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2009년 8월호
Q : 다섯 살 아이가 있습니다. 집에서 엄마와 함께 공부하는데, 수학은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난감하네요. 집에서 유아기 때의 수학은 어떻게 지도하는 것이 좋을까요?
A : 유아기의 수학 교육은 아직 ‘수학’이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이 시기는 대개 수 개념조차 잡히지 않은 때이므로 수학 교육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대신 여러 사물을 직접 보고 만지면서 낮은 차원의 분류, 비교, 추상화 등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게 많니, 저게 많니?”라고 물으면 아이들이 직관적으로 많은 것을 가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수 개념이 형성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연산 교육도 어렵습니다. 오히려 위험합니다. 억지로 가르치다보면 기계적으로 계산을 할 수 있을지 모르나 수 개념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수학을 어려워하게 됩니다. 최대한 많이 만지고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먹는 것과 타는 것을 구분하고, 먹는 것 중에서도 씹는 것과 마시는 것을 구분하는 등의 분류 능력, 두 물체의 차이와 공통점을 가려내는 능력, 큰 것과 작은 것,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 긴 것과 짧은 것을 비교하는 능력을 직접 경험하면서 터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러면서 서서히 수 개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수 개념을 이해하는 단계도 일정한 순서가 있습니다. 서너 개의 물체 정도는 세지 않고서도 한 눈에 몇 개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는 직관적 수 세기와 집합과 부분 개념을 생활 속 다양한 물체를 통해 터득하도록 도와주세요. 수 세기도 ‘하나, 둘’하는 기수 세기와 ‘첫째, 둘째’하는 순서 수 개념을 함께 익히도록 도와주세요. 여러 사물로 충분한 수 세기 경험을 한 후에라야 수 보존 개념도 형성됩니다.
수 보존 개념이 형성되면 연산 교육이 가능합니다. 그 전까지는 철저하게 수 체험을 통해 수 개념이 완전하게 서도록 도와주셔야 합니다. 연산을 하더라도 처음에는 연필로 쓰기보다는 계란판과 바둑알로 직접 조작하면서 연산을 터득하도록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반복하여 쓰면서 계산력을 조금 더 높이려다가 오히려 수학적 흥미를 잃어버리게 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손병목 | 학부모 포털 부모2.0 대표