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늘 좋은 말씀 잘 읽고 있습니다.
저희 아들은 초등 1학년이고요. 이번에 첫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어요.
1학기를 보내고 난 후 선생님 말씀으론 수업 시간에 과제를 해결할 때 다른아이들보다 뒤늦게 시작해서 늘 시간이 부족한 편이라며, 이 부분만 고치면 더 좋을 거라고 하셨어요.
집에서도 밥을 먹을 때나, 공부를 할 때나 자꾸 중간에 다른 데 관심을 가져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인데 학교에서도 그랬나 봅니다.
1학기 때 학습은요.
학교에서 독서를 강조해 독서일기 매일 쓰고, 독후활동 하고, 받아쓰기랑 경필쓰기, 학습지 등 숙제를 하는 것에 주력했고요.
입학 전에 구독신청한 종합학습지를 매일 조금씩 풀었어요.
근데 이것도 숙제가 많은 날은 못해서 밀린 상황이고요.
연산하는 걸 싫어라 해서 1학기 때 공습수학A단계를 시작했는데요. 매일 하지 못하니 아직도 2권을 다 못 마쳤어요. 이러다 1학년 끝날 때까지 A단계를 마칠 수 있을까 걱정되네요.
낮에는 학교에서 원어민영어 수업을 받은 후 태권도장에 가서 수련을 하고 오는데요. 그 이후엔 제가 귀가할 때까지 경필쓰기 숙제 하나 해 놓고는 계속 놀았어요. 틈틈히 책도 읽고요.
제가 퇴근한 후 식사를 마치고 정리하고 나면 거의 9시라 그때 숙제랑 공부를 시작하는데, 늦게 시작하다보니 안그래도 집중력이 좋지 않은 아이라 숙제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다른 공부는 못하고 자는 날이 많았어요.
제가 직장에 다니고, 5개월 된 아가 동생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해 제대로 지도를 못해서 그런 것 같아 직장을 그만 두어야 하나 고민스럽네요.
매일 조금씩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고 싶었는데, 학교 숙제를 하다 보면 제가 계획했던 학습지들은 하지 못하고, 그게 반복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공부 스트레스를 주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다른 분의 질문에 대한 답변글을 보니 방학 때는 1학기를 복습하는 것에 주력하는 게 좋다고 하셨는데, 종합학습지 방학대비용 교재는 1학기 복습 내용 조금과 2학기 선행 내용이 나오더군요.
방학 때 종합학습지랑 공습수학, 공습국어로 공부시키려고 했는데, 생각대로 실행이 잘 안 되네요.
제 생각엔 학습량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아이에겐 아닌가 봅니다.
종합학습지 구독을 중단하고 그냥 공습 위주로만 공부하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수학은 학기용 문제집을 사서 차근차근 풀고, 공습도 병행하는 게 나을까요?
아이가 학습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공부에 재미를 느끼게 할 수는 없는지…
방학과 2학기 학습은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선생님께 도움 구해 봅니다.
[답변]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 www.bumo2.com
직장맘에게 자녀교육은 가장 큰 딜레마입니다. 실제 활용 가능한 시간 자체가 얼마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둘째 아이를 낳고는 직장을 그만 두는 엄마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선택을 할 수 없는 엄마가 더 많습니다. 결국 남은 건 하나, 현재 유용 가능한 시간을 어떻게 잘 활용할까를 고민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직장맘에게 방학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의 공부습관을 잡는 데는 방학만큼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 방학을 그저 ‘쉬는’ 기간으로만 생각하면 아이의 공부습관 잡는 것은 요원합니다.
방학 때 학습량을 크게 늘리라는 뜻이 아닙니다. 방학 때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에 똑같은 양을 하더라도 학기중처럼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때의 학습량이 학기중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계획을 잘 세워야 합니다.
집중력이 다소 떨어져 하나의 일에 집중하기 힘드니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남자 아이들이 특히 더합니다. 조금 느린 것은 사실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아이가 어떤 일을 느리게 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하는 동안 쉽게 지쳐버릴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흥미를 쉽게 잃어버릴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때 엄마가 지켜보면서 아이가 조금 느리더라도, 옆에서 기다려주고 격려해주고, 일을 마쳤을 때는 칭찬해주면 참 좋은데, 현재 여건상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어떤 일을 느리게 하는 아이를, 부모가 보기에 답답하여 어서 끝내라고 재촉하면 ‘재미’가 사라집니다. 특히 공부나 어떤 과제를 할 때 재촉하는 것은 그 과제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을 갖게 하니 매우 주의하셔야 합니다. 초등학교 남자 아이의 언어 두뇌 발달은 4~5세 여자아이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시기의 산만함과 느림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 이 시기의 성향이라 생각하시고,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우리 아이보다 학습능력도 우수하고 빠르게 일처리를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절대로 비교는 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직장맘일수록 아이와의 의사소통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감정을 읽어주고, 엄마의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어야, 엄마가 없는 동안 아이가 스스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무리 그러하더라도 초등학교 1학년은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기에는 어린 시기입니다.
