피아노, 영어학원
수 1시 귀가, 피아노, 영어학원, 구몬수학
목 1시 귀가, 점핑클레이(1시간 수업), 영어학원, 피아노
토 피아노
이상 저희 아이들의 일주일 스케줄입니다

그런에 무제는 저희 아들이 시키는 것에 비하면 학교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지요 솔직히 제가 적게 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다 나름대로 시키는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저의 변명일수도 있지만요 ㅠㅠ

아들은 어려서부터 연산을 꾸준히 해서 인지 지금 중학교 1학년 연산(구몬에서)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한자도 초 1부터 해서 마지막 단걔랍니다(제가 나름대로 뿌듯해 하는 부분이랍니다)

한우리독서를 시키는 것도 중고등학교에 가면 국어가 중요하다는데 아이가 책을 잘 안 앍어서 한달에 두권정도라도 읽게끔 합니다

영어학원도 안 보내면 안 될 것 같고 수학도 안 하면 안 됡 것 같고(초 4 겨울방학때 시작)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학습지도 안 밀리고 학교든 학원이든 숙제는 꼬박꼬박 해 갑니다

말로는 지금 성적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시험을 못 보면 속이 상합니다
아이가 공부를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위권으로 올라 갔으면 하는 맘입니다

어제도 학교에서 수학평가를 했는데(우열반 가리기) 84점을 받아서 3번째 반으로 가게 생겼습니다 5학년 초 시험은 88점으로 두번째 반이었고 중간고사는 100점이라 첫째 반이었고 기말에도 96점으로 반에서 1들이었는데 이번 1학기 총정리 시험에서 84점을 받은 것입니다

엄마는 속이 상하는데 오히려 아들이 저를 위로합니다 다음 시험에 첫째반으로 올라가명 된다면서… 약간 어이가 없었지요 정말 아이 본인은 괜찮은건지

다른 과목보다 수학을 제일 좋아하고 제일 잘 했는데 저는 조금 실망스러었거든요
그나마 잘 하는 건 수학인데 다른 과목은 그저 보통 수준이고요 ㅠㅠ

제가 너무 욕심을 부리는 건지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는 것을 방해하는 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동네 엄마들이 이렇다면 이런것 같고 저렇다면 저런 것 같고 ㅠㅠ

선생님 제가 더이상 흔들리지 않고 아이를 바르게 키울 수 있도록 조언을 해 주세요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많이 답답하시죠? 매우 근본적이고 어려운 질문을 하셨네요.
질문이 매우 광범위하여 구체적인 질문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현재와 같이 공부를 하는데 성적이 기대만큼 미치지 못해 속이 상한데, 이런 식으로 계속 해나가는 것이 옳은지 조언을 달라는 것 같은데, 맞나요?

일단 현재 질문 내용은 어머니께서 할당한 공부 스케줄이므로 아이의 공부’습관’에 대해서는 따로 말씀 드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공부 시간표는 나와 있는데 아이가 해당 과목에 대해 어느 정도의 흥미를 가지고 있고, 이러한 스케줄을 스스로 챙겨서 하는 편인지 아니면 억지로 하는 것인지 잘 드러나 있지 않네요. 질문 속에는 엄마의 기대와 실망과 불안함이 가득 녹아 있을 뿐입니다.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운을 떼냐면요, 두 아이가 공부하고 있는 방식이나 엄마의 생각이 대한민국 초등학생 가정의 전형적인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영어와 독서, 수학에 대한 아이의 흥미와 자발성에 대한 언급이 별로 없다는 것은 엄마의 교육 방식이 대개 이러하다는 것입니다. 엄마의 자녀 교육의 목표가, 자녀에게 수학에 ‘재미’를 느끼게 하거나 영어를 ‘즐기게’ 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수학과 영어를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게’하기 위해, ‘잘하게’ 하기 위한 것에 있습니다.

대개 학부모들이 이런 목표를 세우고 아이를 가르치다보니, 남들보다 빨리 진도를 나가게 되고, 공부량도 많아집니다. 이런 식의 공부는 아이의 학습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있거나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어머니께서도 언급하셨듯이 적게 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학교 성적이 좋지 않습니다. 많은 가정에서 이런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월,수,금 영어 학원에 화,목은 수학과외, 그리고 한우리독서와 장원한자, 구몬수학… 결코 적지 않은 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성적은 기대만 못합니다.