비록 한계가 있긴 하지만, 그러나 분명히 해야 할 것은, 다른 아이에 비해 ‘지식’의 많고 적음을 신경 쓰기 보다는, 계획한 것을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는 것을 양육의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엄마와 함께 만든 계획표를 스스로 실천하려는 아이, 실천했을 때 아낌 없이 칭찬하고 격려하는 엄마의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각 과목별 학습 능력을 높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직장맘이라면 주말만큼은 아이에게 올인해야 합니다. 아이의 말을 충분히 들어주고, 감정을 읽어주면서, 아이와 함께 주간 계획을 세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각 요일마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아이와 함께 세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이가 잘 보이는 곳에, 아주 큼지막하게 붙여놓고, 아이가 하나를 실천할 때마다 스스로 체크할 수 있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처음에는 가짓수를 조금만 하다가, 차츰 하나 둘씩 늘려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고, 그것을 기록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계획표를 아주 크게, 잘 보이도록 붙여놓으시고, 초기에는 가급적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들로 성취욕을 높여주시기 바랍니다.
공습수학 이미지계산법은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 함께 해야할 분량을 각 요일에 맞게 나눠서 계획표에 쓰고, 아이가 실천하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1학기 복습도 마찬가지입니다. 가급적 쉬운 문제집으로 고르시고,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하고, 엄마는 저녁에 틀린 문제를 중심으로 아이에게 설명해주시면 됩니다. 이때도 틀린 갯수는 신경쓰지 마시고, 아이가 무언가를 스스로 해냈다는 것을 아낌 없이 칭찬하시기 바랍니다. 틀린 문제는 ‘아, 이것이 네가 약한 문제구나’라고만 해주시기 바랍니다. 왜 틀렸냐고 묻지도 마시고, ‘아, 이 부분이 약하구나.’ 이렇게만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주시고, 문제를 살짝 변형하여 아이도 풀 수 있도록 지도하시기 바랍니다. 문제집은 10문제 중에 약 2개 정도 틀릴만한 수준의 문제집으로 복습하시기 바랍니다.
학습지가 밀리면 끊으시기 바랍니다. 누군가 세워준 계획표대로 억지로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계획을 세워, 조금씩 실천해나가는 즐거움을 느끼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1학년이라면 수학이나 국어 정도만 공부하면 되겠네요. 학기용 문제집을 사서 방학 때 복습하고, 2학기 때 수업 있는 날, 해당 진도만큼 문제를 풀 수 있도록 계획에 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공습 시리즈는 공부습관을 잡고 공부의 근본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을 보충하고 익히는 데는 별도의 문제집 또는 참고서가 꼭 필요합니다. 저학년이라면 국어와 수학 문제집을 꼭 사셔서 학기 중에 계획을 세워 공부하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태권도 도장에 다녀와서 엄마가 오기까지 누가 돌봐주는지 질문 내용에 나와있지 않습니다. 혼자 있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 시간에 엄마와 함께 계획한 과제를 할 수 있도록 누군가가 도움을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그치고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해야 할 것을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말해주기만 하면 됩니다. ‘오늘 공습수학 3페이지 풀기로 했구나’ 이런 정도의 언급만 하시면 됩니다.
주간 계획을 세우되,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그날 해야할 과제를 언제 언제 할지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것도 가르치는 것이 좋습니다. 주간계획은 과제 위주로 세우고, 일간 계획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해야할 시간을 기록하도록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주간 계획은 지나치게 세밀하게 세우면 답답해지고, 일간계획은 시간을 계획하지 않으면 실행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비록 1학년이지만, 직장맘이기 때문에 아이의 ‘주도적 공부 습관’ 형성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한 주간의 계획을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계획이 없으면, 아이는 그때그때 학습량을 부담스러워합니다. 실컷 놀 때는 모르다가, 막상 공부하려니 부담스러운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계획을 세우면서, 하루 중에 해야하는 공부가 그리 많지 않음을 아이 스스로 느끼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무언가를 스스로 해내고, 그것을 엄마로부터 인정받는 것을 매우 즐거워하는 시기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잘 이용하셔서, 적은 양부터 계획하고 실천하는 즐거움을 느끼도록 지도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