엄마의 교육 목표를 분명하게 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지금’ 우리 아이의 성적을 더 좋게 만들고 싶다면 현재의 공부에 집중하면 됩니다. 구몬수학 중학생 과정 미리 나가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어차피 다른 아이도 중학생이 되면 다 합니다. 한자를 마지막 단계까지 나가는 것도 현재의 학교 성적과는 무관합니다. 독서 지도도 당장의 성적과는 무관합니다. 영어 학원도 마찬가지구요.

무슨 말이냐면요, 지금 아이의 공부는 ‘미래’에 맞춰져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국어가 중요하니까 독서지도, 중학교 진도까지 미리 나가는 연산, 공부에 두루 도움이 되기 위한 한자와 영어 등, 나중에 공부 더 잘하기 위해 미리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인데, 정작 ‘현재’의 공부는 소홀하여 학교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겁니다. 학교 성적 제대로 나오게 하려면, 다른 공부 다 접고, 오로지 학교 진도에 맞춰 예습 복습 철저하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시간적으로도 넉넉하여 아이도 부담이 없으면서 학교 성적도 충분히 올릴 수 있습니다. 남는 시간에 심화학습을 하면, 이것이 오히려 아이의 교과 실력을 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만약에 초등학교 성적에 크게 개의치 않고 ‘미래’를 대비하려 한다고 해도 수학은 복습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선행할 생각 마시고 철저하게 복습하시고, 시간 남으면 심화 문제를 풉니다. 이게 가장 좋은 수학 공부 방법입니다. 99%의 아이에게 선행은 무의미하며, 가장 비효율적인 공부 방식입니다. 선행은 착시 현상일 뿐입니다. 먼저 가는 듯 보이지만 실은 기반이 약한 공부방법입니다. 교과 진도에 맞춰 차근차근 해나가는 아이를 나중에 이기기 힘이 듭니다. 물론 수학에 ‘흥미’나 ‘재능’이 있어 아이가 차근차근 해나가면서도 앞질러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그런 아이인지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독서를 지도하는 목적 역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중고등학교에 가면 국어가 중요하다는 말은 옳은 말이 아닙니다. 중고등학교에 가면 누가 뭐래도 영어 수학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독서는 국어라는 과목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부 실력 자체를 높이기 위한 것입니다. 생각하는 능력과 읽고 이해하는 능력 자체를 높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책을 읽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다른 사교육에 비해 독서지도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이 많지만, 자칫 공부를 위한 독서를 하게 해서는 별 효과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한 두권 읽는다고 하더라도 막상 중고등학교 들어가면 아이 스스로 책을 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한두 권 억지로 읽히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책을 좋아하도록 만드는 데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너무 길어지므로 이 정도로 마치겠습니다.

현재 아이는 학습지도 밀리지 않고 학원도 잘 다니고 숙제도 꼬박꼬박 합니다. 학습량이 부족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금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학습량이 아니라, ‘공부능력’입니다. 공부 능력은 학원 다니는 능력 또는 숙제하는 능력과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스스로 복습하면서, 아는 내용은 더욱 심화하고 모르는 내용은 다시 알아가면서, 그날 배운 것은 그날 모두 이해하고 기억하는 능력입니다. 7차 교육과정에서의 교과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배운 것을 자기것으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곧 중고등학교 공부를 대비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어머니께서 도와주셔야 합니다.

이런 공부능력이 전제된 상태에서 독서와 영어 등 기초학습을 다져나가야 합니다. 그래야 어머니께서 원하시는 학교 성적과 미래 대비가 가능합니다. 물론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습니다. 학교 공부 복습 습관, 독서를 즐겨하는 습관 등 하나같이 어렵습니다.

평가 결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그래도 다음에 잘하면 된다는 아이의 모습에 저는 큰 희망이 보입니다. 현재 엄마보다 아이의 정신 건강 상태가 훨씬 좋습니다. 엄마는 불안하지만 아이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을 해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학교가 평가를 강조하면 강조할수록 오히려 엄마는 굳건해야 합니다. 평가와 성적의 노예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평가와 성적에 무관심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을 초월할 때라야 거기서 생존할 수 있습니다.

뜬구름 같은 말처럼 들리신다면 가까운 시일에 제 강연회에 와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여의치 않다면 EBS 60분 부모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 금요스페셜 2009.06.26일자 ‘학부모교육전문가 손병목’ 편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자녀 지도의 근본 원칙에 대한 질문이라 충분한 설명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